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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히로 와츠키" - 바람의 검심속 십자흉터 켄신을 만든 바로 그 만화가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대한민국외 만화가

"노부히로 와츠키" - 바람의 검심속 십자흉터 켄신을 만든 바로 그 만화가

☆북극곰☆ 2011. 3. 30. 07:30



▶ 노부히로 와츠키(Nobuhiro Watsuki)는 누구?

 통칭 "루로우니 켄신"이라 불리는 1990년대후반 최고의 빅히트작중 하나인 "바람의 검심"은 국내에도 셀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명작이다. 왼쪽뺨에 십자흉터를 가진 "켄신"이라는 캐릭터를 비롯, 시시오마코토, 시노모리 아오시, 묘진 야히꼬, 사이토 하지메. 카미야 카오루등 매력적인 등장인물들로 인해서 수많은 동인지와 관련캐릭터 상품들이 국내에서도 불티나듯 팔리던 시기가 있었을 정도. 이 "바람의 검심"의 아버지는 일본의 유명만화가인 "노부히로 와츠키"이다. "데스노트", "고스트바둑왕"을 그린 "오바타 다케시""캡틴 츠바사""다카하시 요이치"밑에서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하게 된 "노부히로 와츠키"의 작품들은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일본내에서 작화실력으로는 다섯손가락 안에 들만큼 실력이 출중한 만화가로서도 유명하다. 그의 최대히트작이자 대표작인 "바람의 검심"이후로 내놓는 작품들마다 "바람의 검심"만큼의 히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약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듯도 하지만 일본만화역사속에서 "노부히로 와츠키"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만화가임에는 틀림없다. (참고로 일본을 비롯 전세계 최고 히트일본만화인 "원피스"의 작가 "오다 에이치로"는 이 "노부히로 와츠키"의 문하생이었다.)


★ 이름:
Nobuhiro Watsuki, 和月 伸宏, 노부히로 와츠키

★ 본명: Nobuhiro Nisiwaki, 西脇 伸宏, 노부히로 니시와키
★ 생년월일: 1970년 5월 26일
★ 국적: 일본
★ 취미: 독서, X-men 피규어 수집, 비디오게임
★ 데뷔: 1987년 티쳐폰
★ 스승(괄호안은 대표작품): 오바타 다케시(고스트 바둑왕, 데스노트, 바쿠만), 우메자와 하루토(할렐루야 보이), 다카하시 요이치(캡틴 츠바사), 쓰키하라 료지(리스토어개리지251)
★ 제자(괄호안은 대표작품): 스즈키 신야(미스터 풀스윙), 오다 에이치로(원피스), 이토 미키오(노르망디 사이코 동아리), 다케이 히로유키(샤먼킹)
★ 수상경력(괄호안은 수상작품): 1987년 제33회 데츠카오사무상 가작(티쳐폰), 1990년 호프스텝상(보쿠리쿠 유령 에피소드)
★ 간략설명: 일본내에서 작화실력으로는 다섯손가락안에 손꼽히는 "노부히로 와츠키"의 대표작은 명실공히 "바람의 검심". "노부히로 와츠키" 스스로 스승이라고 칭하는 "오바타 다케시"밑에서 어시스턴트(문하생)으로 일한 경력을 살려 데뷔초기에는 단편작들을 주로 그렸다. 그 이후, 첫 장기연재작인 "바람의 검심"이 일본의 최대만화잡지 "소년점프"에서 빅히트를 기록하며 단숨에 인기만화가 반열에 오른다. 하지만 차기작품인 "건블레이즈 웨스트"가 인기하락으로 인해 단 3권으로 완결이 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으며 아직까지도 "바람의 검심"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딜레마. "노부히로 와츠키" 밑에서 일한 어시스턴트(문하생)중에서 가장 성공한 만화가는 "원피스"의 오다에이치로와 "샤먼킹"의 다케이 히로유키. 한국에서는 만화시장의 몰락과 함께 사라지다시피 하고 있는 어시스턴트(문하생) 시스템이 일본에서는 아직도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는데 "오바타 다케시 → 노부히로 와츠키 → 오다 에이치로"로 이어지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일본만화시장이 왜 세계최고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 스승에 그 제자) 

※ 누군가 필자에게 "가장 좋아하는 일본만화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 "노부히로 와츠키"라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바람의 검심"을 구입하던 중학교시절, 동네 문방구란 문방구는 모두 돌아다니면서 한권한권씩 구입을 했고(이곳에서 4권 구입, 저곳에서 8권 구입, 요곳에서 17권 구입....이런식으로) 아직도 명대사및 캐릭터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을정도이니까. 이에 그치지 않고 종이가 닳고 닳아서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바람의 검심"이라는 만화책을 수십번은 읽었을 것이며, 만화속 캐릭터들의 관련상품(인형, 피규어, 애니메이션, 달력, 스티커등)도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 지금도 "바람의 검심"은 필자의 만화책장에서 제일 눈에 잘 보이는 명당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 노부히로 와츠키(Nobuhiro Watsuki)의 연도별 작품


▶ 주요작품 소개

[바람의 검심 - 일반판]


※ (만화책 상식 하나) 일반판, 완전판, 무삭제판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1990년대에 일본및 국내에서 인기리에 연재했었던 만화책들 대부분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품절되면서 구입하여 읽고 싶은 팬들도 그 시기를 놓치는 일이 많다. 이런 만화팬들을 위해서 보통 작품이 나온지 10여년이 지난 작품들중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만화는 "완전판, 복간판, 무삭제판, 완본판"등의 이름을 달고 새로운 표지와 새로운 두께로 재출간 되는 일이 최근들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만화책의 내용및 그림체는 동일하다.) 이는 해당작품의 기존팬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당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과거만화책들을 읽어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등의 많은 장점이 있지만 일부 "완전판"의 경우에는 성의없는 편집, 터무니 없는 가격대로 인해서 원성을 사기도 한다. 여기서 "노부히로 와츠키"의 "바람의 검심"의 경우에는 1998년에 이미 전 28권으로 완결(서울문화사)이 되었지만 2006년에 "완전무삭제판 - 바람의 검심"이라는 제목을 달고 22권 분량으로 축소되어 새롭게 출간되었다. 2007년 당시 "노부히로 와츠키" 스스로가 "무삭제완전판"을 위해서 새롭게 그린 겉표지, 캐릭터설정집을 포함한 속표지, 주요용어 설명집, 미공개단편등을 포함하면서 역대 "완전판" 만화책중 최고의 볼륨과 퀄리티를 자랑하며 수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게다가 적절한 가격(5,000원~5,500원)으로 인해서 더욱 환호를 받았다는 풍문이.... 필자가 "일반판"이라고 부르는 것은 해당작품이 가장 처음 출간된 만화책단행본을 편의상 지칭하는 것이며 실제로는 "일반판"이라는 수식어가 따로 붙어있지는 않다.


일본작품명 "루로우니 켄신". 국내작품명 "바람의 검심". "노부히로 와츠키"라는 일본만화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대표작이자 최고인기작이 바로 이 "바람의 검심"이다. 일본 막부말기에서 메이지 유신으로 이행하는 격변기에 살아가고 있는 "검객", "무사"들의 이야기인데 막부말, 암살자로서 셀수없이 많은 사람을 아무런 이유없이 살해한 "히무라 켄신"이라는 최고검객이 주인공이다. "히무라 켄신"은 막부말에 자신이 죽인 사람들에대한 죄를 갚기 위해서 "역날검"이라는 칼등이 칼날이고 칼날이 칼등인 검을 들고 다닌다. 언제 어느곳에서 죽어도 자신을 할말이 없다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는 "히무라 켄신"이 막부말부터 지겹게 싸워온 라이벌 검객들과 죽음의 사투를 벌이는 것이 주요내용.


얼핏 메인스토리를 보면 특별할 것 없는 만화같지만 이 단순한 설정을 "노부히로 와츠키"는 화려한 액션신,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당대 최고의 만화로 이 작품을 완성해 낸다. "바람의 검심"의 최고장점이라면 너무나 잘 그려진 그림체로 만들어진 "격투신". 그것도 검과 검이 맞부딪히는 목숨을 내놓고 대결하는 싸움장면은 그야말로 화룡정점이다. 너무나 화려해서 하나하나의 장면들 모두를 놓칠수가 없으며 디테일하게 그려진 필살기시전 장면들은 수많은 독자들이 매주 "바람의 검심"만 기다리게 만드는 좀비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바람의 검심"에서 절대 빼놓을수 없는 것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주인공인 "히무라 켄신"을 비록해서 수많은 그의 동료들, 라이벌들 모두 주인공 못지 않은 인기와 사랑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각각의 캐릭터들마다 저마다의 "신념"과 "정의"를 마음속에 품은채로 살아가는 모습을 "노부히로 와츠키"는 만화책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엑스트라 한명한명까지 독자들은 매력적으로 느낄수 밖에 없다. 게다가 각각의 캐릭터들은 모두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검술실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런 설정이 주인공만 부각되는 만화가 아닌 등장인물 전원이 또다른 주인공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만큼 포괄적이고 방대한 만화로 완성되는데 뒷받침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바람의 검심"의 스토리는 독자들의 만화책에 대한 몰입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초반부에는 메이지유신시대에 발을 디딘 "히무라 켄신""카미야 카오루"라는 여성검객을 만나고 그녀의 "검술도장"에 살면서 동료를 모으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후반부에서는 "히무라 켄신"의 과거, 그와 연관된 자들의 과거에 집중한다. 독자들이 만화책을 읽으면서 품고 있던 의문점들은 하나하나씩 해결해주면서 결국 "히무라 켄신"의 한평생을 다루고 있는 만화책이라고 해도 될것이다. 게다가 소년만화답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으면서 독자들에게 뒷이야기를 나름대로 상상할수 있는 요소까지 제공해주니 금상첨화. 결국에는 "잘 그려진 그림체 + 매력적인 캐릭터 + 탄탄한 스토리"의 삼박자가 모두 갖추어진 1990년대 일본만화의 명작중의 명작이라고 불리우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건블레이즈 웨스트]


전작인 "바람의 검심" 완결 이후로 한동안 "노부히로 와츠키"의 새로운 작품소식은 들을수가 없었다. 그의 새로운 작품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전세계의 팬들에게는 곤욕의 시간이었을수도 있다. 하지만 "노부히로 와츠키"는 스스로 "바람의 검심"의 엄청난 흥행부담으로 인해서 새작품을 쉽사리 그릴수는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도 그럴것이 보통 당대를 대표하는 인기작품을 그려낸 만화가로서 새로운작품을 대중들에게 공개했는데 예전작품보다 못한 퀄리티 혹은 독자들에게 "재미가 없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것보다 부담되고 실망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부히로 와츠키"도 자신의 첫 장편연재작품이었던 "바람의 검심"이 커다란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은 뻔한일. (영화에서도 전편만한 속편없다는 말이 있듯이 만화가들도 전작만한 신작없다는 말을 독자들에게 많이 듣는다.) 이러한 불안한 상황속에서 자그만치 2년여만에 "노부히로 와츠키"는 새로운 만화를 발표한다.

"건블레이즈 웨스트". 2001년에 발표한 "노부히로 와츠키"의 새로운 만화책 제목이다.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19세기 서부. 총을 소재로 한 만화책으로서 아메리카 일리노이주 윈스톤 마을에 사는 주인공 "뷰 번즈"는 총잡이나 무법자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약속의 땅인 "건블레이즈 웨스트"를 동경하는 꼬마아이이다. 그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누나와 함께 단둘이 "훌륭하고 정의로운 총잡이"가 되기 위해서 하루하루 혼자서 수행을 하며 살고 있다. 어느날, 자신이 제일 존경하는 총잡이인 "마커스"와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서 더욱더 자신의 꿈과 소망에 가까이 갈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건블레이즈 웨스트"는 여러가지로 "바람의 검심"과는 다른 노선을 타려고 한 노력의 흔적들이 보인다. 작품의 배경설정도 "바람의 검심"과는 판이하게 다르며 등장하는 캐릭터들 또한 강인하고 강직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배치하기 보다는 무언가 허술해보이고 말그대로 "많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캐릭터들을 등장시켰다.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것을 보면 말 다했다.) "노부히로 와츠키"만의 세밀하고 성의있는 그림체는 여전했지만 "바람의 검심"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고 할수 있을까. "노부히로 와츠키" "건블레이즈 웨스트"를 통해서 그림체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림체의 변화가 "바람의 검심"과의 차이를 만들었고 나쁘게 말하면 "밋밋하다"라는 기분이 들었던 것은 왜일까? 여전히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디테일한 설정과 개성넘치는 등장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한것은 "노부히로 와츠키"다운 면이었다.


하지만 이런 "노부히로 와츠키"의 노력과 고민에도 불구하고 "건블레이트 웨스트"는 인기하락을 이유로 일본의 최대주간 만화잡지인 "소년점프"에서 3권 분량으로 급히 완결이 되고 말았다. "소년점프""바람의 검심"을 인기리에 연재한 잡지이기 때문에 독자들의 충격은 컸으며 무엇보다도 "노부히로 와츠키" 작가 스스로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건블레이즈 웨스트"를 독립적인 그의 작품중 하나로 볼때 그리 "재미없는" 만화책이 절대 아니다. "바람의 검심"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역사적인 고증을 통한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시켰으며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지고 자세한 설정을 정해 놓는 것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결국, 독립적으로 평가했을때에는 나름 괜찮은 만화라고 할수 있는 "건블레이즈 웨스트" "바람의 검심"의 후광때문에 자멸하고 만 것이다. 애시당초 "바람의 검심" 때문에 독자들의 기대치(눈높이)가 너무 높아졌고, 이 때문에 어중간한 작품으로는 그들을 만족 시킬수가 없었던 것이다. (소고기만 먹던 사람이 어떻게 돼지고기를 먹을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건블레이즈 웨스트"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완전실패한 만화인 것은 아니며 "노부히로 와츠키"의 차기작들(무장연금, 엠바밍)이 기존에 없던 독특한 스타일의 일본소년만화가 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한것으로 의미부여를 할수 있을 것이다. 

[무장연금]


"노부히로 와츠키"의 세번째 작품인 "무장연금". 제목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연금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SF소년 판타지 만화이다. "연금술"로 인해 만들어진 "핵철"이라는 사람의 "심장"과 다름없는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을 통해서 평범한 인간도 다양한 형태의 "무장"을 할수가 있다. 우연한 기회로 죽음 직전에 "핵철"을 몸안에 이식받게 된 주인공 "카즈키"는 "핵철"을 노리는 적들(호문클루스라 불리우는 핵철생명체들)로 부터 온갖공격과 결투신청을 받게되며 그의 평범한 고등학생일상은 깨지고 만다. 히로인인 "토키코"와 함께 다양한 "호문클루스"와 싸우는 장면은 "무장연금"의 백미.


소년만화의 전형적인 발상중 하나인 "나의 소중한 것을 내가 지킨다!"라는 노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노부히로 와츠키" 특유의 역사적인 고증을 거친 자신만의 독특한 재해석이 "무장연금"에서도 여과없이 발휘된다. 인간의 심장대신에 "핵철"이라는 연금술로 만들어진 인공심장을 몸안에 이식하면 다양한 형태의 "무장"을 사용할수 있게 되고 "핵철"을 몸안에 지니고 있는 자들끼리 서로 더 많은 "핵철"을 얻기 위해서 자신과 같은 "핵철"을 지니고 있는 인간들을 공격하고 살해한다라는 것이 전체적인 설정. 그 안에 남자주인공인 "카즈키"와 여자주인공인 "토키코"가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몸속에 이식된 "핵철"을 통해 수많은 전투를 치른다. 그안에서 다양한 경험과 전투를 통해 주인공들은 성장한다. 진부한 스토리라인이지만 설정만은 이미 독특하다고 할수 있는 "무장연금"은 전작인 "건블레이즈 웨스트"과는 달리 "바람의 검심"의 후광과 성공을 더이상 부담스러워 하거나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막판에 가서는 "바람의 검심"의 영향력을 결국 완벽하게 벗어나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만화속에서 발휘된 개성넘치는 캐릭터들, 화려한 전투신, 독특한 배경설정은 "바람의 검심"때와 마찬가지인데 왜 또다시 "노부히로 와츠키""바람의 검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확실히 "무장연금""건블레이즈 웨스트"보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것 처럼 느껴지는 요소들이 많다. "바람의 검심"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노부히로 와츠키" 스스로 굉장히 몸부림친 흔적이 역력한데 일단 배경설정이 "연금술"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SF에 가깝다. 연금술로 만들어진 "핵철". "핵철"의 상위단계인 "검은핵철, 하얀핵철". 자신의 "핵철"을 이용해서 다양한 "무장연금"을 전투무기로 만들어내는 캐릭터들. 어느것 하나 SF적 요소를 벗어나는 것이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 화려한 볼거리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장연금"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만화 곳곳에서 느껴지는 "바람의 검심"의 향수와 오마쥬는 "노부히로 와츠키" 스스로 아니라고 하더라도 독자들은 분명히 그런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컬트"적인 요소들이 넘쳐나는데 이는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마니아틱"한 인기도를 상승시켜버렸고 이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에 가서는 10권완결이라는 다소 아쉬운 분량의 볼륨으로 끝을 맺었고 작가의 명성과 "바람의 검심"의 명성에 묻혀버린 비운의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만화가 완결이 되고 나서 한참후에 일본내에서 "무장연금"에 대한 재평가 바람이 불었고 뒤늦게 "애니메이션"화까지 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것도 바로 이 "무장연금"이라는 만화이기 때문에 "바람의 검심"에 미치지 못했을뿐 실패한 작품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부히로 와츠키"의 상상력과 디테일한 설정의 정점을 보여준 "무장연금". "무장연금"의 마지막권(10권)에 단편만화인 "엠바밍 - 사체와 신부"라는 충격적인 내용의 만화가 보너스트랙처럼 실리는데 이것이 "노부히로 와츠키"의 새로운 작품을 예고한 것이었다라는 것을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


[엠바밍]


"노부히로 와츠키"의 최신작이며 2011년 현재까지 인기리에 연재중인 "엠바밍"이다. "무장연금"의 마지막권 막판에 단편만화인 "엠바밍 - 사체와 신부"라는 작품이 실리는데 인조인간, 즉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존재를 등장시키며 인간의 손에 의해서 수많은 프랑켄슈타인들이 지구상에 태어나며 그런 괴물같은 프랑켄슈타인들이 인간을 지배하려 한다는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노부히로 와츠키"답지 않은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로부터 몇개월후, "노부히로 와츠키"가 신작을 발표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 만화의 제목은 다름아닌 단편만화의 제목을 그대로 따온 "엠바밍". 한작품이 끝나자마자 다음작품의 모티브가 될만한 단편만화를 독자들에게 던져놓았던 그는 역시 "노부히로 와츠키" 다웠다.


"엠바밍"이라는 용어의 뜻은 "시체 보존술"이라고 한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만화의 주된 소재이자 주제는 "시체, 인조인간, 좀비"이다. 죽은 시체의 몸에 강력한 전극을 흘려보낸 후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프랑켄슈타인"으로 재탄생이 되며 일반적인 범인들과는 달리 괴물같은 힘과 능력을 지닌 존재로서 재탄생 하게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단편만화로 실렸던 "엠바밍 - 사체와 신부"에서도 똑같은 소재의 인조인간이 등장하는데 "사체에서 태어난 프랑켄슈타인", 인간이 만들어낸 "인조인간", 그리고 혼란과 공포라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나간 것이 바로 "엠바밍"이다.

 


어렸을때 인조인간의 손에 가족모두를 잃은 두 소년이 있다. 이 두소년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인간이 아닌 "무언가 거대한 존재"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다.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하면서 두 소년은 친형제 처럼 지내게 되었고 18세가 되던 해, 가족이 죽임을 당했던 그곳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만난 "프랑켄슈타인"은 이전보다 덩치와 힘이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전투를 벌이지만 되려 그 괴물같은 "프랑켄슈타인"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 두소년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복수의 대상이었던 "프랑켄슈타인"과 똑같은 "인조인간"이 되어버리는데 그들을 "인조인간"으로 만든 자는 누구이고 도대체 어떤목적에 의해서 "인조인간"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엠바밍"의 주인공은 이 두 소년이라고 할수 있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시체로 만들어진 "인조인간"을 모두 파괴하려 하는 "인조인간"의 이야기가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역시나 "노부히로 와츠키" 특유의 역자적인 고증과 자료를 수집하는 버릇은 여전한데 배경은 "칼잡이 잭"이 활보하던 "19세기의 런던"이다. 아무것도 확인되어진 것이 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존재하던 19세기 런던의 모습과 분위기를 무척 잘 살린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노부히로 와즈키"가 스스로 수많은 자료들을 토대로 다소 무거운 주제인 "프랑켄슈타인", "인조인간", "좀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 공포, 혼돈, 괴로움, 절망, 슬픔"이 바로 "엠바밍"의 전체적인 분위기인 것이다.

 
"건블레이즈 웨스트"가 너무 밋밋한 설정과 그림체로 "바람의 검심"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무장연금"의 경우에는 "컬트"적인 요소와 복잡한 "설정"탓에 "바람의 검심"을 쫓아가지 못했다면 "엠바밍"의 경우에는 두작품의 실패를 거울삼아 너무 복잡하지도 너무 단순하지도 않게 만화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엠바밍"에는 이 두가지의 요소가 별것 아닌 것 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결정적인 단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비슷한 분위기와 설정의 만화책들이 이미 일본내에서 다른 만화가들에 의해 그려졌으며 근래 들어 많은 독자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만화와 "엠바밍"은 확실히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완성도면과 작품성면에서는 "바람의 검심"이후로 최고라고 필자는 생각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바람의 검심"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엠바밍"은 일본내를 비롯, 국내에서도 "노부히로 와츠키"의 명성에 비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엠바밍" 또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전에 급하게 "완결"이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필자는 항상 가지고 있다. 이 어찌 안타까운일이 아닐수 없을까? 매니아틱한 설정과 독특한 구성으로 인해서 누군가에게는 분명 "재미있는" 만화책임에 틀림없지만 이런류의 만화스타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는.....................힘들다. 결국에 "엠바밍" "바람의 검심"이후에 "노부히로 와츠키"가 내놓은 다른 작품들과 똑같이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고 독특함과 개성만 유지한채로 대중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안타깝고 가슴아프지만 말이다.

[바람의 검심 - 무삭제 완전판]


바람의 검심이 완결된 1997년이후 10여년이 지난 2007년, "노부히로 와츠키"가 새롭게 그린 일러스트표지에, 기존에 소개하지 않았던 단편작품들을 수록하고, 겉표지안에 있는 속표지에 리뉴얼된 등장인물 작화파일을 포함하여 "바람의 검심 - 무삭제완전판"이 발매된다는 뉴스가 일본을 건너 국내에도 들려왔다. 이 소식을 듣게된 "바람의 검심" 국내팬들은 상상이상의 퀄리티를 지닌 "바람의 검심 - 무삭제완전판"에 열광했고 일반판 28권으로 완결된 기존 "바람의 검심" 단행본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만화의 내용은 같지만 고급스럽게 재판된 "바람의 검심 - 무삭제완전판"을 모두 구입하는 진풍경을 이루었다. 

 필자도 또다른 "바람의 검심"을 읽는 기분으로 "무삭제 완전판"을 모두 구입하였는데 이미 "노부히로 와츠키"가 새롭게 그린 등장인물설정집과 겉표지만으로 구입가치는 충분했다. 게다가 1994년 당시에는 일부 잔인한 장면들이 국내에 출간되면서 모두 삭제가 되었는데 이런 삭제된 장면들이 무삭제로 수록되었다는 것은 "완전판"으로 복간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만큼 신경을 썼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현재까지 "바람의 검심 - 무삭제완전판"은 일부 온라인서점및 만화전문서점에서 구입할수 있으며 완전판임에도 불구하고 착한가격(?)을 자랑하고 있으니 "바람의 검심"을 아직까지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꼭 한번 구입해서 읽어보자. "노부히로 와츠키"의 멋진 그림체에 열광하는 것은 시간문제. (나만 그런가??)

바람의 검심 - 무삭제완전판만의 특징 >

1. 일렬로 정렬하면 나오는 "역날검" 그림.

2. 노부히로 와츠키가 새롭게 그린 겉표지

3. 속표지에 그려진 리뉴얼된 등장인물 설정집.

4. 인물 + 용어사전 별책부록.

5. 책속에 포함된 카드형식의 캐릭터 일러스트

▶ 노부히로 와츠키(Nobuhiro Watsuki)의 방황은 언제 끝날까?

 명실공히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유례없는 히트를 친 "바람의 검심". "바람의 검심"의 만화가인 "노부히로 와츠키". 그는 아직도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화가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만화가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의 검심" 이후로 제대로 된 인기 혹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 없다는 것은 작가 스스로에게도 무척이나 큰 부담감과 실망감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은 자명한 일. 독자입장에서 좋아하는 만화가가 새로운 작품을 그려주면 입다물고 "감사합니다." 하면서 넙죽 받아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이지만 필자 스스로 굉장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만화가이기 때문에 그가 "바람의 검심"을 뛰어넘는 작품을 그려줄 것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어쩔수 없다.

 철저하게 팬입장에서는 "바람의 검심" 외에도 "노부히로 와츠키"의 다른만화들 또한 무척이나 재미있지만 팬이 아닌 일반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건 뭐지?"가 될수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안타깝다. 하지만 그의 스승인 "오바타 다케시"또한 그랬다. 지금이야 "고스트 바둑왕, 데스노트, 블루드래곤, 바쿠만"까지 연타석으로 초히트작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도 과거에는 작품성과 독특함, 뛰어난 작화실력만 인정받았을뿐 대중적으로 크게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 그닥 없었다. 그런 "오바타 다케시"의 제자이자 문하생이었던 "노부히로 와츠키"또한 그처럼 힘든시기를 극복하고 연타석으로 홈런을 날릴수 있는 초인기 만화가가 될수 있다고 믿는다. 

※ 노부히로 와츠키처럼 만화의 배경, 인물, 관련정보, 기록등을 자세하게 설정하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작가도 드물다.※

 분명 만화가로서의 저력이 있고, 가능성이 있고, 만화를 그리는 작업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노부히로 와츠키"이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수 있는 날카롭고 얍삽한(?) 눈만 좀더 보강한다면 "바람의 검심"은 비교도 안될만큼의 또다른 초히트작품을 그려낼수 있을 것이다. 그 만큼 그림을 잘그리는 만화가도 드물며, 그 만큼 캐릭터및 배경설정 하나하나에 많은 시간투자를 하는 만화가도 없기 때문에. "노부히로 와츠키"는 그의 처녀작인 "바람의 검심"이 만루홈런을 날리기는 했지만 독자들은 그에게 만화가로서 가야 할 길이 멀었다고 냉정하게 얘기해 줄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 그를 사랑하고 아끼는 독자들이 "노부히로 와츠키"의 만화를 계속해서 읽을수 있는 영양분이자 토대가 될 것이니까. 다만 작가 스스로의 고집은 조금 꺾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많이도 아니고 아주 조금만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바람의 검심"의 그늘을 벗어날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의 방황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기대한다.

엠바밍 Embalming 1 - 10점
와츠키 노부히로 지음/서울문화사(만화)
바람의 검심 완전판 가이드북 - 10점
와츠키 노부히로 지음/서울문화사(만화)
바람의 검심 완전판 1 - 10점
와츠키 노부히로 지음/서울문화사(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