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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는 모르는 이과생들만의 이야기?! - "이과계 사람들"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만화 읽어주는 남자

문과는 모르는 이과생들만의 이야기?! - "이과계 사람들"

☆북극곰☆ 2011. 4. 6. 06:30



 만화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고등학교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갈리게 되는 이과와 문과. 말그대로 대학진학부터 장래에 하는 일까지 고등학교2학년때 전체적인 틀이 결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놈의 수학이 무엇인지, 그놈의 과학이 무엇인지, 버거운 이과공부에 어쩔수 없이 문과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문과는 문과의 역할이 있고 이과는 이과의 역할이 확실히 존재하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우리사회는 이과형 인간과 문과형 인간을 떠나 서로의 유기적인 관계가 혼합될때 발전적인 사회가 되는 것이겠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향을 판단하고 별자리로 성격을 판단하듯 이과와 문과중 어떤 것을 전공하였느냐에 따라서 그사람의 특징을 구분짓는 일도 주변에서 흔하게 볼수 있습니다. 이과형 인간이 진짜 존재할까요? 문과형 인간이 진짜 있을까요? 그런 물음에 재치있는 만화로 답하는 책이 있습니다. 명확하고 시원한 해답이 될수는 없을지언정 적어도 이과를 전공한 사람들에게 나름 공감을 받을수 있는 만화책, "이과계 사람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일본에서 엔지니어겸 웹툰작가로 활동하는 "요시타니"

 

"요시타니"
라는 "이과계사람들"의 작가는 이작품 이전에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으로 단행본 누계 100만부를 돌파한 만화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발매된 작품) 일본에서 시스템엔지니어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요시타니"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블로그에 만화를 직접 그려서 올리기 시작했고 (
http://dancom.jp, http://ameblo.jp/yoshitani)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책까지 출간한 어찌보면 일본의 정상적인 시스템을 밟은 만화가는 아니라고 할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출판만화시장이 건재한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웹툰(인터넷만화)가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있다면 "요시타니"처럼 개인블로그에 만화를 직접 그려서 올리는 정도의 수준이죠.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무척 익숙한 웹툰, 블로그에 올리는 만화가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어색한 형태라는 것입니다.

어찌되었든, 이렇게 만화계에 입문하게 된 "요시타니"는 자신의 일상생활속의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립니다. 웹툰에서 가장 쉽게 그릴수 있는 장르라고 할수 있죠. 그런데 이 웹툰이 단순 재미위주로 치우친것이 아니라 특정인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유명세를 얻게 된것이 바로 "요시타니""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 입니다. 성인이 되어 회사원이 된 후에도 어렸을태 탐닉했던 만화및 에니메이션, 게임등의 취미를 유지하고 있는 "오타쿠 회사원"들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이 "오타쿠"의 영역을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게 무척 잘 표현된 만화책입니다. 그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이 완결되고 나서 후속작으로 그리고 있는것이 오늘 소개하고 있는 "이과계 사람들" 입니다. 실제로 시스템엔지니어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본의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요시타니"는 이만화에서도 역시나 자신의 일화들을 약간의 허구를 담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과형인간인 자신과 친구들을 "이과계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면서 문과와는 다른 이과계 사람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이과계 사람들"이 국내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작품일까요? 명확하게 답을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50:50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과계 사람들의 특징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 만화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구분짓는 이과와 문과의 특성. 이과는 계산적이고 철저하며, 소심하고 FM이다? 문과는 융통성있고 허술하며, 대범하고 AM이다? 이과는 컴퓨터를 좋아하고 문과는 책을 좋아한다? 필자가 흔하게 듣는 이과와 문과의 차이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재미로 살펴보는 혈액형성격과 별자리성격처럼 말이죠. 그렇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저사람은 이과다. 이사람은 문과다."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100%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이과와 문과"의 성향차이입니다.

 "이과계 사람들"은 이러한 이과와 문과형 사람들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만화입니다. 그러나 "문과형 인간"에 대해서는 그다지 비중있게 다루지 않고 있으며 "요시타니" 작가 스스로가 이과출신이기 때문에 "이과형 인간"에 대해서 더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학술적인 책이나 전문서적처럼 복잡하고 머리아프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 코믹한 일상속의 에피소드로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만화책을 재미반 공감반을 느끼면서 읽을수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필자는 이과도 아니고 문과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과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주변에서 얘기하는 바람에 이과공부를 하다가 고등학교 3학년 막판에 하고싶을 일이 명확하게 결정되면서 수능을 100일 앞두고 문과로 바꾸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이과공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성향 탓에 필자는 "문과전공"이지만 "이과형 인간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이과계 사람들"은 무척 흥미로운 책이 되었습니다.




▶ 그러나 쉽사리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더 많다.

 이런 만화들의 양날의 검은 "공감대"입니다. 작가 스스로가 표현하고 있는 "이과계 사람들"의 성향이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면 만화의 인기는 당연히 하락하겠죠. 아직까지 "이과계 사람들"이 나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면서 연재를 유지할수 있는것은 다행히도 이 "공감대"가 일본독자들 사이에서는 형성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떨까요? 일단 "요시타니"의 전작품인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이과계 사람들"도 그렇지만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은 일부 만화책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오타쿠"문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이 그들의 입맛에는 달콤한 맛이 났을 테니까요. (필자도 구입해서 읽어보았음.) 이런 소수 지지자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일본현지에서의 인기에 절반도 못미치는 결과를 낳은 것이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처럼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만화책, 게임, 에니메이션"등에 관심이 없어지는 어른들이 많은 문화특징상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은 그닥 재미없는 만화일수 밖에 없죠. (애시당초 만화책을 크게 소비하지 않는 국내분위기상 이 만화자체를 접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겠지만....)

화제가 되긴 했지만 화제만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던 "나는야, 오타쿠 셀러리맨."

 이런 현상이 "이과계 사람들"에서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실제로 이과인 사람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만화속에 대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죠. 이는 "요시타니"가 이과출신 직장인이자 만화가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놓은 세계관이나 "이과와 문과의 차이"에 대한 구체적인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닌 단순하게 자신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만화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일본의 이과특성과 한국의 이과특성에서 드러나는 차이점도 만화책 자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게 하는 벽이 되고 있습니다. 필자 스스로가 문과출신이기 때문에 이 만화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에피소드를 이해할수 없고 공감하지 못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에피소드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 제목이 "이과계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만화의 제목이 "이과계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이 만화속의 에피소드들이 "이과계 사람들"의 모든것을 대변할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류의 만화에 뭔가 철저하고 디테일한 작품의 완성도 퀄리티를 따질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블로그에 올려진 웹툰이고 대단한 스토리가 있는 만화가 아닌 것이죠. 그런데도 일본내에서 잘팔리는 이유는 만화책을 소비하는데 인색하지 않은 일본인들이기 때문도 있지만 만화의 다양성 자체가 인정이 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이 "이과계 사람들"이라는 만화책은 "이과 출신 요시타니의 일기" 혹은 "나는야 이과출신 만화가 요시타니"등의 제목이 더 어울렸을 법 합니다. 실제로 대학에서 이과관련 전공을 선택했고 실제로 이과쪽에서 일을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이 만화책을 소개해 주니까 딱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습니다. 하지만 간혹 100%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게는 읽었다고 하더군요.  

▶ 혈액형과 별자리관련 책과 같은 느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요시타니"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중 대부분은 "이과계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다기 보다는 "성격 · 성향탓", "관심사탓" 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부분을 "이과계 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하는 것은 무언가 억지스러운면이 있죠. 그렇다고 이 만화책의 내용이 어처구니 없게 억지스럽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단지 "요시타니"는 자신과 자신주변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들을 "이과적 특성"과 연결시키고 싶었을 뿐입니다. 

 재미로만 따지면 이 만화속 다양한 에피소드에 "공감대"를 느끼는 사람들에겐 무척 흥미로운 책입니다. 필자도 "이과와 문과"를 떠나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읽었고 말이죠. 하지만 무언가 아쉬운점이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아직은 국내에 2권까지밖에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에 틈틈히 "요시타니"작가의 개인블로그에서 새로운 만화들을 읽어보곤 합니다. 더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더군요. 일본에서 발매된 5권까지 국내에 출간이 되면 또 다른 느낌이 들지도 모르기 때문에 아직까진 보여줄것이 많은 "이과계 사람들"이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나는 이과인데 이만화에 동의 할수 없다!" 혹은 "나는 문과인데 왜 공감되는거야!"라고 불만을 터뜨릴 만화는 아닙니다. 어차피 "이과계 사람들""요시타니"가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이과적 특징"에 맞추어 만든 짧은 단편이야기들일 뿐이니까요. 만화를 분석하거나 평론할 의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즐길마음으로 읽는다면 이과든 문과든 "이과계 사람들"을 읽는데 불편함은 없을 것입니다.


"이과"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성향, 성격, 관심사"탓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더 명확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부분들을 딴지걸고 비판할수 없는 이유는 "요시타니"작가 스스로가 이러한 일상속 에피소드들을 굉장히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이과"와 연관시킨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핵심적인 요소들만 콕콕 찝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낼줄 안다는 것이다. 


이과계 사람들 - 10점
요시타니 지음/스펙트럼북스
이과계 사람들 2 - 10점
요시타니 지음/스펙트럼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