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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트와일라잇을 꿈꾼다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 본문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그리고 있는 이종족(異種族)간의 로맨스의 매력은 실제 영화의 인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와일라잇의 인기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주로 男 보다는 女 인것 같지만)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죠. 실제로 원작의 재미와 영화의 재미또한 흠 잡을곳 없이 뛰어나기 때문에 더욱더 "트와일라잇"의 팬들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생긴 남자배우와 아름다운 여자배우때문도 있을까?)
필자는 한창 "트와일라잇" 열풍이 불어간 후에 그 열기가 약간 식었을때 "트와일라잇"이라는 소설과 영화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읽어보고 영화를 감상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 있었는데 "트와일라잇에 등장하는 뱀파이어 남자와 인간여자의 사랑이야기를 우리나라판으로 각색하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수 있을까?" 였습니다. 당시에는 막연히 생각만으로 그쳤었는데 얼마전 그 상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만화책을 발견했습니다.
신인만화가 "김명미" 작가님의 작품인데 첫작품치고는 꽤 재미가 있다는 소문을 소소하게 듣고 있었기 때문에 과감히 선택을 했습니다. 사실 순정만화를 많이 읽는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만화를 읽는 식견을 넓히기 위해서 2~3년전부터 1년에 2~3편정도의 순정만화는 필수적으로 읽어보고 있는 중이죠. 그동안 선택했던 순정만화들은 이미 재미와 감동이 검증된 작품들 위주로 감상했기 때문에 대부분 만족을 한 상태입니다.
그런 제가 주변에서 순정만화를 많이 읽는 여자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 스스로 새로운 "순정만화"를 읽어본다는 것은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르겠네요.
남자의 시각으로 순정만화를 바라보는 것은 여성독자들이 순정만화를 읽고 느끼는 감정과는 틀린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소에 주로 읽는 소년만화가 아닌 순정만화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려고 하니까 조심스러워지고 긴장되는 것은 왜일까요?
여하튼 한국판 "트와일라잇"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작가소개및 작품소개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의 작가 "김명미"님은 신인만화가 입니다. 신인만화가라는 표현이 어색할수도 있겠지만 불과 10여년전까지만해도 신인만화가라는 표현은 흔하게 쓰이고 있었습니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만화잡지의 공모전에서 수상을 해야만 될수 있었으며 그 공모전에 입상한 사람들에게만 해당 만화잡지에서 연재를 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지금이야 웹툰이 워낙에 일반화 되어있어서 이런 특별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능력있고 개성있는 만화작가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기는 했지만요.
하지만 아직도 일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만화잡지들은 공개적인 공모전을 통해서 신인만화가들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웹툰과는 달리 만화관련 전문가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만화가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검증받은 만화가들만이 입상을 하는 영광을 얻을 수가 있죠. 다소 폐쇄적인 느낌이 들수도 있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실력을 갖추고 있는 만화가들을 데뷔시킨다는 면에서 만화가 스스로에게도 당당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김명미"작가님은 이런 공모전을 통해서 당당하게 만화판에 데뷔한 케이스입니다.
★ 만화작가 김명미: 쌍둥이자리/ A형 / 상명대 출판만화과 졸업 / 2009년 서울문화사 신인만화가 대공모전 은상 수상 / 현재 순정만화잡지 "윙크"에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 연재중 ★
★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 서울문화사 / 김명미 지음 / 4,500원 / 2010년 6월 30일 초판발행 / 현재 단행본 1권까지 발행 ★
"김명미" 작가가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 단행본 1권 마지막페이지 "작가의 말" 부분에서 한 말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는 애초에 단편이었죠. 콘티 수정단계에서 단편에서 2부연작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비정기지만 연재식으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게 되었죠. 여기서의 요점은 2부연재에서 비정기연재! 그리고 얼마 후, 기자님께 정식 윙크 연재로 결정되었다는 엄청난 소식을 들었습니다. 결국 비정기 연재에서 정식연재! 그리하여 뜻밖에 첫 연재작인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 1권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규호과 지은 두사람의 러브스토리를 펼쳐나갈수 있게 돼서 정말 기뻐요."
만화가를 꿈꾸던 사람들에게 만화잡지에서의 정식연재는 말로 형용할수 없을 정도로 기쁜일일 것입니다. 그런 기회가 "김명미" 작가에게 주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사실의 반증이라고 할수 있죠. 해당 만화잡지를 만드는 기자분들에게도,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정식으로 연재가 결정된 것이라 판단합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김명미" 작가님의 첫작품인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는 한마디로 "재미있다." 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많은 기자들과 독자들이 재미를 인정했다는 점이 중요하죠. 만약 이작품이 재미가 없었다면 정식으로 연재를 할수 있는 기회따위는 주어지지 않았을 테니까요.
순정만화를 많이 읽어보지 않은 남자인 저는 어떻게 감상을 했을까요? 특별한 수식어 필요없습니다. "재미있습니다."
▶ 지은이와 규호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 구미호 이야기?
인터넷공간에 연애소설을 연재하면서 나름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지은" 의 남자친구는 외모만점, 능력만점, 매너만점, 스타일만점의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규호".
교통사고가 날뻔한 위험한 상황에서 "지은"을 구한 것은 "규호"였고 그일을 계기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 계기는 완전 극과극이었는데, 그 이유는? "규호"는 구미호였으니까 말이다.
(1) 지은의 마음: "이남자, 정말 멋있다. 한눈에 반했어. 그런데 나를 자꾸 쫓아오네? 나한테 관심있나?"
(2) 규호의 마음: "이여자, 정말 맑은 간을 가지고 있어. 진짜 맛있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인간을 먹지 않기로 맹세한 몸. 이렇게 맑고 투명한 간을 지닌 이아이를 지켜주고 싶다. 이대로 두면 주변 구미호들이 가만두지 않을테니까"
이렇게 서로 다른 상상을 하던 "지은"과 "규호"는 같이 하면 할수록 서로에게 끌리게 되었고 결국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이작품의 첫장면은 규호가 지은에게 자신이 구미호라는 것을 밝히면서 시작된다.
★ 지은에게 자신이 구미호임을 밝히는 규호. 친절하게 꼬리 아홉개를 보여주면서... ★
그러나 현실은 소설속 "트와일라잇"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은법. 인간이라고 생각할때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남자친구였지만 "규호"가 자신이 "구미호"라는 것을 밝히자 마자 "지은"은 혼란에 빠진다. 혼란스러우면서 동시에 두렵기까지 하다. 여주인공 "지은"이 비록 남자친구이긴 했지만 "구미호" 남자친구인 "규호"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은".
★ 규호가 구미호라는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은. 내 남자친구가 그동안 구미호였다니? ★
이렇듯 "트와일라잇"같은 이종족간의 로맨틱한 장면들을 기대했던 독자들의 기대감을 무참히 무시하는 이야기전개는 "오마이로맨틱구미호"의 매력이다. 앞으로 "지은"과 "규호"가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일지가 이야기의 중심이 될것 같은데 작가가 생각하고 있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 이만화의 매력덩어리 "규호"
이 만화의 여자주인공은 "지은". 남자주인공은 "규호" 이다. 하지만 만화는 "지은"이 아니라 "규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전체적인 분량에서 "지은"과 "규호"의 연기분량은 비슷하지만 1권에서는 주로 "규호"의 매력을 중심적으로 소개한다. 독자입장에서는 "구미호"라는 사실만 빼면 진짜 최고의 "남자친구"라고 생각할 법한 "규호"의 매력은 작품곳곳에서 묻어나오는데 그의 매력에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1) 귀여움?
"지은"은 그가 구미호라는 사실을 알고난후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데 "규호"는 그녀가 자신을 받아들여준 것으로 착각한다. 아주 깨방정 문자까지 보내면서 말이다. 아주 좋~~단다.
(2) 남자다움?
자신과 같은 종족이 "지은"을 해치려고 하자 화가난 "규호"는 동족친구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때려눕힌다. 마치 "트와일라잇"의 오마쥬처럼 느껴지는 이장면은 얼마나 "규호"가 "지은"을 아끼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는 같은동족친구들이라도 용서할수 없는 "규호"의 마음을 "지은"은 언제쯤 진심으로 알아줄까?
(3) 철없음?
"지은"에게 선물을 준비한 "규호". 선물은 다름아닌 "여우꼬리목도리". 그는 직접 꼬리를 자르는 아픔을 참고 깨끗하게 손빨레까지 하는 정성을 보여서 준비한 선물이지만 "지은"은 도무지 그의 그런행동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점점 공포감과 불안감만 키워주는 행동일뿐. 여자친구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식으로 "질러놓고" 보는 "규호"의 철없음도 그의 매력중 하나이다.
(4) 편안함?
무서워서 공포에 떨고 있는 "지은"을 위로해주기 위해 옆에서 밤을 꼬박 샌 "규호". 그녀옆에서 그도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는데 실수로 잠자는 도중에 "구미호"로 변신을 하고 만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놀라게 될 "지은"의 모습이 상상되는가? 누구라도 옆에 "구미호"가 잠들어 있으면 무서울 법도 하다. 침흘리는거 봐라. 아주 딱 여우다. 여우.
(5) 능력? 친절함?
"지은"은 자신의 소설을 좋아해주는 팬들과의 미팅자리에 "규호"를 초대한다. 하지만 예상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규호"는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늦은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는데... 동시통역사로서 사회의 한 일원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규호"는 남자로서의 능력또한 굉장히 뛰어난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방금전까지 "남자친구는 언제 오는것이냐?" 하면서 불만을 토로했던 팬들도 한눈에 반해버리는 모습이 보이는가?
친구들을 두고 데이트를 즐기러 나가는 "규호"와 "지은". 자리를 뜨기전에 "규호"는 그녀의 팬들에게 한마디 외치는데... "계산은 제가 하고 갈게요" 도대체 어떤 여자가 이런 남자를 좋아하지 않을수 있는가? 딱 한사람 있다. 그의 여자친구인 "지은". (너 복 터진거야 임마. 잡을수 있을때 잡으렴.) 나도 외치고 싶다. 여자친구의 친구들에게 "계산은 제가 하고 갈게요."
▶ 일상생활속에 정체를 숨긴채로 살아가는 구미호들
"트와일라잇"에서도 굉장히 많은 수의 뱀파이어가 등장한다. 그들은 실생활속 곳곳에서 마치 인간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오마이로맨틱구미호"에서도 "규호"만 "구미호"가 아니다. "구미호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구미호"들만 셀수 없을 정도. 게다가 그들은모두 사회의 중요직책에서 일을 하는 뛰어난 능력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인, 사업가, 심지어 연예인까지 말이다. 더욱이 중국과 일본에서 협회가 있다고 하니 "구미호"는 한국설화속에서만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참고로 아래그림에서 가운데 위치한 여자는 톱스타 김해수이다. 김혜수도 아니고 김해수.)
▶ 그들의 사랑스러운 러브스토리를 지켜보자
지금 이시점에서 한가지 문득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지 않나요? 현재 SBS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신민아", "이승기" 주연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가 바로 그것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읽은 시점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TV에서 방영되기 한달전쯤입니다. 게다가 이작품은 작년부터 순정만화잡지 "윙크"에서 연재를 했고요. 결국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작된 작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점상 "김명미" 작가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모티브를 따올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죠.
아직 1권까지밖에 출간되지 않았지만 이작품을 읽고 제일먼저 든 생각은 "이작품,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면 진짜 재미있겠다!" 였습니다. 실제로 현재 한국에서 "만화책"이라는 하나의 컨텐츠만으로는 인기와 수익을 동시에 얻어낼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재미있고 독특한 만화작품들이 다른 컨텐츠로 제작이 되는 수밖에 없는데 실제 만화원작으로 큰인기를 얻은 드라마인 "궁, 풀하우스, 탐나는도다"등의 뒤를 이을 차기작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를 어째? 비슷한 소재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지금 드라마로 방영이 되고 있네요?
이 만화책에서는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처럼 여자주인공이 "구미호"가 아니라 남자주인공이 "구미호"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컨셉자체는 다르다고 할수도 있지만 "구미호"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또한 두작품 모두 로맨틱코메디류의 스타일이고요. 훗날 이작품이 다른 컨텐츠로 제작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구미호관련 드라마나 영화가 나오지 않았으면~" 했던 제 기대는 한달만에 무산되고 말았네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나 봅니다.
아직 1권만 출간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이야기를 섣불리 예측할수는 없지만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독자들을 즐겁게 해줄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지은"이 "규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수 있을지, 우리 함께 기대해 보도록 하죠.
Oh, My 로맨틱 구미호 1 - 김명미 지음/서울문화사(만화) |
Oh, My 로맨틱 구미호 3 - 김명미 지음/서울문화사(만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