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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걸들이 펼치는 현대판 삼국지만화 - "니나 잘해"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만화 읽어주는 남자

영웅호걸들이 펼치는 현대판 삼국지만화 - "니나 잘해"

☆북극곰☆ 2010. 8. 5. 06:09
 
 이번 "만화 읽어주는 사람"에서 다룰 작품은 "니나잘해"라는 만화입니다.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10년전(고등학교 시절)에 학교 교지에 실었던 원고입니다. 당시 교지의 메인특집이 "만화"였고 그에따라 교지편집부의 부탁을 받아 "만화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때 작성했던 "니나잘해"리뷰를 이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수정할 부분들을 일부 수정하고 재탕(?)하는 범죄를 저질러 버리려고 합니다. (잘하는 짓이다... --;) 10년전에 작성된 글이기 때문에 현재시점과 일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을수도 있으니 "니나잘해"의 팬분들이 혹시 이 글을 읽어보게 된다면 이런 저를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출처: 니나잘패 팬카페 http://cafe.daum.net/nina)


▶ 2010년 현재, 니나잘해의 프로필

★ 니나잘해: 1995년 작품 /  단행본 50권으로 완결 / 격주간 만화잡지 "찬스"에 연재 / 학산문화사 / 각권 값 3000원
★ 만화가 조운학: 1953년 11월 4일생(현재 57세!!!!) / 70년 이재진 선생님의 문하로 만화계 입문 / 데뷔작품은 <초감각 전쟁> / 주요 작품은 <냉동칼>, <휘파람>, <데드라인>, <바이 더 웨이> 등 / 95년부터 소년매거진 <찬스> 창간호부터 <니나잘해!> 연재 시작 현재 <찬스>에 <니나잘해!> 연재


▶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장수 했던 만화 "니나 잘해"

 실제 조운학의 작품 "니나 잘해(이하 니잘)" 는 대부분 수명이 짧은 한국 만화계에서는 이례적인 장수 작품이었다. 1995년부터 연재를 시작해서 2005년에 완결되었으니 근 10여년을 독자들과 함께 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장르의 다른작품들에 비해서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니나 잘해"가 10년씩이나 장수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가수들은 언제부터인가 팬들이 먹여살린다는 말이 있다. 바로 대중적인 가수는 적지만 고정팬들만으로 인기를 유지하고 음반을 정기적으로 내는 가수가 많다는 뜻이다. 당연히 음반판매량은 저조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특이한 구도를 "니나잘해"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속히 말해 "니나잘해"의 팬들은 여느 가수팬들 못지 않은 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 3대 써클중의 하나인 "스콜피온"의 리더 "이후"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이인조 "강타", "진조"

 어떤 "니나잘해"의 팬들은 "니나잘해" 단행본을 두권씩 소장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다. 어떤 팬들은 "니나잘해"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자신이 직접 인형으로 만들어 들고 다닌다는 사람도 있다. 결국 "니나잘해""팬"들이 먹여 살리고 있는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정팬들만으로 "니나잘해"가 10년이나 장기연재를 할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을까? 과연 팬들만이 "니나잘해"를 좋아했을까?


"니나잘해"의 팬들이 만든 미니캐릭터와 동영상.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의 팬들은 흔하게 하는 행동이지만 만화계에서, 특히 한국만화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 전형적인 학원물인 "니나 잘해"

 1990년대 한국만화계의 전설로 꼽히는 작품은 대략 10작품정도가 있다. 그중 학원물은 박산하작가님의 "진짜사나이"와 이명진작가의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것 같은 저녁" 등이 있다. 학원물이라는 장르는 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꾸며나가는 만화를 말한다. 독자들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임재원작가님의 "짱"도 학원물에 속한다.

 만화에 대해 어느정도 안다는 사람은 1997년부터 심해진 "만화 죽이기" 운동의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시 학원폭력이라는 것이 세간의 화제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학교에서는 폭력사건이 일어났고 심할경우에 폭력으로 인해서 사망하는 학생들까지 생기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만화는 화살의 표적이 되었다. 그 시기에 인기 있었던 "짱, 진짜 사나이, 열혈강호"등을 예로 내세우며 정부에서는 만화는 "일본에서 건너온 저질문화다!" 라며 심한 제재와 탄압을 하기 시작했다. 전혀 폭력적이지 않은 작품들에게까지 "18세 미만 구독불가" 라는 딱지와 함께 만화의 일부장면들을 삭제강요하는, 만화가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범람했던 것이다.

우리가 도대체 무슨죄가 있다고!!!!!!!!! 왼쪽부터 열혈강호, 어쩐지좋은일이생길것같은저녁, 짱

 이런 일들로 인해서 한국만화계는 헤어나올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되었다.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하고 있던 한국만화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 아닐수 없었다. 실제 그 여파로 인해서 당시 살아남은 만화잡지는 단 3종류였고 동시에 만화책대여점도 걷잡을수 없이 늘어나는 악수가 겹쳐버렸다.

 다양한 만화장르중에서 유독 심한 제재를 받았던 것이 바로 학원물이다. 실제 학교생활을 중심적으로 다루는 만화인데다가 당시 인기 있었던 "짱"을 모방한 삼류작품들이 "학원물"이라는 장르를 잘못 이해하고 얼토당토 않는 "폭력물" 이라는 있어서도 안되는 장르를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만화를 창작하는 만화가 자체의 자질이 문제였다고 볼수 있고 이런 병폐는 현재도 한국만화에서 흔히 찾아볼수 있는 고질병이다. (웹툰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훨씬 나아지기는 했다.)

 그렇다면 "니나잘해"도 폭력물로 간주해야 하는것인가?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니나잘해"에서 등장하는 전투(폭력)장면은 권당 200페이지 분량에서 채 4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폭력보다는 학생들이 실제 청소년기에 겪는 "연애문제" , "친구와 친구간의 문제", "학업문제" 등이 중심을 이루고 그 주위에서 싸움이라는 조미료가 첨부되어 만화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런의미에서 "니나잘해"는 과거 청소년들에게 열화와 같은 사랑을 받았던 박산하작가님이 "진짜사나이"와는 비슷한 임재원작가님의 "짱"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학원물이다. 

▶ 주인공이 바뀐다??

 "니나잘해"를 창작한 "조운학"작가님은 현재 56세의 평범한 한국만화가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니나잘해) 보여주는 그림체와 스토리는 도무지 50대 중반의 만화가가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젊은 만화를 그리는 작가이다. 하지만 이런 그의 장점이 처음부터 존재하지는 않았다.

 처음 1권부터 10권까지의 내용을 보면 무슨 70년대 그림체에 폭력이라는 장르가 가미된 "삼류만화" 같은 느낌이 짙다. 그래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50권까지의 내용중에서 채 반도 읽지 않고 만화책을 덮어버리고 만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니나잘해""날라리쌤"이라는 스토리작가가 합류한다.

<여기서 잠깐!>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만화" "스토리 작가"가 존재한다. 예전에는 만화가 한명이 작화부터 스토리까지 모든것을 담당했지만 1990년대 중반이후, 일본의 만화시장의 그것을 본따 국내에서도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와 이야기를 상상하고 꾸며내는 "스토리 작가"로 영역을 양분하여 작업하는 케이스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만화가는 "그림"에 집중할수 있고 스토리작가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실제 국내에서 유명한 작품들 대부분이 이런식으로 "만화가""스토리작가"가 따로 존재한다. 단순한 유흥거리의 "만화책"으로만 바라본다면 이해할수 없는 모습일수도 있지만 "만화책"도 예술성을 띄고 있는 하나의 "문화 컨텐츠"로서 이해한다면 이런 역할분배는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예1) 열혈강호 (작화는 양재현, 스토리는 전극진)
예2) 아일랜드, 데자뷰, 신암행어사, 디펜스데빌 (작화는 양경일, 스토리는 윤인완)
예3) 마이러브, 까꿍 (작화는 이충호, 스토리는 엄재경)


위에서 예로든 작품들 모두 한국만화판에서 대중성, 작품성을 모두 지닌 유명한 만화들이다.    

 "날라리쌤"은 어떠면 학원물에서만큼은 최고의 스토리작가일지도 모른다. 그녀(여자다)는 과감히 단행본 기준 14권부터 주인공을 교체시켜버리고 만화 자체의 스토리와 방향을 90도를 넘어서 180도 꺾어 버린다. 그에 더해 조운학작가님 스스로 그림체에도 엄청난 변화를 주게 된다. 이런 변화는 결국 "니나잘해"에서 엄청난 강점으로 승화되었고 아마 그당시에 스토리 작가인 "날라리쌤"과 함께 과감한 결단을 시도한 "조운학"작가님이 없었다면 "니나잘해"라는 만화는 만화책대여점 구석에서 먼지만 덮고 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도무지 같은 만화가가 그린 그림이라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 여성팬들이 더 많은 매력적인 만화 "니나 잘해"

 실제로 "니나잘해"같은 학원물은 여성독자들 보다는 남성독자들이 많다. 또한 아무리 인기있고 대중적인 만화라도 한국에서는 전문 팬클럽이나 홈페이지가 생기는 일이 드물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그런일이 흔하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만큼 없어왔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두가지의 일이 조운학작가님의 "니나잘해"에서는 일어났던 현상이다. 인터넷상에 전문 홈페이지(카페의 개념이 아니다. 조운학작가님 스스로가 인정한 펜페이지)가 두곳 이상이 존재하고 카페 또한 다수 존재한다. 거기에 더해 홈페이지를 관리, 유지라는 사람들이 여성분들, 그것도 이십대 초반의 성인이라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왜 이렇게 여성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 되었던 것일까?

 "니나잘해" 에서는 타 학원물 만화에 비해서 캐릭터들이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활약하는 모습은 독자들을 울기도, 웃기도, 감동을 느끼게도 해준다.

셀수 없을 만큼 많은 캐릭터들은 "니나잘해"의 장점이다.

스토리작가가 여성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만화가 상당히 꼼꼼하게 전개된다. 만화가 꼼꼼하게 전개된다는 것은 만화의 내용이 풍부하다는 말에 속한다.

여성팬들이 이런 캐릭터들을 보고 반하지 않을수가 없다. 사진은 "스콜피온"의 리더인 "이후"

 그만큼 볼거리, 읽을거리가 많은 작품이니만큼 여성독자들에게 매력 있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여성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잘생기고 멋있는 (요새 유행하는 초콜렛복근은 기본) 남자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여성독자들이 많은 이유중의 한가지 일것이다. 말 그대로 상상속의 연인으로 삼고 싶을 만큼 만화속에 등장하는 그들은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기를 한다. 그만큼 조운학작가님의 그림체가 깔끔한 것도 남자캐릭터들이 멋있게 보이는데 한 몫을 한다.

"니나잘해"에 등장하는 최고의 짐승남인 "나영웅"

 도무지 오십대 어른신이 그린 것 같지 않은 연출들도 독자들에게 인기 있던 이유이다. 당시 십대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씨방새, 핸폰, 콩까, 따, 걍, 그뇬 등등)가 만화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한마디로 청소년들에게 딱 맞는 맞춤 만화인 샘이다.

▶ 그래도 아쉬운 작품

 이렇게 매력있고 작품성도 있는 "니나잘해"에도 몇가지의 약점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세계로 진출할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취향에 맞추어 한국인이 아니면 이해하지 못하는 재미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읽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작품이다. 그냥 단순히 폭력만이 난무하는 삼류만화였다면 상황은 달랐을지도 모른다. (외국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먹히는 내용이 폭력이다.) 너무 한국적인 분위기의 만화여서 겪는 아리러니한 고충일 것이다.

 두번째는 너무 과장된 학교생활모습이다. 어느정도 만화에 허구성은 존재해야 하지만 "니나잘해"에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등장인물들이 하는 행동은 학생신분과는 거리가 먼, 한마디로 상식밖의 행동들이다. 어쩌면 장점이라고 할수도 있는 이 단점은 "니나잘해"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감초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화가 완결될때까지 수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너희 학생맞니? 학원 3대정파중의 하나인 "스콜피온"

▶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니나 잘해"

 다른 학원물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조운학작가님의 "니나잘해". 실제 필자는 이 작품을 몇십번을 읽어 보았다. 읽어도 읽어도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수 있는 만화작품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니나잘해"는 두고두고 읽어도 항상 새로운 재미를 느낄수 있는 소장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지금은 고정팬들만이 "니나잘해"를 이끌어 나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재평가 받을수 있는 만화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 팬들이 열광했던 캐릭터들 (출처는 "니나잘해" 다음카페)

 마지막으로 "니나잘해"의 광팬들이 열광하고 사랑했던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감상하자. 또한 이미지들을 감상하면서 포스팅의 제목을 "현대판 삼국지"라고 한 이유도 알아보도록 하자.

학원무림 3대정파중의 하나인 "스콜피온"의 캡짱인 "이후"

"스콜피온"의 이짱인 강우혁(좌) 과 양준환(우)

"니나잘해"의 설정상으로만(???) 주인공인 "최충치"

"스콜피온"의 차기캡짱 후보 1번, 반토막

"스콜피온"의 차기캡짱 후보 2번, 나영웅

"스콜피온"의 차기캡짱 후보 3번, 장보고

"이후" 의 여자친구인 "백조아"

"이후"와 "백조아"

"스콜피온"의 캡짱인 "이후"를 중심으로 한 "스콜피온" 1진들

학원무림 3대정파중의 하나인 "대북파"의 리더 "권중락"

학원무림 3대정파중 하나인 "대북파"

학원무림 3대정파중 마지막인 "HOF"의 리더, "황대협"

학원무림 어느팀에도 속해 있지 않은 "사파", "솔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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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잘해 50 - 10점
조운학 지음/학산문화사(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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