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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만화책을 버려라?! 안타까운 만화책에 대한 따가운 시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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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만화책을 버려라?! 안타까운 만화책에 대한 따가운 시선

☆북극곰☆ 2010. 11. 10. 09:13

 
 만화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오늘 최근에 읽은 만화책을 소개하려고 했는데 웹서핑을 하던도중 매우 안타까운 글을 읽게 되어서 이렇게 그 글에 대한 반박글을 작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린자녀 혹은 청소년 자녀를 두고 계신분들을 어떤책을 아이들에게 읽히고 계신가요? 동화책? 학습만화책? 소설책? 교과서? 그림책? 잡지책? 만화책? 종류야 어떻든지 간에 "책"이라는 소중한 존재와 친한친구가 되라고 모두들 자녀분들에게 책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계실 것입니다. "책"이라는 존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이 녹아들어 가있는 최고의 학습도구로서 그 확고한 위치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책"에 상하관계라는 것이 존재할까요?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는 해로운 "책"이 존재할까요? 어떤책은 많이 읽어도 되고 어떤책은 되도록이면 읽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할수 있을까요? 이 모든 의문점에 대한 간단한 제 답변은 절대로 "NO"라는 것입니다.

▶ 만화책의 위치

 여기 어떤 한 청년의 성장기를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그는 어렸을때 부터 책과 무척 친했다. 가정환경이 좋지 못해서 더 많은 책을 읽혀주지 못하는 부모님은 항상 안따까운 마음을 품고 계셨는데 어느날 6살짜리 어린아이에게 아버지께서 한권의 책을 선물해 주셨다. 그것은 다름아닌 만화책이었다. 그의 아버지께서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회장님 자녀분이 어렸을때부터 만화책을 읽고 자랐는데 훗날 S대 의학대학에 진학을 해서 당당한 의사로서의 직업을 선택한 것을 보고서는 "나의 아이도 만화책을 읽는다면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는데 도움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소망으로 아이에게 만화책을 건네준것이었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 때문에 제대로 된 새책 한권을 사주지 못한 부모님은 아이에게 미안해서였을까 그 이후로 회장님의 자녀분이 읽던 모든 책들을 한달에 몇십권씩 가져와서 아이에게 읽히기 시작한 것이다. 걔중에는 만화책뿐만 아니라 잡지책, 소설책, 동화책등등 6살 어린아이가 읽기에는 조금 버거울법한 책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살한살 나이를 먹어가던 아이는 청소년이 되어서도 책과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부모님께 받는 용돈을 한푼두푼 모아서 책의 종류를 불문하고 읽고 싶은 책들은 모두 구입해서 읽는 버릇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정 사정이 여의치 않을때는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빌려서 읽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그가 주로 구입해서 읽었던 책은 다름아닌 만화책이었다. TV영상이 최첨단형식으로 발달하지 않았던 그시기에 아이에게 만화책은 평소에 상상하던 일들을 직접 그림으로 보여주는 꿈의 공간이었다. 이를 통해서 때로는 우주로 날아가기도, 때로는 세계여행을 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못된 악의 무리들을 물리치도 했다. 그러한 만화책의 상상력을 이 아이는 어렸을때 부터 스펀지처럼 흡수하기 시작했고 만화책뿐만이 아닌 다른종류의 책을 읽으면서도 책속의 장면을 상상하며 그려보는등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창의력을 특별한 부모님의 교육없이 서서히 길러내기 시작했다. 

 독서에 빠진 아이는 활동력과 사회성이 부족할수도 있을법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많은 친구들과 함께 만화책을 비롯한 다양한 책을 함께 읽으면서 뜨거운 우정과 사랑을 나누었고 그 친구들과는 평생동안 함께할 사람으로서 성장하였다.

 그의 부모님은 만화책을 읽는 아이에게 단 한번도 꾸짖음이나 뭐라고 한적이 없으셨다. 만화책이면 어떠하고 그냥 활자만 인쇄되어 있는 책이면 어떠하리. 어쨋든 책을 좋아하고 책에 집중해서 책상앞에 오랫동안 앉아 있던 아이를 부모님은 뿌듯해 하셨다.

 청소년시절도 지나가고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는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대학생, 즉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되어 어느정도의 생활력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그는 어렸을때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환경때문에 읽지 못했던 책들을 미친듯이 탐독하기 시작했다. 그의 그런 활동은 대학생활에도 무척 큰 도움을 주었고 주변 지인들로부터 나름대로 인정받는 리더십도 갖춘 부모님이 바라보실때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는 시점에 부모님이 그토록 염원하시던 "의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나름 사회적으로 부모님의 얼굴을 부끄럽지 않게는 하지 않는 회사원으로 당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고 아직도 그의 방에는 만화책을 비롯한 다양한 책들이 수천권 쌓여 있는 상태이다.

 그의 친척동생들또한 어렸을때 부터 만화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던 그의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그의 만화책과 다른 책들을 한권두권씩 가져가서 읽고 있다. 그 친척동생들 또한 책의 효과라고 장담할수는 없지만 학교내에서 전교 1,2등을 달리는 칭찬받아 마땅한 중,고등학생이 되었다. 

 어른이 된 아이는 지금도 만화책을 무척 많이 읽는다. 다른 책들과 동일하게 구입해서 읽는다. 읽은후에 나름의 분석과 감상을 남기기도 하며 어렸을때부터 함께 해왔던 좋은 친구들과 나누어 읽기도 한다.

 아무도 그에게 만화책을 읽는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부모님은 그 어렸을때 만화책에 푹 빠져 있던 이 아이에게 단한번도 "만화책을 읽지 마라" 라고 하신적이 없다. 어쩌면 그러한 부모님의 모습때문에 이 아이는 책에 대한 옳바른 인식을 가지게 된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만화책을 통해서 다른사람들이 쉽사리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도 겪었다. 자신과 관심분야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마추어 만화비평동아리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으면 어떤 한 만화잡지에서 1년간 객원비평가로서 매달 글을 작성 해주기도 했다. 또한 군대에 입대하기전에는 "독자만화대상"이라는 해마다 시행되고 있는 만화행사의 팀원으로 참여하여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문화"면 1면에 사진과 함께 인터뷰 내용이 실린적도 있다. 게다가 평소 좋아하던 만화가들과 기분좋은 회식자리를 가짐으로서 지금까지 연락하고 있는 만화가들도 있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고등학교때에는 교지편집부로 활동하면서 그해의 교지를 "만화책특집"으로 만들어 버린적도 있다. (고등학교 교지에 만화책특집을 만들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의 방에는 많은 책이 쌓여있다. 책이 너무 많아서 꽂을 자리가 없기 때문에 그의 공부방과 서재는 따로 있다. 만화책 5,000권정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책"이라 부르는 책이 3000여권, 잡지책 7~800여권등. 그보다 더 많은 책을 읽으신 분들에게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죄송한 일일수도 있지만 나름 나이대에 비해서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에게 이책들은 그 책의 종류를 불문하고 든든한 "빽"이나 마찬가지 인것이다.

그의 책장에 꽂혀 있는 만화책들의 일부분. 앉아서 책을 읽기 위한 조그만 책상,의자와 함께 그의 방 사각에는 모두 책꽂이가 위치해 있고 만화책뿐만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꽂혀있다. 심지어 꽂아놓지 못한 책들은 박스에 예쁘게 포장이 되어 있기도 하다. 

 작성하다 보니까 너무 길게 나열이 되었는데 부끄럽지만 이 경험담속에 등장하는 아이는 다름아닌 필자입니다. 저는 어렸을때 처음으로 아버지를 통해서 만화책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 속에 표현된 그림과 문자의 뛰어난 상상력에 매료되어 스스로 창의력을 기르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부모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동을 해본적 없이 청소년시절을 보냈고 지금 또한 부모님께 만화책을 알게 해준 부분에 대해서 항상 감사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 입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이 조금 웃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말입니다. 저희집에서 만화책은 부모님에게도 제 동생에게도 제 친척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보물" 인것입니다.

 이렇든 모든 책의 종류를 불문하고 그것이 만화책이든 잡지책이든 "책"이라는 존재는 좋은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학습하고 읽는 법을 배우느냐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발생하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책들에 비해서 "만화책"이 국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그리 달갑지 않은 존재입니다. 만화책이 다른 책을 읽는데 방해를 준다, 만화책은 어렸을때나 읽는 것이다, 만화책을 읽으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만화책은 책이 아니다 등등의 확인되지 않은 근거를 제시하면서 색안경을 낀것이 확실한 듯한 말들을 누군가는 서슴없이 합니다. 책이라는 존재에 높고 낮음이 존재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만화책을 창작하는 만화가는 그림솜씨가 소설책을 창작하는 소설가들은 글솜씨가 좀더 좋을 뿐입니다. 그들이 책을 창작하는데 근본이 되는 상상력과 창의력에 누가 뛰어나고 누가 뒤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단지 표현하고 있는 방법이 틀릴뿐입니다.

 만화책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 그리 곱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툭 까놓고 이야기 해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단순히 "내가 만화책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화책은 읽지 않는 것이 좋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또한 생각외로 많은 것을 알고 계신가요?

▶ 교육효과로서의 만화책은 적절하지 못하다?

 제가 이렇게 긴 장문의 글을 이미지 하나 없이 작성하게 된 계기는 어제 우연한 기회로 한 블로그님의 포스팅을 읽게되었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그분이 가지고 계신 생각과 경험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단지 "만화책"에 대한 시선이 조금이라도 순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러한 글을 작성하게 된 것입니다.


나는 만화책을 햄버거에 비유한다..... (중략) .....아이는 점점 다른 음식에서 멀어져 햄버거만 고집하는 A같은 아이로 변해 버릴  것이다.
 만화책을 햄버거에 비유한 것은 나름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화책이라는 하나의 책에 비유를 하기에는 부족한점들이 있습니다. 이는 햄버거의 나쁜점에만 집중하고 장점과 좋은점은 일단 무시한채로 작성이 된 표현이니까요. 햄버거만 좋아하는 아이들이 분명 존재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햄버거라는 존재자체 때문에 그 아이는 햄버거만을 먹게 된 것은 아닙니다. 말씀대로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는다 하여 억지로 햄버거를 떼어내려 한다면 당연히 그 아이는 울음을 떠뜨리게 되어 있죠. 근본적인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아이가 어째서 햄버거만을 고집하고 있는지 다른 음식들은 먹으려 하지 않는지 말이죠. 아이는 말그대로 아이입니다. 자신이 좋으면 좋은 것만 찾고 싫으면 싫은것은 거부합니다. 아이들의 행동에 뚜렷한 지각과 생각을 통한 행동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것 또한 당연하게도 어른들의 의외의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변할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도대체 우리아이가 집에서 해주는 된장찌게나 김치찌게는 안먹고 왜 햄버거만 먹고 있을까? 에 대해서 부모님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을 한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막연히 햄버거가 안좋다고 교육시키면 아이에게는 역효과입니다. 햄버거가 나쁜음식은 아니지만 이러이러한 면에서 다른음식과 함께 먹어야 더 좋은 것이다. 햄버거만 먹고 자란 아이들은 이렇게 변한다. 달콤한 햄버거를 먹을수 있는 날을 정해보도록 하자. 엄마가 해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진짜 맛있는 햄버거를 사줄게. 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햄버거를 좋아하지? 엄마도 한번 먹어볼까? 엄마나 만들어주는 영양만점 햄버거를 한번 먹어볼래? 등등 아이와 타협하고 설득할수 있는 도구는 많습니다.

 아이와의 타협이라는 것이 약간은 웃긴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아이들은 작은것에 토라지기도 작은 것에 고마워하기도 하기 때문에 부모님의 교육여하에 따라서 행동은 하루에 수십번도 바뀔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만화책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명확한 탐구와 조사없이 단순히 다른 책은 읽지 않고 만화책을 읽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불안해서 이런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 부모님들을 아무도 만화책이 나쁜책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단순히 어떤책이든 읽는 것만으로 좋긴 하지만 만화책말고 다른 책들도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이 강할 뿐이죠. 만화책만 자주 읽는 아이와 함께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를 부모님께 되려 물어보셔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부모님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올바른 자세에 올바른 시간, 올바른 책들을 선택하고 읽을수 있는 방법을 아이에게 길러줄수 있으니까요. 아이의 손을 붙잡고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을 직접 구입해서 읽게 해준적이 있으신지? 아마도 만화책을 읽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님이 구입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이 만화책대여점에서 빌려온 만화책을 서로 돌려읽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책이라는 것도 하나의 돈을 지불하고 구입해서 읽는 "내것, 나의것" 이라는 인식이 강해진다면 쉽게 책을 대하지 못합니다. 만화책 또한 당당히 서점 한구석에서 판매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여타 다른 책들과 다를바 없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만화책을 선물해주면서 부모님또한 함께 만화책을 읽으며 이런만화책은 아이가 읽으면 안되겠다, 이런 만화책은 읽어도 되겠다라는 식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부모님도 만화책을 제외한 다른 일반적인 책들을 탐독하고 구입해서 열심히 읽는 모습을 함께 보여주십시오. 함께 독서하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할애해 보십시오.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부모님이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기고 어느순간에는 엄마아빠가 읽고 있는 책 또한 읽고 싶은 욕구를 느낄게 될 것입니다.

 만화책만 읽지마! 라는 강압적인 압박은 역효과인것은 충분히 설명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만화책만 읽는 것" 이지 "만화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부분을 너무 간과하고 계신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만약 아이가 만화책이 아닌 일반적인 책만 읽고 있다면 이런 고민상담을 했을까요? "우리 아이가 만화책은 안읽고 소설책과 자기계발책만 읽네요. 만화책좀 읽었으면 좋겠어요." 라는 고민상담을 하는 분들은 없지 않습니까? "우리아이가 된장찌게만 먹으려고 하고 햄버거나 고기는 안먹어요." 라는 것이죠. 이는 근본적으로 "만화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담에 대한 극단적인 처방은 되려 만화책을 나쁜것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 부모님들에게 " 아~ 진짜 만화책은 편식을 일으키는 나쁜책이구나." 라는 옳바르지 못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학부모님도 있지 않나요? "제발좀 만화책이라도 읽어라." 우리 아이들이 만화책을 통해서 어떻게 변하고 어떤 상상을 하게 되는지는 지금 현시점에서 쉽사리 파악할수 없습니다. 그 과정을 옆에서 올바르게 다듬어주는 것이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의 역할이 아닐까요?


그러면 왜 만화는 김치나 된장이 되지 못하고, 햄버거 같은 음식에 지나지 않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독서의 정의 가운데, 독자의 단계를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독자. 2단계는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글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까지 추론하는 독자. 3단계는 2단계를 넘어서서, 자기만의 사고로 창의적 해석을 하는 독자이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힘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2단계~3단계 독자의 사고과정 때문이다. 그런데,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서려면 문학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작가의 의도를 겉으로 드러낸 글은 독자의 흥미를 쉽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중략) 그런데, 만화는 애초에 만들 때부터 쉽고 즐겁게 읽기 위한 목적을 바탕하기 때문에 추론하는 사고과정을 위한 문학적 장치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만화책으로 2단계 독자를 넘어서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제가 이 포스팅을 읽고 발끈하기 시작한 것은 이부분에서부터입니다. 햄버거와 비유한것은 나름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글을 작성하신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만화책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는 부분은 여기서부터입니다. 독서의 정의 3단계를 설명하셨는데 여기에서 3단계까지 도달하는 아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만약 독서를 통해서 3단계까지 도달한다면 그 아이는 진짜 천재이기때문에 영재교육 보내야 합니다. 그 어떤 아이가 부모님품안에서 노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독서를 통해서 3단계의 자기만의 사고로 창의적 해석을하는 독자로 성장할수 있을까요? 지금 어른이 된 저조차도 책을 읽고 3단계까지 도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만큼 여기에서 설명하고 있는 독서의 정의에 대한 3단계는 아이들에게 적용시켜야 할 부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독서의 힘이라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수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아이가 책을 읽은후에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지 그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 이상 어떻게 알수 있을까요? 아이는 단순히 책을 읽고 재미있다라고 느낄수도 있고 여기서 말하는 3단계처럼 혼자서 상상하고 해석하는 창의적인 사고를 하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만화책이 애초부터 쉽고 즐겁게 읽기 위한 목적을 바탕하기 때문에 추론하는 사고과정을 위한 문학적 장치가 매우부족하다고요? 매우? 매우? 무엇을 근거로 만화책이 독서의 정의인 추론하는 사고과정을 위한 문학적 장치가 매우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해로운 만화책은 있습니다. 저 또한 읽기 꺼려질정도로 아무런 내용도 없고 오히려 악영향만 끼치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만화책 뿐만이 아닌 다른 책들에도 존재하는 부분입니다. 일부 만화책의 부정적인 영향때문에 현재 존재하고 있는 모든만화책들을 싸잡아서 "부정적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입니다.


 이글을 작성하신 분은 제대로 된 만화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를 되묻고 싶습니다. 만약 마음을 울리고 뜨거운 감동을 주고 일반적인 책 이상 버금가는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주는 만화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보셨다면 쉽사리 이런말씀을 못하셨을테니까요. 만화의 문학적 가치와 창의력, 상상력은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검증받았습니다. 단지 국내에서만 유독 만화가 차지하는 위치가 찬밥일뿐이죠. 독서의 3단계 정의에 대해서 무척 강조하고 계신데 우리 아이에게 독서를 하면서 "이런이런 생각을 하고 추론하는 학습능력을 기르고 문학적가치에 대해서 탐구해야해. 그렇게 책을 읽는거야." 라고 말씀해 보십시오. 그 아이는 아마도 속이 뒤틀리고 오바이트를 할 것이 분명합니다. 내가 책을 읽는건지 책이 나를 읽는건지 헷갈리게 말이죠.

 만화는 애초부터 즐겁고 쉽게 읽을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맞는 말씀입니다. 어른아이할것 없이 누구나 글보다는 그림에 익숙합니다. 아니, 익숙하다기 보다는 글보다는 그림을 좀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읽기 힘든 수십줄의 글보다 그림하나로 함축적인 의미를 파악하기 쉬울때가 많습니다. 글이 존재하기 이전에 그림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인간은 글로서 학습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림이라는 것으로 학습을 해왔습니다. 글이 없던 고대시대에 그림을 통해서 그들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것은 알고 계신지요? 인간은 원래 글보다는 그림을 인식하기 쉽다고 느낍니다.

 글이라는 것은 사람이 인식하기 위해서 3단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1단계는 읽는다. 2단계는 상상한다. 3단계는 지각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그림이라는 것은 여기에서 2단계를 생략해줍니다. 1단계 읽는다. 3단계 지각하고 이해한다. 이 두번째 단계의 생략이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지 알고 계신지요? 요새 고시생들이 공부하는 수험서들 또한 글보다는 그림으로 이해시키려고 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수험서 자체가 그림이 많이 포함되어 발간이 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만화책을 통해서 상상력을 길러왔습니다. 평소에 생각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해주는 만화책에 푹 빠져있었던 것이지요. 만화책은 애초에 쉽고 즐겁게 읽을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 맞습니다. 글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상상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어떠한식으로 책을 통해서 상상하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 만화책의 장점은 무시한채로 이제 만화책은 필요없다고 버려버리는 것이 옳바른 처사일까요?

 이는 마치 음식먹는 법을 가르쳐준 숟가락과 젓가락은 이제 버리고 고급스러운 스테이크를 먹을때 필요한 포크와 나이프만 사용해야 겠다라고 얘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만화책은 말씀하신 독서의 정의 3단계가 절대로 부족한 책이 아닙니다. 정정해야 합니다. "독서의 정의 3단계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만화책" 이라고 말입니다. 작가의 의도를 겉으로 드러낸 책은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린다? 너무 주관적인 기준에 의한 해석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어떤 독자들은 어려운 책은 싫어하고 작가의 의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책을 좋아하기도 하며 어떤 독자들은 말씀하신대로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지 않는 책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책들이 작가의 의도를 독자들의 해석에 맡긴다면 모든 책의 장르는 하나로 통일되야 할것 입니다. "추리소설"로.

학습만화는 어떤지 물어보는 학부모들도 많다. 모든 학습만화책을 샅샅이 훑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학습만화의 기본은 만화가 아니라 학습이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학습만화를 기획하고, 직접 쓰고 그린 작가가 그 학습이론을 아이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혼을 쏟았는지 짚어볼 필요는 있다.가장 좋은 학습만화는, 그 학습이론에 정통한 학자 본인이 만화책을 그리는 것이다. 과연 그런 학자가 만화를 재미있게 그릴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가 진짜 문제입니다. 학습만화를 물어보는 학부모님들이 많다고요? 확실히 제가 자라나던 시기보다는 학습만화의 종류가 무척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렸을때에도 한국사, 세계사, 동물, 식물, 지구 등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학습만화들은 존재했습니다. 학습만화는 어떤지 부모님들이 여쭈어 보았다는 것은 분명히 이 상담을 요청하진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대여점에서 빌려오는 만화책"을 읽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만화책"을 대여점에서 300원 주고 빌려다 볼수 있는 쉬운책이다라고 아이들에게 접하게 해주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만화책도 당당히 서점에서 제값을 주고 구입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다른책들과 다른것이 없다. 300원주고 빌려서 읽는 책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대여점에서 300원을 지불하고 만화책을 계속해서 읽는다면 그들 스스로 만화책은 값어치가 떨어지는 책이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입니다.

제가 만화책을 주로 읽고 만화책의 장점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 계기도 만화책을 빌려보는 책이 아닌 내가 제값을 주고 이 책을 창작한 작가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면서 읽는 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만화책을 구입해서 읽지 않고 300원을 주고 대여점에서 빌려읽기만 했다면 지금쯤 만화책은 300원짜리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겠죠. (그렇다고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빌려읽는 분들을 비판하는 말은 아닙니다. 만화책 대여점은 한국만화계의 현실상 필요악이 되어 버린 존재이거든요. 권당 300원씩 받고 빌려주는 만화책 대여점시스템조차 없으면 지금 한국만화계는 붕괴합니다.)

모든 학습만화책을 샅샅이 훑어보지 않으셨다고 했죠? 어쩌죠? 이는 학습만화책뿐만이 아닌 일반적인 만화책들 또한 샅샅이 훑어 읽어보지 않으셨다는 자신의 경험을 내뱉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모든 만화책들을 샅샅이 읽어보지 않으셨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수가 있는 것입니다. 학습만화의 기본은 만화가 아니라 학습. 이부분 공감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것 아시나요? 학습만화의 목적이 학습이기는 하지만 그 학습을 도와주고 있는 것은 만화입니다. 그렇다면 왜 학습만화의 장점과 특징에 대한 말씀을 안하시는 지요? 만화가 줄수 있는 학습의 효과에 대해서 언급을 안하시는지요?

학습만화를 기획하고 직접쓰고 그린 작가가 그 학습이론을 아이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혼을 쏟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요? 왜? 왜 짚어봐야 하는것이지요? 학습만화는 아이들에게 학습시켜주기 위한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내용집필을 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그것 아시나요? 대부분의 학습만화들은 "학습적인 내용을 편집하고 열거하는 그에 정통한 작가" 가 따로 있고 그 어려운 내용을 아이들이 알기 쉽게 풀어서 그림으로 그려주는 "만화가"가 따로 있습니다. 그 만화가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줄법한 이야기 소재가 아닌 다른 소재들이 풍부할뿐 절대로 그 학습내용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습만화에 참여하는 만화가분들은 나름대로 한국 만화판에서 인정받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학습만화가 아닌 자신만의 창작만화를 만드시면 많은 독자들이 열광합니다. 

최근에 발매된 만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만화책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이 만화책의 경우에 베르나르베르베르가 직접 만화책을 그렸을까요? 아닙니다. 국내 만화가 "김수박"씨가 그렸습니다. 대부분의 학습만화가 이런식입니다.

 단지 아이들에게 어떠한 내용에 대해서 학습이 필요하니까 만화가들이 우리의 학습내용을 쉽게 풀어서 만화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을 만화가들이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분명 만화가 혼자서 학습만화를 그리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요새 서점에 출간되고 있는 대부분의 학습만화들은 역사적인 검증이나 과학적인 논리에 대해서 확인하고 체크해주는 분들이 따로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쉬운 문제입니다. 아니 도대체 어떤 출판사에서 아무런 정보와 논리도 확실치 않은 내용을 만화가 한사람에게 맡겨 놓고 학습만화를 그리라고 할까요? 만약 그런일이 있다면 그 책이 출간이 되더라도 현명한 부모님들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그러한 학습만화책은 아이에게 읽히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학습만화가 어떤것인지 어떻게 아냐고 물어본다면? 이런 물음을 던진 부모님들에게 호된 질책을 해야 합니다. "어떤책이 학습효과가 뛰어난 책이고 어떤책이 학습효과가 불품없는 책인지 분간하고 선택해주는 노력도 없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려고 하고 있습니까? 차라리 책을 읽히지 마십시오. 아이들의 책 읽는 버릇은 부모님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라고 말입니다. 또한 그 작가가 책을 집필하는데 정통하고 혼을 쏟았는지 어떻게 알수 있나요? 약력? 경험? 출신? 만약 이러한 기준으로 책을 선택한다면 애시당초 책을 읽는 버릇이 잘못 든 것입니다.

그렇다고, 만화는 무조건 나쁘니 읽히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만화를 너무 탐닉하는 아이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학교, 도서관, 서점에서 재미있는 만화책을 잠깐씩 보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런데, 집에 다양한 만화책을 구비하고 있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만화책을 실컷 들여다볼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아이는 햄버거 같은 만화책에 점점 길들여지고 탐닉되어 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지금까지 만화책이 무조건 나쁜책이다라고 언급하시고는 이제와서 무조건 나쁘니 읽히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으신다니요? 이미 만화책은 나쁘다라는 바탕이 깔린상태에서 표현하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의 제목이 무엇입니까? "만화책좋아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할까?" 아닙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셔야지 그에 대한 해답은 전혀 없이 "만화책은 나쁘니까 줄여야 한다" 로 결론 맺으시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애초에 이 글이 작성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되려 부모님들에게 "만화책은 나쁘니까 읽히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참 애매하다. 어쨋든 방법은 모르겠지만 읽히지 마라." 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틀린가요?

 만화만을 탐닉하는 아이가 되도록 방치하면 안된다? 애시당초 이런 고민상담을 한 부모님들의 생각을 다시 한번 짚어가는 수준밖에 안되는 것 아닙니까? 이미 그 사실에 대해서는 부모님들도 알고 있습니다. 아이가 만화책만 읽으니까 고민이다라는 것을 말이죠.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해결책을 제시해달라는 부모님들에게 해결책은 커녕 다시한번 "만화책은 안좋다" 라고 말한것과 무엇이 틀릴까요?

 만화책을 잠깐씩 보는 것은 큰 문제가 될것이 없다? TV든, 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것들이 잠깐씩 보는 것은 문제가 될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조절하고 교육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것이죠. 그리고 잠깐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서 탐닉해도 문제가 될것은 없습니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근본적인 교육의 부족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이 스스로의 문제이니까요.

 똑같은 사물을 대하고도 아이들에 따라서 그것을 이해하고 지각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입니다. 만약 굉장히 잔인한 장면들이 난무하고 흉악범죄사건을 다루고 있는 만화책이 있다고 칩시다. 그만화책을 읽은 아이들중의 일부는 "아~ 이 만화속 장면들은 나쁜 내용이구나. 나는 이러지 말아야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나쁜일이야." 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아~ 이 장면들 화끈한데? 나도 해보고 싶다. 이런것은 괜찮은 것이구나. 나쁜짓하고 벌도 안받네?" 라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은 아이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몫으로만 남겨두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애시당초 우리아이가 어떤 해석을 할지 모르니까 안좋은 책들은 처음부터 차단해야겠다 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독서하는 법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입니다.

 집에 다양한 만화책을 구비하고 있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시간이 날때 만화책을 실컷 들여다볼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아이는 햄버거 같은 만화책에 점점 길들여지고 탐닉되어 가고 있는 중일것이다. 사실 진심으로 참 어리석은 문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미 이글을 작성하신분은 만화책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머릿속에 심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만화책에 대해서 이렇게 극단적인 표현들을 사용하며 부정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다른 단어들로 아무리 희석시키면서 미화시키시려고 해도 마지막 문구에서 말씀하시고 싶은 의도가 너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죄송합니다. 저는 집에 만화책이 너무 많거든요? 만화책을 언제든지 읽을수 있는 환경이 구비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햄버거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말씀대로라면 저는 햄버거만 탐닉하는 사람으로 성장했어야 하는 것인데요?


 아닌경우도 있다는 것을 강조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저와 같은 케이스를 두고 말이죠. 제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면 제 주변친구들도 어렸을때부터 만화책을 많이 읽었던 친구들인데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회사도 잘다니고 변호사도 있고 의사도 있고 작가도 있고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어쩌죠? 모두들 햄버거만 탐닉하는 어른이 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만화책의 장단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고 어떤식의 독서를 유도하고 부모님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으면 깔끔했을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 만화책 나쁘니까 읽히지마! 라는 식의 결론이 난것은 지금도 수없이 많은 만화들을 창작하고 있는 만화가들에게 모욕감을 준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쉬운 예로 이웃나라 일본. 만화책을 하루에 수십권씩 읽습니다. 어른? 아이? 구분 없습니다. 어른들도 당당하게 지하철에서 만화책을 들고 읽습니다. 그들이 왜 만화책을 어른이 되어서도 읽을까요? 어린시절부터 만화책을 읽으면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본인들이 모두 햄버거만 탐닉하는 사람들일까요? 일본이 현재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경제력, 문화력을 볼때 그들이 절대 햄버거만 탐닉하는 자들이 된것 같지는 않은데요?

다른 학부모 강의에 가서는 결정적인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러나 학부모들에게는 집에 있는 만화책을 모두 버리라고 강력하게 요구한다. 여기에 오는 아이들의 독서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님은 버리기 아까워서 이웃아이들에게 주거나 교회 같은 곳에 기증했다고 한다. 내 아이는 망치면 안 되고, 다른 집 아이는 망쳐도 된다는 것일까?
 이글을 작성하신 분께서도 명확하게 만화책만 읽는 아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님들에게 해답을 제시해주지 못하시기 때문에 다른 학부모강의에서 결정적인 말을 함부로 할수 없는 것은 아닌지요? 해답을 제시해주지 못하실 것이었으면 그냥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야 합니다. 이런 언급 한번으로 학부모님들이 만화책은 나쁜책이다라는 인식이 심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해보셨는지요?

 학부모님들에게 집에 있는 만화책을 모두 버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시다니요? 어떤근거로? 왜? 말입니까? 저는 그럼 만화책을 모두 버려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훗날 결혼후에 제 아이들에게 제가 읽었던 만화책들을 함께 다시 읽으려고 소장하고 있는데요? 어째서 버려야 하는 것이죠? 만화책이 독서환경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은 이분야에 일하시는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만화책과 함께 하는 학습효과와 독서환경에 대해서는 장점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것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은 제시해주지 않은채 만화책을 모두 버리라니요? 독서환경을 위해서? 어떤 독서환경을 위해서 만화책을 버려야 하는지 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아까워서 교회에 기증하거나 이웃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다? 다른 아이들에게 만화책을 주는 것이 내아이는 보호하고 다른아이는 망치는 길이다? 너무 위험한 발언이십니다. 만화책이 아이들을 망친다는 말씀을 결국하고 싶으셨던 것이었습니까? 저는 그렇게 밖에 들리지 않는데 제가 잘못해석하고 있는 것이라면 죄송하네요.

 얼마전에 블로그이웃분에게 만화책을 몇권 선물했습니다. 그분은 중학생자녀를 두고 계시고요. 그렇다면 저는 그분께 무척 죄스러운 행동을 한것 이군요. 혹여나 그분의 중학생자녀분이 제가 선물해 드린 만화책을 읽는다면 그아이를 망치게 되는 일일테니까요. 만화책 한두권정도 읽는 것은 괜찮다라고 반문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화책만 읽는 아이들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수 있다는 주장 자체가 가능성의 이야기 이듯이 단 한권의 만화책으로도 평소에 만화책을 잘 읽지 않던 한 학생이 잘못된 길로 들어설수 있다는 것 또한 가능성의 이야기이다. 단한권의 만화책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반대로 수백권의 만화책이 아이에게 어떤영향을 끼치는지 모두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일뿐 확실한 논리가 뒷받침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블로그에 다양한 만화책을 소개하고 있는 저는 많은 블로거분들에게 죄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네요. 죄송합니다. 이웃분들에게 피해를 끼쳐서요. 이웃분들의 아이들을 망치고 있네요. 그런데 저는 이 만화책들을 제가 결혼후에 낳을 제 아이들에게 읽힐 것입니다. 뭐, 망쳐도 할수 없죠. 저는 망치지 않게 할 자신이 있으니까요.

 주장하는 의견의 가장 중요한 논점이 "만화책만 읽는 아이들이 문제"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상담을 하는 학부모님들에게 뭐라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는 쉽지 않다" 라는 것또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논점과 너무나 엇나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것을 짚고 넘어가고 싶었을 뿐입니다.

▶ 문제는 만화책이 아니다.

 제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절대로 이 글을 작성하신 분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비판하려는 것일 뿐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개개인이 모두 틀리니까요. 하지만 서로의 생각에 무언가 오류가 있거나 모순이 있다면 그것을 옳바르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조언정도는 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잘못된 생각을 다른 누군가가 그대로 답습할수 있으니까요. 저는 만화쪽에서 일을 하는 사람도, 만화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사람도 아닙니다. 출판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만화책을 읽으면서 자라왔고 만화책을 통해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많이 알게된 한 청년으로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니까 혹여나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불쾌한 기분이 드셨다면 저로서는 어쩔수 없네요. 저또한 그 글을 읽고 불쾌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문제는 만화책이 아닙니다. 만화책의 단점에만 집중하는 아이들의 잘못된 습관에 있는 것일 뿐입니다. 그것을 해결할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하고요. 만화책을 없애는 것만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자동차 사고때문에 사람들이 다치거나 안타깝게 사망한다고 해서 지구상에 있는 모든 자동차........................없앨겁니까? 

제게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아이가 만화책만 읽는다고 고민상담을 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만화책이 나쁜책이 아닌것을 알고 계신가요?
2. 혹여나 만화책을 빌려읽고 있지 않으신가요?
3. 아이와 함께 만화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으신가요?
4. 아이가 읽을만한 만화책을 구별해본적이 있으신가요?
5. 부모님들 스스로 책을 읽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아이와 함께 읽고 계신가요?
6. 만화책 읽지 말라고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계시지는 않은가요?
7. 만화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아이에게 설명해준 적 있으신가요?
8.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에서 진지하게 책을 읽으면서 골라본적이 있으신가요?
9. 깨끗한 새 책 혹은 만화책을 아이에게 선물해준 적 있으신가요?
10. 스스로 만화책은 나쁜책이다라고 은연중에 생각한적이 있으신가요?
11. 만화책을 통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내도록 옆에서 조언을 해주면서 읽도록 한적 있으신가요?
12. 다른 아이들도 만화책만 읽는지 확인해본적 있으신가요?
13. 학습만화를 직접 읽어본적이 있으신가요?
14. 학습만화를 고를때 아이옆에서 함께 골라주신적이 있으신가요?
15. 만화책이든 만화책이 아니든 모든책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시나요?
16. 서서히 만화책을 읽는 횟수를 줄이고 다른 책들에 취미를 붙이도록 옆에서 다독여 주신적 있으신가요?

 
 제가 이렇게 누군가 기분나빠할수도 있는 포스팅을 작성한 것에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단지 만화책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조금은 부드러워지고 하나의 문화컨텐츠로서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고 읽히는 수많은 "책"의 종류중에 한부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입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가지각색의 책을 읽고 있는 우리들 모두는 스스로 혹여나 은연중에 만화책이라는 책은 별반 영양가 없는 책이기 때문에 진정 책을 즐길줄 아는 독자들은 읽기 어렵고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철학적인 책을 읽어야 한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으신지 곰곰히 스스로에게 반문 해 보아야 합니다.

 읽어주는 사람 별로 없고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서 인기도 없는 "만화" 카테고리에 주로 글을 올리는 이유도 이 카테고리에 제대로 된 만화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문화가 형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도 연관이 있는 부분이니까요. 언젠가는 어른들도 어렸을때의 추억으로만 만화책을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자녀분들과 함께 즐겁게 만화책을 비롯한 다양한 책을 함께 읽을수 있는 문화가 형성이 되고 한국만화가들도 그러한 환경에서 멋진 작품들을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해 끊임없이 만들어 낼수 있는 문화가 형성이 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친구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고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제 친구 한명은 학생때부터 저와 함께 만화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여학생이었던 그 친구는 중학교 시절, "NANA"라는 만화책을 읽고 이 만화책의 작가인 "야자와 아이"에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어왔습니다. 또한 "야자와 아이"가 만화속에서 표현하는 캐릭터들의 개성넘치는 의상을 보고 자신의 꿈을 "패션 디자이너"로 일찌감치 정해놓았습니다.

 대학진학도 수시입학으로 "패션디자인학과"에 입학을 했으며 어린시절 꿈꾸어 왔던 "패션"에 대한 동경과 만화가 "야자와 아이"대한 감사함을 늘상 지닌채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결국 그친구는 졸업직전에 패션의 본고장인 미국"뉴욕"의 한 대학으로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석사과정을 끝낸후에 "뉴욕"에 있는 한 패션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디자인은 "아동복"이라는 결론을 내고는 패션에 대한 더 큰눈과 사업적인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중국"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아동패션"일이 얼마나 통하는지를 확인하고 때로는 패션디자이너의 눈으로 때로는 사업가의 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방법을 열심히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신의 미래를 정해준 만화가 "야자와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 일본으로 떠나기도 했습니다. 결국 만화가 "야자와 아이"를 만났고 그에게서 다양한 영감을 받을수 있었다고 합니다. 훗날 제 아이가 입을 옷을 내 친구가 디자인할것이라는 상상을 하면 너무나 흥분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제게는 이런 친구가 있습니다. 이친구도 어렸을때부터 만화책을 사랑했습니다. 그녀와 함께 나누었던 다양한 꿈과 희망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직까지 제 삶에 커다란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함께 이야기한 주제의 중심에는 만화책이 항상 있었으니까요. 절대로 만화책은 저와 제 친구에게 해가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집중하고 노력할수 있는 도움을 주었습니다.

야자와 아이라는 일본만화가의 "NANA"라는 작품. 이 친구는 이 만화를 통해서 자신의 진로와 꿈을 일찌감치 정해 놓고 고등학교때부터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어느 누가 만화책을 해만 끼치는 불량품이라고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