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폴라베어뱅크(polarbearbank)

만화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사연들.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만화 관련 소식

만화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사연들.

☆북극곰☆ 2010. 10. 16. 08:00
  

 만화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수많은 블로거들에게 가장 활력소가 되는 것중의 하나가 바로 댓글일 것입니다. 친한 이웃의 댓글이든, 잠시 해당포스팅을 읽고 스쳐가는 분이든 누군가가 작성해준 댓글 하나하나가 쌓여갈수록 블로거들에게 자극이 되고 기쁨이 되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고 해야할까요. 저 또한 6개월여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댓글들을 통해서 웃기도 울기도 감동받기도 하였습니다. 초반에는 무조건 댓글을 정성스럽게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해당 포스팅을 작성한 시간보다 댓글을 남기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때도 있었죠.

 도대체 이번 포스팅은 무슨내용이길래 댓글과 관련한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 놓은 것일까요? 지금 이 이야기가 "만화"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사실 제목은 "만화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았던 사연"이라고 거창하게 지어놓았지만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자,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만화가가 직접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다.

 지난 10월 5일. 평소와 다름없이 새로운 만화책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이날 소개한 만화책은 게임 "프론트미션"을 만화로 옮긴 "프론트미션 Dog Life & Dog Style"라는 일본만화였습니다. 리뷰 말미에 이만화의 작화를 담당한 만화가가 한국인이라고 짧게 소개하였는데 국내에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진 만화가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만화가의 이름은 "윤찬희" 입니다. "이태행" 선생님의 문하생출신으로서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데뷔를 한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그것도 현지에서 엄청나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화책의 작화를 담당하게 된것은 과거에 흔히 있었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더불어 열악한 한국만화계를 다시한번 검증한 일도 된것 같아서 아쉬우면서도 씁쓸하다고까지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이 리뷰가 작성되고 난 4일후, 한 비로그인자가 이 리뷰글에 댓글을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C.H line"이라는 닉네임이 의아하게 느껴졌는데 댓글의 내용을 보고 금새 눈치를 챘습니다. 바로 제가 소개한 만화 "프론트 미션 Dog Life & Dog Style"의 작화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만화가 "윤찬희"님이었던 것이었죠.


 처음에는 제 두눈을 의심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경로로 만화가가 직접 내 블로그에 댓글을 남겼을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사실 이 댓글을 남긴 사람이 진짜 만화가 "윤찬희"님이 맞을까 하는 의심도 했습니다. 하지만 댓글의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고 난 후에 이 댓글을 남긴 분이 진짜 작가분이든, 장난을 치고 있는 한 네티즌이든 그 사실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방금 마감이 끝나 힘들고 지쳐있었는데 이런 글을 보니 힘도나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중략) 저도 힘내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만화가들에게는 흔히 말하는 "마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잡지에 연재하는 만화가, 웹툰만화가, 단행본을 위주로 그리는 만화가들 누구 하나빠지지 않고 모두 정해진 날짜에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 "마감"이라는 "데드라인"이 있는 것이죠. 이 "마감"날짜를 지켜야만 독자들과 약속한 제날짜에 만화를 공개할수가 있는 것입니다. 만화가들에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닐수 없죠. 마감날짜만 되면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블로거들이 하루에 한번씩 꼭 포스팅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얽매여 간혹 스트레스를 받는것과 비슷한 일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마감을 끝마치고 나서 웹서핑을 하던중에 자신의 만화를 소개한 한 블로거의 포스팅을 읽게 되었고 그 글로 인해서 마감스트레스를 날려버렸으며 더욱 열심히 만화를 그려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는 것은 제 입장에서 무척 기분좋은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사실 "윤찬희"작가님이 이 포스팅을 읽을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으며 제 부족한 포스팅이 한 만화가에게 용기와 자극을 줄수도 있다는 것또한 예상하지 못한 바입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으로 인해서 해당작품의 만화가가 조금이라도 "기운"을 낼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다는 것은 만화팬 입장으로서, 한국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문화를 즐기는 문화인으로서 엄청나게 기쁜일이 되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저 또한 "윤찬희"작가님의 댓글로 인해서 앞으로 나름의 책임감을 지닌채로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고요. 특별히 인기 있는 카테고리도 아닌 "만화"관련 리뷰를 작성하면서 무척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습니다. (참고로 프론트미션 Dog Life & Dog Style 2권이 정식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프론트 미션 2 - 10점
오타가키 야스오 지음, C.H.LINE 그림/학산문화사(만화)
 
▶ 만화에 관심이 없던 블로거가 포스팅을 읽고 만화를 읽다.

 블로거 입장에서 내 포스팅을 읽고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는다면 이 또한 수많은 댓글이 남겨지는 것 만큼이나 기분좋은 일이 될것입니다. 블로그나 인터넷과 관련된 팁을 위주로 올리는 블로거들은 주변이웃블로거들이 자신이 포스팅한 내용대로 적용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낄것임에 분명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팁들을 소개하는 내용의 포스팅을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이웃블로거분들이 제 포스팅을 읽은 후에 실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내가 관심있는 문화과 컨텐츠에 대해서 이웃블로거분들이 반응을 보여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죠.

 아주 오래된 포스팅이긴 한데 영화 "이끼"가 개봉하기 전에 "영화보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만화, 이끼" 라는 제목으로 만화 "이끼"에 대해 분석한 글이 있습니다. 당시 영화 "이끼"의 개봉전에 꼭 소개하고 싶었던 열망도 있었고 나름 시기적으로 노린것도 있는 포스팅입니다.  

 당시 상편과 하편으로 나누어서 포스팅했었는데 상편포스팅을 읽고 평소 만화에 관심이 없던 블로거인 "어설픈 여우"님이 만화 "이끼"를 읽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어설픈 여우"님의 경우에는 웹상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이끼"를 읽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한 마음에는 해당만화를 실제 책으로 구입해서 읽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한 블로거가, 한 사람이 그것도 만화에 대해서 잘 모르던 분이 "만화"를 집중해서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것만으로도 제 마음은 뿌듯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제가 가장 처음 만화포스팅을 하면서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이자 바램이었으니까요. "부족함이 많은 포스팅이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 포스팅에 추천이 없다 하더라도, 베스트글이 아니라 하더라도 너무나 행복한 일이 될것이다." 라는 바램 말입니다. 그바램이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렇게 기분이 좋을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많은 블로거들이 아무리 이웃이라도 바쁜일정이 있을때면 타인의 블로그에서 포스팅을 모두 읽지 않고 댓글을 다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럴때가 있고 말입니다. 하지만 방식이야 어찌되었든 주변 이웃분들과 네티즌들의 댓글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 또한 내가 관심없는 주제의 포스팅을 다루는 다양한 블로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고 집중하며 관심을 갖을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되고 말입니다.

 과연 "폴라베어뱅크"라는 블로그를 언제까지 운영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를일 입니다. 당장 내일부터 그만둘수도 있으며 10년, 20년이 지난후에도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미래에 일어날 일들이니 지금은 이 순간의 즐거움과 기쁨을 유지한채로 재미있게 포스팅도 하고 이웃들의 글도 읽어보고 해야겠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제 블로그의 포스팅들을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