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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간지신들의 장난스런 지구정복기 - "무한지구정복 간지고" 본문
만화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12간지는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주 쓰이는 소재중의 하나이다. 12가지의 동물들을 의인화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기에는 이만한 소재가 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주 쓰이는 소재이기는 하지만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만화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 대표 만화잡지중의 한권인 "코믹챔프(구 소년챔프)"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는 그런 12간지를 가장 핵심적인 소재이자 캐릭터로 채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한국지면만화에서는 그 맥이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4컷만화를 통해서 말이다. 4컷만화인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이 독자들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무한지구정복 간지고". 유쾌하고 골때리는 12간지신들의 일상속으로 빠져들어 보자.
일단, 지면만화의 경우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만화소비문화상 아무리 재미가 있고 뛰어난 작품이어도 만화잡지책이나 단행본 자체를 구입해서 읽는 독자들이 웹툰을 읽는 독자들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빛을 못보고 사그라드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아무리 지면만화책에서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해도 그 인기가 대중들에게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상태이다. 웹툰에 비해서 말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신인만화가가 웹툰으로의 도전이 아닌 지면만화에서의 연재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만화가로서 정도를 걷고 싶다는 작가 스스로의 의욕때문은 아닐까 한다.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이러한 도전에 대해서 일단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은 것이 "꽤미자"라는 신인만화가이며 그의 첫작품인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도 상당히 재미있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꽤미자라는 만화가 자체가 무척 재미있는 작가임에 분명하기 때문에 그녀가 그리는 만화또한 재미있는 것은 당연지사.)
참고로 만화가 꽤미자(본명:박윤선)님은 현재 대학원에서 공부중인 학생신분이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 만화와 관련된 학과를 전공했지만 대학원은 만화와는 약간 다른 컨텐츠를 전공중이라고 한다. 그런 그녀의 만화에 대한 열정과 센스를 코믹챔프의 "대원"에서 눈여겨 보았고 삼고초려(?)끝에 잡지연재를 하게 되었다는 풍문(?)이 있다.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는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격주간 만화잡지 "코믹챔프"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이다. 잡지자체가 컬러만화책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코믹챔프안에서는 흑백으로 연재를 하고 있으며 그후에 따로 올컬러작업을 해서 "대원만화 블로그(http://blog.naver.com/daiwon_ci)"에 같은 내용의 만화를 웹툰형식으로 연재중에 있다.
"4컷만화"라는 특징상 잡지연재보다는 웹툰연재가 훨씬 많은 호응을 일으켰을지도 모를 "무한지구정복 간지고"의 가능성을 "대원"쪽에서도 가만히 두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분명 지면만화보다는 웹툰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였을때(네이버나 다음에서) 그 인기는 지금과 비교를 할수 없을만큼 크게 얻었을지도 모를 "무한지구정복간지고"에게 조금이라도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호흡할수 있는 공간자체를 "대원"쪽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식의 시도는 만화독자입장에서 무척 흥미로운 방법이다. 만화잡지연재라는 일종의 자존심이 되어버린 큰틀 자체를 지키면서 현재 한국만화계에서 뗄레야 뗄수 없게 된 플랫폼이 된 웹툰을 빌린 동시연재. 어쩌면 앞으로 한국만화계가 계속해서 시도해야 할 방법 자체를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흑백으로 연재된 작품자체를 다시한번 올컬러로 작업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일인가? 그만큼 독자들과 호흡하려고 노력하는 한국만화계의 단면을 확인하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내심 기대가 되기도 한다. 일단 만화란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지난번에 소개한 4컷만화인 "저수지의 걔들"에서도 얘기했다시피 4컷만화의 대부분은 개그만화장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직관적으로 짧은 컷안에 보여줄수 있는 요소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인데, 하지만 4컷만화라고 해서 가볍게 본다면 큰코를 다칠지도 모른다. 4컷만화이기에 그 어떤 타장르의 만화들보다도 캐릭터나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특징이 중요하며 생각보다 이런요소들을 갖추기가 힘들다.
하지만 "꽤미자"의 "무한지구정복 간지고"에서는 이런요소들을 충분히 갖춘 4컷만화로서 무척 훌륭한 케이스에 속한다고 할수 있다. 개그만화로서의 왕도를 지키면서 신세대들의 웃음포인트와 취향을 그대로 녹여낸 듯한 개그스타일. 배꼽이 빠질만큼 웃기지는 않지만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황당하고 유쾌한 장면들이 끊이지 않고 독자들의 눈속으로 스며들어오는 것은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만의 개성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수 있는 개그스타일은 24살의 젊은 여성만화가만이 할수 있는 모든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만화를 읽는 근본 취지인 "재미"와 "휴식"을 제공해주는 4컷만화로서 현재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만큼 적절한 만화도 찾기 힘들 것이다. 주일날, 쇼파위에서, 과자 까먹으며, TV켜놓고, 아무생각 없이 읽기에 딱?!
4컷만화에서 엄청나게 스케일이 큰 스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도 짧고 명료한 스토리를 채택하고 있다.
어린아이조차도 소원을 빌라고 하면 이웃집 영희가 시험을 못보도록 배가아프게 해달라며 기도하는 인간계. 옥황상제는 어린아이부터 어른할것 없이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각박해지는 인간계의 모습을 보다 못해서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회의에서 원로들에게 "누가 인간계에 가서! 인간들을 정화시키고 올것이냐!"라고 하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고... 결국에 "인간계를 정화"시킬만한 신을 찾기 위해서 채용공고까지 낸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 3D업종에 박봉이라고 아무도 옥황상제의 채용공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결국 하는수 없이 옥황상제는 지상의 12지동물+1(고양이 포함)을 하늘로 데리고 와서 그들에게 인격을 부여하여 "신"으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갓 태어난 어린아이처럼 미숙한 12간지동물+1(고양이 포함)에게 인간계를 정화시키라는 임무는 맡기기 힘들고... 결국에는 다양한 원로신들에게 "간지고등학교"를 만들어 그곳에서 12간지동물신+1(고양이포함)을 교육시키라고 명령을 내린다. 인간들의 더러운 마음을 정화시키기 위해서 선택된 우리의 12간지+1. 무사히 간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간계로 파병(?) 나갈수 있을 것인가?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스토리. 머리아프게 만화를 읽으면서 고민할 필요도 없는 스토리. 바로 4컷만화만의 특징이다. 이렇듯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는 얼렁뚱땅 만들어진 12지신+1(고양이)들이 "간지고등학교"에서 벌이는 "열혈엉뚱유쾌폭소학원물"이었던 것이다.
4컷만화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뭐니뭐니 해도 캐릭터. 즉, 만화속에서 독자들의 웃음을 유지시켜줄 개성넘치는 등장인물들의 쉴틈없는 연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개성과 특징이 명확하게 구분지어지지 않으면 4컷만화로서의 장점을 유지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일. 하지만 "무한지구정복 간지고"에서는 그런 걱정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워낙 12간지동물신들의 개성이 하나같이 모두 다르며 눈에 띄기 때문에.
※캐릭터설명은 무한지구정복간지고 1권의 첫페이지에 나와 있는 것을 그대로 옮김※
※ 취미: 약초채집
※ 허약한 저질체력의 소유자. 덕분에 각종 약물제조에 탁월하지만 효능은 보장불가
※ 취미: 땅파기(밭 갈기)
※ 불같은 성격과 비뚤어진 태도로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중. 드센 성격으로 꼬랑이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
※ 취미: 뜨개질, 십자수, 원예
※ 부끄러움이 많고 착한 성품을 지녔지만 흉악한 얼굴 때문에 종종 오해를 산다. 소심하고 온화한 성격. 여성스러운 취향의 오토맨.
※ 취미: 게임
※ 육감적인 몸매의 소유자.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피켓에 글을 써서 의사를 표현한다. 그녀가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알 수 없다.
※ 취미: 드래곤볼 모으기
※ 허리가 너무 길어 슬픈 짐승. 하지만 긴 허리가 가끔은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동그란 물건을 좋아하며 구슬에 애착을 보인다.
※ 취미: 허물보관
※ 짙은 다크서클과 창백한 피부. 시니컬하고 차가운 성격이지만 세심하게 주변을 챙기기조 함. 팔다리가 없는 것이 약간 컴플렉스인 듯.
※ 취미: 거울보기
※ 도끼병, 왕자병에 느끼함을 겸비한 나르시스트. 할리퀸 소설에 열광하며 몽상적인 성향이 강하다.
※ 취미: 쇼핑
※ 천진난만한 백치미가 일품. 악의없는 순진무구함이 도를 넘어 4차원으로 느껴짐. 야한 것을 보거나 야한 생각을 하면 털이 자라난다.
※ 취미: 거짓말하기
※ 낙천적이고 약삭빠른 성격으로 잔머리가 발달해 거짓말에 능하다. 긴 팔을 자유자재로 늘이는 재능이 있다.
※ 취미: 알품기
※ 황금알을 낳는 마이더스의 똥꼬. 3초 기억력과 개념상실 언행으로 친구들을 당황시킨다. 머리에 충격을 가하면 잠시 제정신이 돌아온다.
※ 취미: 보물찾기
※ 매사 불평불만이 많은 버럭 대마왕. 딴지걸기와 우기기로 자존심을 세우려 하지만 본능을 이기지 못한다.
※ 취미: 요리
※ 터질듯한 동그란 몸매의 소유자로 엄청난 먹성을 자랑한다. 음식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먹을 것 앞에서는 없던 능력도 생겨날 정도.
※ 취미: 무협영화 감상, 무술연마
※ 도도함과 싸가지를 겸비한 질투의 화신. 작은 가슴에 대해 엄청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12지신 +1 학생들이 인간들을 정화시키기전에 교육을 받고 있는 "간지고등학교"는 말그대로 학교인 만큼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있다. 선생님들 또한 장난꾸러기 12간지신 +1 들 버금가는 괴짜들로 똘똘 뭉쳐 있는데 선생님들이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빠져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하는지 의아할 정도이다. 때로는 12간지신 +1 학생들에게 된통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크게 속아 넘어 가기도 하지만 학생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만은 잃지 않고 있다. (응? 정말?)
그림만 보면 12간지신 +1 들을 바로 알수 있듯이 선생님들 또한 한번 보면 어떤 선생님인지 알수 있도록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다. 예를 들어 "경제학 선생님"은 "지름신 세종대왕", "변신술 선생님"은 "구미호"등등 우리 한국설화속이나 신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12간지신"들의 선생님으로 표현한것은 기발하다 못해 유쾌하고 즐겁기까지 하다. 4컷만화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간략하면서 간결하게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도 포함이 되는데 "꽤미자" 작가님의 "유쾌상쾌통쾌"한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다양한 조연캐릭터들도 이 만화의 볼거리.
어리석고 이기심만 가득한 인간들을 정화시키기 위해서 태어난 "12지간지신 +1". 그전에 인간세계에 파병(?)되기 위해서 필요한 각종 지식과 기술들을 "간지고등학교"에서 습득하고 배우려 하지만 도무지 "간지고등학교"는 "이사장"부터 시작해서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 심지어는 "12간지신 +1" 학생들 또한 제정신인 사람이 한명도 없는 듯 하다. 공부보다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12간지신 +1"학생들은 인간계에서 학교를 다니는 일반 학생들과 별반 다를바가 없어 보이는데? 얘네, 졸업이나 제대로 할수 있을지 모르겠네?
독특한 설정으로 그려진 4컷만화이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읽었던 그 어떤 4컷만화들보다 훨씬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무한지구정복 간지고"는 기발하고 유쾌한 아이디어들로 가득찬 만화책인만큼 많은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부담없는 마음으로 즐길수 있는 "무한지구정복 간지고"의 학생들이 얼마나 학교생활을 엉망진창으로 하는지 살짝 들여다 볼 준비가 되셨나요?
무한지구정복 간지고 1 - 꽤미자 글 그림/대원씨아이(만화) |
무한지구정복 간지고 2 - 꽤미자 글 그림/대원씨아이(만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