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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작가의 근성과 번뜩임의 결정체 - 올라 치꼬스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만화 읽어주는 남자

조훈작가의 근성과 번뜩임의 결정체 - 올라 치꼬스

☆북극곰☆ 2012. 1. 20. 19:00


 
 만화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그 어떤 예술들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만화야말로 작가들의 끝없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완전무장된, 일반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매력적인 예술매체입니다. 신문이나 잡지에 한컷의 삽화형식으로 삽입되는 카툰이든, 장대한 스케일의 스토리텔링이 존재하는 장편만화든, 4컷으로 표현하는 짧은 만화든, 가장 영화의 콘티와 가깝게 만들어지는 그래픽노블이든……. 만화가 만들어지는 구성과 형태는 다양하지만 만화안에 담겨 있는 상상력의 깊이만큼은 동일한 꼭짓점으로 모여드는 느낌입니다. 보통 일반독자들이 쉽게 접하고 있는 일본만화시장의 그것만이 만화의 모든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되려 만화가 존재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 한국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 개성만큼은 미국, 일본의 만화시장과 비교할때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절대 뒤쳐지지 않으니까요. 

 여기 참 독특한 만화책이 한권 있습니다. "올라 치꼬스"라는 정체불명의 제목을 달고 있는 만화책인데 이 만화를 읽다 보면 "조훈"이라는 작가가 천재는 아닐까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는 아닐까하는 의문또한 생깁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웹툰만화계에서 핵심적인 소재이자 요소로 자리잡은 "엽기+병맛+개그" 만화라 부르기에도 뭔가 허전하고, 그렇다고 딱히 스토리가 존재하는 만화도 아니며, 만화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특정한 것을 계몽시키려는 의지는 더더욱이 느껴지지 않는 "올라 치꼬스". 도대체 이 만화의 정체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아마 "조훈" 작가 스스로도 아직까지 고민하고 있을 듯 합니다. 그만큼 "올라 치꼬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니크한 책이기도 하지만 라면냄비받침으로 쓰여도 할말없는 그런 만화입니다. 독자들을 기묘한 세계속으로 초대하다가도 한순간에 옴몸의 기운을 빠지게 만들어 버리는 "올라 치꼬스". 지금 시작합니다.

  
▶ 올라 치꼬스 = Hola Chicos = 얘들아, 안녕!
 다리가 이상하게 기다란 고양이. 자세히 보니 세마리다. 그 고양이의 주위를 멤도는 올챙이 같은 괴물체. 영등포역 뒷골목 호프집들의 간판마냥 깜박이는 듯한 "올라 치꼬스"라는 제목과 "조훈"이라는 작가이름. 믿을수 없겠지만 이 만화책의 겉표지다. 근래 읽었던 만화책중에서 가장 시크하면서도 어이없는 겉표지. 만화책의 겉표지가 해당 만화의 퀄리티를 보장할수 없다손 치고 백번 양보해보자. 그렇다면 적어도 겉표지를 통해서 이만화의 내용과 주제가 무엇인지 짐작정도는 할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의미로, 표지에 고양이가 세마리나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았을때 이 만화는 고양이만화일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만화는 고양이 만화가 아니다. 만화책 내용속에 고양이가 일부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아니다. 그럼 왜 겉표지에 고양이가 등장했을까?? 만약 누군가가 "조훈"작가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그는 대답할 것이다. "그냥".    

 겉표지에서부터 아스트랄한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는 "올라 치꼬스"는 스페인어로 "Hola Chicos"라고 발음하며 "얘들아, 안녕!" 이라는 뜻이다. 도대체 이 제목의 정체는 무엇일까? 필자가 개인적으로 판단컨데 "조훈"작가는 고등학교때 제2 외국어로 "스페인어"를 전공했으며 어느날 책상서랍에서 "스페인어" 교과서를 발견했다. 교과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아름다웠던 고등학교시절을 회상하기 시작했고, 그가 너무나도 짝사랑하던 스페인어 여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학생들에게 건네는 첫마디는 항상 "올라, 치꼬스!"였다. 결국, "조훈"작가는 사랑하던 스페인어 여선생님을 기억할겸, 만화의 제목을 "올라, 치꼬스"라고 지었다........................................는 당연히 뻥이다. 

 "올라 치꼬스"라는 제목부터 이상한 이만화는 항상 이런식이다. 뜬금없고, 이야기의 앞뒤도 맞지 않으며,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이상한것은 그런 성의 없는 듯한 작가의 상상력이 밉지 않으며 오히려 책속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올라 치꼬스"의 겉표지는 이 만화를 한마디로 정의해준다. 책의 겉표지 앞면은 다리가 기다란 고양이들이 건물들 사이사이에 서있는데 과연 이게 무언가라고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겉표지의 뒷면에서 그들의 입가에 실소를 머금게 해준다. 자세히 보면 고양이의 발바닥에 한 사람이 깔려 잔인하게 죽어있다. 고양이를 괴롭히는 인간들에 대한 잔인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일까? 그렇지 않다. 그냥 별 의미 없는 장면일 뿐이다. "올라 치꼬스"이기에 가능한.

▶ "올라 치꼬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놀라운 세계
"기필코 웃기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이는 탈력속에 대충 흐르는 만화적 상상력이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재미". 만화평론가 "김낙호"씨가 "올라치꼬스"에 남긴 짧은 추천사이다. 분명, 이 만화를 읽는 독자들은 백이면 백 "김낙호"씨의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올라 치꼬스"의 작가인 "조훈"은 독자들을 억지로 웃기려고도 억지로 재미있게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성의가 없어 보이는 형태일수도 있지만 최근 웹툰쪽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말장난"개그를 "올라 치꼬스"에서는 찾아볼수 없다. 오히려 "말장난"으로 웃기기보다는 "그림장난"으로 웃긴다고나 할까. 언뜻 "말장난"으로 만화독자들을 웃기게 하는 것이 어려워 보일수도 있지만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몇배는 더 어렵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조훈"작가는 "올라 치꼬스"안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만들어 냈다. 그 어떤 독자들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말이다. 대충 훝어보는 식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돈이 아까울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쌍욕을 한바가지 할지도 모르지만 끝까지 인내하고 책을 다 읽는다면 결코 "올라 치꼬스"와 이 만화의 작가를 "무시"할수 없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마음의 소리"를 그리고 있는 "말장난"만화의 대가인 "조석"작가와 헷갈리면 안된다. "올라 치꼬스"는 "조훈"작가의 작품이다.

 슈퍼맨의 앨블렘위에 "소"라고 적혀있다. 그 이름도 거룩한 "소맨". 그의 아버지가 투우사의 손에 명을 다하기라도 했던 것인가, 원수를 갚기 위해서 "소빔"을 발사! 그러나 눈이 옆에 달려서 "소빔"은 이상한 곳으로 발사되고 만다. 어떻게 "소"라는 동물을 등장시켜서 이런 발상을 했을까도 궁금하지만 "소빔"이 나가는 각도를 보고 독자들은 실소를 머금을수밖에 없다. 언뜻 "조훈"작가가 억지로 웃기기 위해서 이런 만화를 그렸을 것이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소맨" 에피소드는 "올라 치꼬스"에서 꽤 웃긴 장면중 하나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소"라는 동물을 소재로 얼마든지 이보다 훨씬 웃긴 만화를 그릴수도 있었겠지만 "조훈"작가는 이정도의 선에서 절제한다. 이런 절제의 웃음이 "올라 치꼬스"가 특별하게 보이게끔 하는 하나의 요소일 것이다. 

"조훈"작가의 "올라 치꼬스"에서는 유난히 무생물을 의인화하는 경우가 많다. 무생물 혹은 동물이나 곤충이 의인화될때, 실제 현실속에서 말을 하고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조연에 머무른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인간들이 그들을 괴롭히거나 파괴하는 절대적 존재로 그려진다. 야구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장비중 하나인 "야구 방망이", 축구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뛰어다니게끔 만드는 "축구공". 만약 이것들이 생각하고 말을 할줄 아는 존재라면 "조훈"작가가 표현한 만화속 장면처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걸죽한 "욕"을 내뱉으면서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식으로 무생물을 의인화시켰다고 해서 "조훈"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언가를 생각하게끔 만들려고 하는 의도는 없는 것 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냥 작가가 상상하는데로 끄적였으며 그런 "조훈"작가의 "올라 치꼬스"를 읽는 독자들은 심각하거나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이 책장을 넘기면 된다.      

▶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미술작품이라 불러도 될법한 만화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올라 치꼬스"는 만화책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단행본 한권기준으로 보았을때 만화의 전체적인 양이 적은 탓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편만화나 단편만화들처럼 호흡이 긴 에피소드가 없기 때문이 더 크다. 게다가 컷이 분할되어 있는 만화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라 마치 작가가 자신의 그림과 색채실력을 뽐내는 듯한 장면들이 유난히 많다. "올라 치꼬스"를 "만화책"이라 부르기에 어색한 것은 그때문 일 것이다.

 서울시내 혹은 교외의 우아한 미술관에서 구경할수 있는 그림들이 아니다. 이는 만화책 "올라 치꼬스"에 실려 있는 그림들중 일부이다. 애시당초 특별한 서사가 없는 "올라 치꼬스"는 짧은 만화들이 주를 이룰수 밖에 없는데 그 중간중간에 책의 한페이지 전체를 다 차지하는 이러한 그림들이 꽤 많은 양 존재한다. 예술이라는 장르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수 없는 예술가들의 독특한 세계관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기에 예술을 완벽하게 이해할수 없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올라 치꼬스"에 등장하는 이런 장면들을 "조훈"작가의 장난끼 가득한 낙서라면 낙서로서 끝낼수도 있지만 그가 상상하고 고뇌하는 다양한 창의력과 예술적 영감중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쉽게 넘어갈수 없지 않을까?      

 필자는 만화가와 화가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공통된 소양중에 하나가 바로 "그림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간단한 장면을 종이위에 그리더라도 "작가"의 상상력과 노력, 정성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훈"작가가 "올라 치꼬스"라는 만화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 고뇌를 품어왔는지 "올라 치꼬스"의 페이지를 단 한장이라도 넘긴다면 충분히 공감할수 있을 것이다. 밑그림부터 채색까지 어느것 하나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있는 "올라 치꼬스"가 웃기지 않더라도 살짝 용서 할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며 그렇다고 화가날 정도로 재미없는 것은 아니니 이게 바로 주지육림 아닌가.  

▶ 만화잡지 "팝툰"의 다크호스였던 "올라 치꼬스"
 이렇듯 도무지 작가의 의도를 알수 없는 이 만화는 어느순간 하늘에서 "툭" 하고 떨어진 만화가 아니다. 놀랍게도 이미 2007년, 한 만화잡지에서 3년여동안 인기리에 연재한 작품이다. 만약 "올라 치꼬스"가 연재했던 "팝툰"이라는 만화잡지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이 만화를 누군가가 읽게 된다면 앞서 말했다시피 "라면냄비받침"으로밖에 사용할 의향이 없을지도 모른다. 개성이 넘치다 못해 너무나 실험적인 작품들을 여과없이 독자들을 위해서 공개했던 "팝툰"이라는 잡지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팝툰은 2007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총 60호까지 출간된 신개념만화잡지였다. 이미 대한민국의 만화판 흐름이 대부분 웹툰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2007년, 국내 유명 영화잡지인 "씨네21"에서 만든 만화잡지라고 해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었다. 국내에서 출간되고 있는 만화잡지라고는 "아이큐 점프"와 "소년 챔프" 외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어찌저찌 새로운 만화잡지가 창간한다고 하더라도 첫해를 넘기지 못하고 폐간되는 열악한 한국만화시장에서 꽤나 독특한 존재였다. 일단, 씨네21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컨텐츠와 상상력, 그리고 노하우를 만화잡지와 굉장히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도록 책을 구성하였다. 다른 만화잡지에서는 볼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였으며 매니아나 오타쿠만이 즐기는 문화가 만화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한국만화잡지사에서 빼놓을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해도 빈말은 아닐 것이다. 안타깝게도 2010년 2월, 60호를 끝으로 기약없는 휴간을 하였지만 그 기반이 뿌리채 뽑혀버린 한국만화잡지시장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버틴것만해도 할만큼 하고 화려하게 퇴장했다고 평하고 싶다.  

 "올라 치꼬스"는 팝툰 17호부터 새롭게 연재한 만화였다. 팝툰에 실렸던 만화들은 긴 호흡의 장편만화들부터 4컷만화, 단편만화들까지 다양한 장르의 만화들이 실려있었는데 "올라 치꼬스"는 만화같지 않은 독특한 모양새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17호부터 팝툰이 휴간된 60호까지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장기연재했던 작품이 바로 "올라 치꼬스"다. "올라 치꼬스"라는 정체불명의 아스트랄한 만화가 어느순간 땅에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이미 과거 "팝툰"에서 연재했었던 연재분을 이제서야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했을 뿐인 것이다. (팝툰의 겉표지로 사용된 "조훈"작가의 그림들까지 단행본에 실어 준것은 얼마나 책구성에 신경을 썼는지 보여주는 반증이다.) 안그래도 장편연재만화들이 많았던 "팝툰"에서 "올라 치꼬스"는 마치 쉬어가는 페이지처럼 "팝툰"이 풍성하게끔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결국, 팝툰내에서 꽤나 인기작으로서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만화로서 팝툰의 끝을 함께 한 것이었다. 만화잡지 "팝툰"은 기존에 많은 독자들로부터 인정받은 인기만화가들 (김수박, 한혜연, 이유정, 기선, 노란구미, 윤태호, 강경옥, 김태권, 김진태, 토마, 이경석. 조경규, 이두호, 홍승우, 김혜린, 석정현, Agust25, DoG, 조남준등)의 작품들이 다수 연재된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신인만화가 발굴에도 힘썼으며 이를 통해서 "조훈"작가도 대중들에게 알려진 케이스였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 끝없는 상상의 고통속에서 만들어진 올라치꼬스

 "올라 치꼬스"의 첫페이지, 두번째 페이지, 세번째 페이지…………….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이 만화가는 천재아니면 바보, 둘중에 하나" 라고 생각할 것이라 앞에서 언급했다. 흔히들 예술가는 일반인이 지니고 있지 않은 독특한 영감과 타고난 능력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술가를 높이 평가한다. "올라 치꼬스" 또한 작가가 엄청난 예술적 감각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끔 하는 만화이다. 적어도 이 만화가 끝나기 전까지만. 만화의 마지막페이지에서 (팝툰의 휴간때문에 어쩔수 없이 끝을 맺은 것 같기는 하지만) "조훈"작가 스스로가 "올라 치꼬스"라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통, 고뇌를 겪었는지 보여준다. 그렇다. "조훈"작가는 그냥 "만화가"였을 뿐이다. 안타깝지만 유쾌한 반전이 아닐수 없다. "조훈"작가가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게끔 했으니 말이다. 뭐, 천재가 천재가 아닌것처럼 보여야 진짜 천재가 아닌가.      

 재미없다면 한없이 재미없고 재미있다면 끝없이 재미있는 만화책인 "올라 치꼬스". 작가인 "조훈"은 스스로 "올라 치꼬스"의 만화책을 찢어버리고 아무런 고민도 없이 옷을 홀딱 벗고 잠자리에 드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만화"를 비하하지만 "올라 치꼬스"는 절대 얕보고 넘어갈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넘쳐나는 만화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왜 "조훈"작가가가 잠들어 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온해 보일까? 재미없는 자신의 만화책을 찢어버려서일까? 두번다시 "올라 치꼬스"를 그리기 위해서 고민따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다음날 그는 울면서 테이프로 책을 붙이고 있을 것이다.  

올라치꼬스 - 10점
조훈 지음/애니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