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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레즈비언 커플의 아찔한 위장결혼 -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만화 읽어주는 남자

게이, 레즈비언 커플의 아찔한 위장결혼 -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북극곰☆ 2012. 2. 10. 06:30



 만화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게이, 레즈비언. 언제부터인가 일상속에서 흔하게 들을수 있는 단어가 되었는데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주변에서 게이 혹은 레즈비언을 만날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죠. 아니, 정정하자면 자신의 그런 성향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를입니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고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는 우리들이 "정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들. 영화나 뉴스, 드라마속 게이와 레즈비언에게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지만 직접 내앞에 그들이 있을때 그것이 호기심이든 측은지심이든 혐오간이든지간에 색안경을 낀채로 바라보지 않을것이라는 장담을 할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성적소수자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도 천차만별이죠. 

 우리가 모르는 역사속 까마득한 옛날에도 성적소수자들은 존재했고 전세계적으로 인종을 가리지 않고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던 시기도 있었겠지만 21세기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주변에서 게이와 레즈비언의 삶과 권리, 행복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되려 시대에 역행하는 행동일 뿐이죠. 이미 성적소수자들의 삶에 대해서 알아버렸고 그들이 얼마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나 만화, 드라마속 게이 혹은 레즈비언의 존재는 마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계몽시키려고 하는 듯 굉장히 아름답고 간절하며 애틋하게 그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BL이라 불리우는 Boys Love계열의 만화는 일단 제외) "아기와 나"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만화가인 "라가와 마리모"도 "뉴욕뉴욕"이라는 게이를 소재로 한 만화를 그려서 평단과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은적이 있죠. 국내에서는 "BL"이라 불리우는 남성과 남성의 사랑과 SEX를 다루고 있는 만화를 주로 읽는 매니아계층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게이"와 "레즈비언"을 소재이자 주제로 한 "뉴욕뉴욕"같은 만화작품을 찾아보긴 쉽지 않습니다. 여기 "호텔 아프리카"라는 작품이 대표작인 순정만화가 "박희정"작가님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출간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김조광수"감독 아래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기로 만화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결정되어 있었고 만화의 원작을 "김조광수"감독이 맡은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특이한 제목만큼이나 한국만화계에서 흔하게 찾아볼수 없는 유니크한 만화이기에 한번쯤 눈여겨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게이"와 "레즈비언"이라는 예민한 소재를 발칙한 상상력과 결합하여 독자들을 찾아온 만화책,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그들이 선택한 것은 커밍아웃이 아니라 위장결혼이었다!
게이[gay]: 남성끼리 동성연애(同性戀愛)를 하는 사람.
- 학벌이면 학벌, 직업이면 직업, 외모면 외모. 어느것 하나 남부러울 것 없는 외과의사 강민수. 백점만점의 백점 신랑감인 그가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는 딱 한가지. 바로 게이이기 때문이다. 집안의 성화에 등 떠밀려 게이라는 사실을 부모님께 숨긴채 결혼을 한다손 쳐도 자신의 정체성때문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 못할것을 알기에 그는 하루하루가 가시방석 마냥 불편하다. 그러던 와중에 같은병원 산부인과의사인 송효진과 대담하고 발칙한 일을 꾸미는데….    
레즈비언[lesbian]: 여성에게 성적인 관심과 매력을 느끼는 여성.
- 명랑쾌활하고 밝으며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변사람들까지 기분좋게 만드는 산부인과의사 송효진. 귀여운 외모와 적극적인 성격때문에 병원내에서도 인기가 제법 많은편이다. 그런 그녀에게도 남들에게 얘기하지 못하는 혼자만의 고민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여성에게 성적 매력과 사랑을 느끼는 레즈비언이라는 사실. 그녀에게는 뗄레야 뗄수 없는 사랑하는 여자친구인 "서영"이 있다. 서영과 함께 아이를 입양한후 함께 기르고 싶지만 법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입양하기란 무척 어려운일. 그러던 와중에 같은병원 외과의사인 강민수와 대담하고 발칙한 일을 꾸미는데…. 
결혼[marriage]: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다.
- 게이인 강민수와 레즈비언인 송효진이 꾸민 대담한 일은 바로 "위장결혼". 강민수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송효진은 서영과 함께 키울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서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남녀커플과 똑같이 평범하고 행복한 결혼식을 주변사람들의 축복속에서 올린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뿐. 그들은 함께 신혼여행을 떠나지도 않았고, 같은집에서 신혼생활을 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가족과 직장동료들 몰래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위장결혼을 하게된 강민수와 송효진의 앞날은?! 

결혼식이 끝난후 가족과 친구들의 배웅속에서 웨딩카를 타고 신혼여행지로 떠나는 강민수와 송효진. 얼마나 갔을까, 웨딩카를 세운후, 그들은 신혼여행지가 아닌 각자 가고 싶은 곳으로 따로따로 여행을 떠난다. 부모님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시간차를 두고 번갈아가며 전화를 하기로 약속하고 말이다. 자신이 게이이고 레즈비언이라고 주변사람들에게 커밍아웃을 하지 않고 위장결혼을 선택한 그들이 감당해야 할 거짓말과 연기가 시작된다. 어쩌면 자신들의 성정체성을 20년 넘게 숨겨왔던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겠지만 말이다.



▶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강민수
- 능력있고 잘생긴 외과의사. 게이. 송효진이라는 직장동료와 위장결혼을 했다. 성격은 소심 + 점잖음 + 심각함 = 답답한 스타일. "이석"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결혼후, 부모님이 신혼집으로 잡아준 301호에 거주. 게이바 "프렌즈"에 자주 간다.
송효진
- 항상 명랑하고 밝은 미소가 예쁜 산부인과의사. 레즈비언. 강민수라는 직장동료와 위장결혼을 했다. 성격은 쾌활 + 털털함 +  당돌함 = 적극적인 스타일. 사랑하는 애인인 "서영"과 함께 아이를 입양하고 싶어한다. 평소에는 강민수 부모님이 신혼집으로 잡아준 301호에 거주. 밤에는 사랑하는 애인인 "서영"과 함께 301호 바로 맞은편인 302호에 거주.  

이석
- 게이바 "프렌즈"에서 일하는 알바생. 게이. 우연히 결혼식장에서 강민수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강민수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지레짐작 포기.

서영
- 송효진의 애인. 레즈비언. 효진과 함께 민수가 살고있는 301호 맞은편인 302호에 거주.


▶ 그들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이다!
위기[명사]: 어떤 일이 그 진행 과정에서 급작스럽게 악화된 상황. 또는 파국을 맞을 만큼 위험한 고비
- 강민수와 송효진은 결혼식을 올린후, 신혼집이 따로 존재하지만 함께 살지는 않는다. 강민수의 부모님이 잡아준 신혼집은 301호. 강민수 혼자서 301호에 살고 있으며 송효진은 301호의 바로 맞은편인 302호에서 사랑하는 애인 "서영"과 함께 살고 있다. 결혼은 강민수와 했지만 실제 신혼생활은 "서영"과 하고 있는 셈. 강민수와 송효진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301호와 302호에서 살고 있는 이유는 혹시나 모를 긴급한 상황을 위해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날 연락도 없이 강민수의 어머니가 반찬거리를 싸들고 그들의 집에 방문한다. 강민수는 외출중이었지만 다행히 송효진은 302호에 있었다. 어머니의 전화를 받자마자 송효진은 명목상 신혼집인 301호로 후다닥 건너가고 그곳에서 어머니를 맞이한다. 며느리 연기를 시작하는 송효진. 그런 송효진을 보고 강민수의 어머니는 시어머니가 흔히 할수 있는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던중, 강민수의 어머니는 단 한번도 사용한적이 없는 듯한 싱크대와 거실의 흔적, 반지를 끼고 있지 않은 며느리 송효진을 보고 위화감을 느끼는데…. 강민수와 송효진의 위장결혼이 들통날 위기는 찾아오는가?

위험[명사]: (1)신체나 생명따위가 위태롭고 안전하지 못함. (2)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거나 안전하지 못함
- 같은병원에서 근무하는 강민수와 송효진은 병원 동료들로부터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완벽한 커플로 인식되어 있다. 그런 병원 동료들 앞에서 강민수와 송효진은 서로 죽고못사는 잉꼬부부인척 연기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위장결혼을 한 그들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기에 그 어떤 불평도 할수 없다. 합의하에 서로 위장결혼을 한 민수와 효진만 입을 다물고 부부인 척 연기만 잘한다면 아무런 위기가 없을 것 같지만 간혹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위험한 순간이 찾아온다. 일반사람들의 시선에서는 본인이 게이 혹은 레즈비언이 아닌 이상 그들의 삶과 마음을 모두 이해할수 없는 것은 당연한일.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게이와 레즈비언을 비하하고 벌레취급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속에서 강민수와 송효진은 묵묵히 버텨내야 한다. 그들의 발언에 반응한다해서 자신들이 게이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들키거나 위장결혼이 들통날 일이야 없겠지만 조심해서 나쁠것은 없다. 반박하고 싶지만, 공격하고 싶지만 강민수와 송효진은 참아야만 한다. 그들은 게이와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 무거운 분위기의 만화는 아닌 "두결한장"
여기까지 보면 이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라는 만화는 굉장히 무거운 만화일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할듯 싶다. 실제 우리 사회속에서 게이와 레즈비언인 성적소수자들에게도 민감하고 그들처럼 성적소수자가 아닌 사람들 또한 불편한 소재가 바로 이런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만화는 그런 성적소수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주인공인 만화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무거운 분위기의 만화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인 강민수와 송효진이 그들만의 비밀인 위장결혼이 들통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질 정도니까. 그런 와중에 잊을만하면 효진이와 서영이의 애정행각, 민수와 석이의 애틋한 모습을 등장시키면서 "아, 이 만화는 게이와 레즈비언들의 이야기였지."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수준에서 머무른다. 이 만화를 읽는내내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게이와 레즈비언의 위장결혼이라는 독특하고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하는 만화이기 때문도 있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두운 기운을 풍기는 캐릭터들이 아니기 때문도 있다고 봐야 옳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아직 1권까지밖에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스토리 진행정도를 두고봐야하겠지만 필자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소재의 만화들이 무거운 분위기일 것이라 지레짐작 판단하여 이 만화를 읽어보는 것을 포기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 성적소수자들의 고민과 갈등, 고통도 충실하게 담긴 만화
만약 스토리텔링의 설정과 캐릭터때문에 만화책의 한권분량 내내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만 표현되었다면 이 만화가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소재자체를 성적소수자인 게이와 레즈비언으로 설정한 이상 그들의 전부를 대변할수는 없어도 그들이 힘들어하는 고민과 갈등, 고통스러운 상황들을 만화를 읽는 독자들에게 제시해줄 의무가 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철저하게 독자들의 몫이며 "아, 게이들은 이런부분이 힘들겠구나. 레즈비언들은 저런부분이 괴롭겠구나." 라며 고개를 끄덕인후에 직접적으로 독자들이 실생활속에서 그들을 위해 어떤행동을 취하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런소재를 대상으로 한 만화를 통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할수 있는 창구와 통로가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한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픽션과 팩트가 섞인 팩션만화이기에 독자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낄수 있는 것이니까.  

▶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만든 박희정과 김조광수의 힘
이 만화의 원작을 담당한 김조광수감독은 익히 알다시피 "동성애자"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커밍아웃을 했고 그후로 동성애와 관련된 영화를 제작한 경험도 있다. 만화의 작화를 담당한 박희정작가님은 "호텔 아프리카"라는 순정만화를 통해서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과 삶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준 순정만화계의 보석과 같은 존재. 순정만화와는 거리가 멀었던 필자가 처음으로 읽었던 한국순정만화가 바로 "호텔 아프리카"였다. 동성애자인 김조광수대표가 평소 지니고 있던 생각과 경험을 토대로 박희정작가의 펜을 빌려 완성된 "두 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은 성적소수자의 삶과 생각을 어떤식으로 일반인들에게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아직도 다수의 사람들이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인식과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진짜이유는 그들의 실제 삶을 포장없이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당연히 성적소수자의 삶을 살지 않는 일반인들의 시선에서는 남자와 남자가 혹은 여자와 여자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면 느낌이 이상할수밖에 없다. 이는 왜곡할수 없는 사실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볼때 일반인들이 여자와 남자끼리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생각하면 느낌이 이상할 것이다. 만화든 영화든 드라마든 여태껏 게이와 레즈비언의 삶과 생활을 여과없이 자극적으로만 보여주려고 하다보니까 거부감이 먼저 생길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BL물이라는 만화장르가 있다. "Boys Love"의 줄임말로서 남성과 남성의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만화인데 BL만화들의 대부분이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만 치중해서 자극적으로 만화가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러하니 BL만화를 매니아가 아닌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면 만화책을 몇장 넘기지 못하고 덮어버리기 일수다. 이래놓고 성적소수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너희가 이상한거다! 성적소수자를 이해못하는 너희가 잘못된거다!"라고 소리친다. 바퀴가 헛돌고 있다. 이래서는 아마도 한국에서만큼은 게이와 레즈비언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필요한것은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이다. 그런 타협의 정도를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효율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온라인상에서 만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면 자꾸만 BL물과 엮으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정확하게 이작품을 바라보지 못한 편향된 시선이다. 분명한 것은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라는 만화는 BL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계를 신경쓰지 않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만화는 불편하지 않다. 눈이 찡그려지지 않는다. 성적소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낸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재미있게 읽히는 이유다. 게이와 레즈비언들의 사랑이야기가 욘사마와 지우히메의 사랑이야기처럼 아름답고 애틋하게 느껴져야 하는 것이 우선이며 첫번째 단계이다. 그래야만 더 커다란 것들을 이해할수가 있으니까. 아무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자꾸만 그들만의 리그를 뛰어서는 안된다. "뉴욕뉴욕"이라는 작품이 "게이"를 소재로 한 만화였음에도 박수갈채를 받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해답은 쉽게 나올지도 모른다.


▶ 영화와 만화제작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두결한장"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제작은 흔하디 흔하게 되어버린 요즘이다. 그 반대의 경우로 영화를 원작으로 한 만화가 제작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았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과거 화산고, 일본침몰, 배틀로얄이라는 만화는 영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만화가 영화보다 뒤늦게 제작되었다.) 박희정작가의 만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은 2011년 11월, 영화제작에 들어갔다. 올 여름에 개봉을 목표로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감독은 "김조광수"대표이다. 사실 이 만화가 영화를 원작으로 한 만화라고 보기에도 힘든것이 이미 만화는 출간된 상태이기 때문인데 영화를 원작으로 하든 만화를 원작으로 하든 위치적인 선후관계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가장 핵심적인것은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라는 같은 타이틀 아래에서 "김조광수" 대표가 영화와 만화 모두 원작을 맡았다는 것. 한마디로 그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머릿속에서만 멤돌던 시나리오를 영화와 만화로 동시에 표현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는 영리한 생각이다. 만화를 먼저 읽은후에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예측할수 없다. 하지만 "박희정"이라는 걸출한 만화가의 작품을 읽을수 있었다는 기쁨때문에라도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개봉하면 반드시 관람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여기 한명 추가되었다.  

동명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에서 송효진 역할의 "류현경(좌)" 과 강민수 역할의 "김동윤(우)"
감히 판단컨데 영화가 만화만큼만 애틋하고 감성적으로 만들어진다면 대박이 터질것같은 느낌이 든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Vol. 1 - 10점
박희정 글 그림, 김윤신 외 원작/씨네21
영화, 만화를 만나다 (씨네21 만화 특별판) - 10점
씨네21 편집부 엮음/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