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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작가의 근성과 번뜩임의 결정체 - 올라 치꼬스 본문
만화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그 어떤 예술들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만화야말로 작가들의 끝없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완전무장된, 일반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매력적인 예술매체입니다. 신문이나 잡지에 한컷의 삽화형식으로 삽입되는 카툰이든, 장대한 스케일의 스토리텔링이 존재하는 장편만화든, 4컷으로 표현하는 짧은 만화든, 가장 영화의 콘티와 가깝게 만들어지는 그래픽노블이든……. 만화가 만들어지는 구성과 형태는 다양하지만 만화안에 담겨 있는 상상력의 깊이만큼은 동일한 꼭짓점으로 모여드는 느낌입니다. 보통 일반독자들이 쉽게 접하고 있는 일본만화시장의 그것만이 만화의 모든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되려 만화가 존재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 한국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 개성만큼은 미국, 일본의 만화시장과 비교할때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절대 뒤쳐지지 않으니까요.
여기 참 독특한 만화책이 한권 있습니다. "올라 치꼬스"라는 정체불명의 제목을 달고 있는 만화책인데 이 만화를 읽다 보면 "조훈"이라는 작가가 천재는 아닐까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는 아닐까하는 의문또한 생깁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웹툰만화계에서 핵심적인 소재이자 요소로 자리잡은 "엽기+병맛+개그" 만화라 부르기에도 뭔가 허전하고, 그렇다고 딱히 스토리가 존재하는 만화도 아니며, 만화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특정한 것을 계몽시키려는 의지는 더더욱이 느껴지지 않는 "올라 치꼬스". 도대체 이 만화의 정체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아마 "조훈" 작가 스스로도 아직까지 고민하고 있을 듯 합니다. 그만큼 "올라 치꼬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니크한 책이기도 하지만 라면냄비받침으로 쓰여도 할말없는 그런 만화입니다. 독자들을 기묘한 세계속으로 초대하다가도 한순간에 옴몸의 기운을 빠지게 만들어 버리는 "올라 치꼬스". 지금 시작합니다.
▶ 올라 치꼬스 = Hola Chicos = 얘들아, 안녕!
다리가 이상하게 기다란 고양이. 자세히 보니 세마리다. 그 고양이의 주위를 멤도는 올챙이 같은 괴물체. 영등포역 뒷골목 호프집들의 간판마냥 깜박이는 듯한 "올라 치꼬스"라는 제목과 "조훈"이라는 작가이름. 믿을수 없겠지만 이 만화책의 겉표지다. 근래 읽었던 만화책중에서 가장 시크하면서도 어이없는 겉표지. 만화책의 겉표지가 해당 만화의 퀄리티를 보장할수 없다손 치고 백번 양보해보자. 그렇다면 적어도 겉표지를 통해서 이만화의 내용과 주제가 무엇인지 짐작정도는 할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의미로, 표지에 고양이가 세마리나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았을때 이 만화는 고양이만화일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만화는 고양이 만화가 아니다. 만화책 내용속에 고양이가 일부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아니다. 그럼 왜 겉표지에 고양이가 등장했을까?? 만약 누군가가 "조훈"작가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그는 대답할 것이다. "그냥".
"올라 치꼬스"라는 제목부터 이상한 이만화는 항상 이런식이다. 뜬금없고, 이야기의 앞뒤도 맞지 않으며,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이상한것은 그런 성의 없는 듯한 작가의 상상력이 밉지 않으며 오히려 책속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 "올라 치꼬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놀라운 세계
"기필코 웃기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이는 탈력속에 대충 흐르는 만화적 상상력이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재미". 만화평론가 "김낙호"씨가 "올라치꼬스"에 남긴 짧은 추천사이다. 분명, 이 만화를 읽는 독자들은 백이면 백 "김낙호"씨의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올라 치꼬스"의 작가인 "조훈"은 독자들을 억지로 웃기려고도 억지로 재미있게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성의가 없어 보이는 형태일수도 있지만 최근 웹툰쪽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말장난"개그를 "올라 치꼬스"에서는 찾아볼수 없다. 오히려 "말장난"으로 웃기기보다는 "그림장난"으로 웃긴다고나 할까. 언뜻 "말장난"으로 만화독자들을 웃기게 하는 것이 어려워 보일수도 있지만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몇배는 더 어렵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조훈"작가는 "올라 치꼬스"안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만들어 냈다. 그 어떤 독자들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말이다. 대충 훝어보는 식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돈이 아까울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쌍욕을 한바가지 할지도 모르지만 끝까지 인내하고 책을 다 읽는다면 결코 "올라 치꼬스"와 이 만화의 작가를 "무시"할수 없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마음의 소리"를 그리고 있는 "말장난"만화의 대가인 "조석"작가와 헷갈리면 안된다. "올라 치꼬스"는 "조훈"작가의 작품이다.
▶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미술작품이라 불러도 될법한 만화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올라 치꼬스"는 만화책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단행본 한권기준으로 보았을때 만화의 전체적인 양이 적은 탓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편만화나 단편만화들처럼 호흡이 긴 에피소드가 없기 때문이 더 크다. 게다가 컷이 분할되어 있는 만화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라 마치 작가가 자신의 그림과 색채실력을 뽐내는 듯한 장면들이 유난히 많다. "올라 치꼬스"를 "만화책"이라 부르기에 어색한 것은 그때문 일 것이다.
▶ 만화잡지 "팝툰"의 다크호스였던 "올라 치꼬스"
이렇듯 도무지 작가의 의도를 알수 없는 이 만화는 어느순간 하늘에서 "툭" 하고 떨어진 만화가 아니다. 놀랍게도 이미 2007년, 한 만화잡지에서 3년여동안 인기리에 연재한 작품이다. 만약 "올라 치꼬스"가 연재했던 "팝툰"이라는 만화잡지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이 만화를 누군가가 읽게 된다면 앞서 말했다시피 "라면냄비받침"으로밖에 사용할 의향이 없을지도 모른다. 개성이 넘치다 못해 너무나 실험적인 작품들을 여과없이 독자들을 위해서 공개했던 "팝툰"이라는 잡지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끝없는 상상의 고통속에서 만들어진 올라치꼬스
![]() |
올라치꼬스 - ![]() 조훈 지음/애니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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