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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사는 이야기

고집부리다가 담배만 늘었구나.

☆북극곰☆ 2010. 6. 4. 18:52
 엄청나게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 사건이 일어난 시각은 개표방송의 감동이 채 가시지도 않았던 목요일 오전 7시경. 갑자기 인터넷이 안되기 시작한 것이다. 원인분석을 위해서 동분서주했다.

 원인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인터넷이 해지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전에 살던 사람이 그대로 인터넷을 이용하면 된다고 얘기해 주어서 안심하고 사용하던 중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인터넷을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명의변경"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냥 그사람의 말을 믿고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귀찮았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결국 목요일 오전에 인터넷이 끊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을 했고 예전같았으면 별 불편함없이 재가입을 기다렸겠지만 요새 블로그에 재미를 들려서 이웃분들과 여러가지 의사소통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하루라도 인터넷을 못하는 것은 내게 엄청나게 큰 타격으로서 실신상태를 만들어 버릴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즉시 인터넷 회사에 전화를 했다. 하루정도는 참을수 있으려니 하고 최대한 빨리 설치를 해달라고 했지만 그곳에서 돌아온 대답은 너무나 처참했다.

" 오늘 당장은 불가능하고 다음주 월요일이나 가능하겠습니다."

 이런 태양초된장같은 일이. 다른 곳에 전화를 했다.

" 오늘 당장은 불가능하고 내일모레 토요일이나 가능하겠습니다."

이런 십장생 같은 일이. 어쩔수 없었다. 나는 그곳에 인터넷 설치 신청을 했다. 월요일보다는 낫지 않은가?

" 내일모레 까지 인터넷을 못하는 것인가. 인터넷으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인데 어쩌지?"
" 블로그는? 하루라도 신경쓰지 않으면 시궁창으로 빠져 버리는 내 블로그인데 이를 어쩌지?"

 할수 없었다. 기다리는 수 밖에. 그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머릿속을 제트기처럼 훓고 지나갔다.

" 무선인터넷!!!! 어디선가 무선인터넷공유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꺼야!!"

 즉시 랜을 통해서 근처의 무선인터넷이 잡히는지 확인했다. 올래!!!!!!! 딱 하나가 있었다. 나도 본가(서울집)에서 사용 하던 Dlink가 바로 그것.(Dlink는 무선인터넷 공유기를 의미함)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해당 무선인터넷에 접속을 시도했다. 식은땀이 흘렀다. 나는 지금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이 쓰고 있는 인터넷을 몰래 사용하려하는 것은 도둑질이나 다름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비밀번호를 걸어 놓지 않은 그사람도 일부 책임이 있으니 내가 100% 잘못이라고 할수는 없다. (무슨 헛소리야???) 5초동안 그 사람에게 마음속으로 사과를 한 후에 접속을 계속 시도했다. 나의 불안한 마음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접속은 쉽지 않았다.

 " 접속되었다! 아싸라비요!"

그런데………………………………………………………………………………………………………………………………


속도가 1Mbps??????????????? 이게 머야? 나 지금 10년전에 쓰던 모뎀쓰고 있는거니? 이런 젠장맞을!!!!!!!

재접속을 시도 했다.

그런데………………………………………………………………………………………………………………………………


나아지기는 했지만 5.5mbps???????????????????? 장난해? 장난하냐고!!!

재접속을 시도했다.

그런데………………………………………………………………………………………………………………………………


장난하냐!!!!!! 2.0Mbps????????????????????????????? 안써! 안쓴다고! 임마! 더럽고 치사해!!!

 하지만 나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당장 다운받아서 해결해야 할 업무도 있었고 블로그도 관리를 해야 했다. 이대로 포기하면 북극곰할아버지가 울고갈지도 모른다. 나는 북극곰할아버지의 자손인 폴라베어뱅크 아닌가. 나는 근성있는 놈이었다. 나에게 근성 빼면 좀비다.

 그대로 사용했다. 인터넷 창이 하나 뜨려면 한세월이었지만 일단 다운받아야 하는 업무파일을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평소같았으면 30초만에 받았을 자료를 2시간 3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나 놀리는거니? 더러워서 안받아! 안받는다구!

 어쩔수 없이 파일을 받는 것은 포기하고 블로그를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터넷창을 한개! 두개도 아니고 한개! 여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었다. 한참을 기다려서 인터넷창이 열리면 블로그에 접속하는데 또 한세월. 접속하고 나서 로그인하는데 또 한세월.

 까짓거 기다리면 되니까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블로그에 로그인을 하려고 하면 자꾸만 오류가 났다. 워낙에 느린 인터넷 속도 때문에 로그인이 안되는 것이었다.

 몇번을 시도 했다. 그리고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다 필 동안 로그인은 되지 않았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다 필 동안 로그인은 되지 않았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다 필 동안 로그인은 되지 않았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다 필 동안 로그인은 되지 않았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다 필 동안 로그인은 되지 않았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역시나 다 필동안 로그인은 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시도하기로 했다.

결국………………………………………………………………………………………………………………………………

지금 친구집에서 잠시 인터넷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일모레까지 인터넷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