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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컷만화의 최종진화형 "저수지의 걔들" (下)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만화 읽어주는 남자

한국 4컷만화의 최종진화형 "저수지의 걔들" (下)

☆북극곰☆ 2010. 10. 1. 07:00



▶ 최종진화 세번째, 멈추지 않는 개그본능

 필자가 "저수지의 걔들""한국 4컷만화의 최종진화형"이라고 주장하는 세번째 이유는 "멈출줄 모르는 개그" 때문입니다. 본래 4컷만화는 짧은 컷안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장르의 특성상 "개그만화"가 많습니다. 아직 필자가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도 많기 때문에 모든 "4컷만화"가 그렇다고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경험해본 바로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개그"를 주 컨셉으로 한 만화들이었습니다.

 애시당초 "개그물"이 아니라 "장편스토리물"로 갈것이었으면 작가 스스로가 "4컷만화"를 선택하면 안될일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수지의 걔들" 또한 "개그물"이라는 특징 자체는 특별하게 평가받을 요소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수지의 걔들"의 개그는 독특합니다. (上)편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일정한 스토리의 진행선이 확실하게 있고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들의 개그는 어색하거나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독자들에게 억지웃음을 유발시키려고 하지 않는 다는 것 또한 "저수지의 걔들"의 특징인데 보통 "개그만화"들은 "그쪽바닥(?)"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개그코드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대중들 모두를 섭렵할만한 "개그만화"는 많지 않다는 것이지요. 특정한 계층만을 주타겟층으로 삼고 있는 "개그만화"들은 그들사이에서는 "대박"일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쪽박" 입니다.

 또한 현재 "개그만화"라는 장르로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들의 대다수가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내용들로 "한방웃음"을 노리고 있다면 "저수지의 걔들"은 배꼽을 잡고 웃을만한 커다란 개그는 없지만 독자들에게 부담감 없는 웃음을 선사합니다.

 TV예능프로그램으로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개그만화"들이 "무한도전, 1박2일같은 버라이어티 개그프로"라고 한다면 "저수지의 걔들"은 "개그콘서트나 유머1번지같은 정통 코메디프로"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 최종진화 네번째, 깔끔하면서도 디테일한 그림체

 필자가 "저수지의 걔들""한국 4컷만화의 최종진화형"이라고 주장하는 네번째 이유는 "깔끔하면서도 디테일한 그림체" 입니다. "4컷만화"는 적은 컷안에 함축적인 표현을 모두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그림체가 간단명료합니다. "4컷만화"가 너무 그림체가 디테일하면 자칫 지저분해 보일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4컷만화"들은 무게중심이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4컷만화인 "아즈망가 대왕"만 해도 등장하는 주인공들외에 배경이나 주변사물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습니다. 있다하더라도 특별할 것 없는 경우가 많죠. 

 또한 일반적인 "4컷만화"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자세하게 읽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 모를정도로 흡사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단 한번의 펜선으로 굉장히 간단하고 심플하게 작화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어쩔수 없는 "4컷만화"의 특징을 "저수지의 걔들"의 작가인 "이동욱"은 통쾌하게 깨뜨립니다. 

 적어도 "4컷만화"에서만큼은 "디테일함과 깔끔한 그림체"를 동시에 갖추기가 힘든데도 불구하고 "이동욱"작가님은 "저수지의 걔들"을 통해서 그러한 "고정관념"을 탈피시킵니다. 그야말로 대단한 능력이라고 할수 있죠. 어쩌면 "저수지의 걔들"이 지니고 있는 장점중의최고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측이 일본4컷만화인 "아즈망가대왕" (우)측이 한국4컷만화인 "저수지의 걔들". 두작품 모두 필자가 좋아하는 만화들이다. 만화를 읽는 독자들의 개인적인 시각차이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측"저수지의 걔들"이 (좌)측의 "아즈망가대왕"보다 진일보한 스타일의 "4컷만화"라고 본다. "4컷만화"에서 "개그, 스토리, 깔끔한 그림체, 디테일한 그림체, 배경작화, 인물표정"등을 한번에 담아내기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쉽지 않은 일을 "저수지의 걔들"이 100%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소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 한마디로 "저수지의 걔들"은 꽉 차보이는 느낌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조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 최종진화 다섯번째, 4컷만화답지 않은 작화설정

 필자가 "저수지의 걔들""한국 4컷만화의 최종진화형"이라고 주장하는 다섯번째 이유는 "4컷만화 답지 않은 작화설정" 입니다. 보통 만화가들은 한작품을 창작해 내기전에 사전조사및 사전작업을 꽤 오랜시간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토리와 배경설정은 기본이요 인물설정및 참고자료들까지 여느 예술작품 못지 않게 준비를 많이 합니다.

 그중에서 실제 만화속에서 설명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인물이나 사물을 설정하고 그것에 대해서 자세하게 만화가 스스로 기록을 하는는 과정이 있습니다. 사실 만화가들에 따라서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보통 자신의 작품이 좀더 단단하고 헛점없는 작품으로 만들려고 욕심부리는 만화가들은 이러한 "설정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반복합니다.

 "저수지의 걔들"은 앞에서 누차 설명했다시피 "4컷만화"입니다. 일반적인 "장편만화"에서 만화가들이 거쳐가는 과정인 "설정과정"을 생략해도 별 탈이 없는 만화장르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동욱"작가님은 아무리 "4컷만화"여도 자신이 "만화가"라고 불리는 것에 한점 부끄러움이 없을려고 노력했었던 듯 싶습니다.

 왜냐하면 "4컷만화"치고는 과할정도로 "작화설정"을 꼼꼼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한컷 등장하고 없어지는 엑스트라인물이나 사물이어도 그에 대한 기본 팬터치및 배경이야기를 작품을 창작하기 전에 이미 결정짓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래의 참고 이미지들을 보면 좀더 쉽게 알수 있습니다.  


 우주복, 우주선, 외계생명체, 잠수정등등 만화속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작화설정및 배경설정을 꼼꼼하게 기록해 놓은 "이동욱"작가님의 작화수첩의 일부분이다. (단행본속에 팬서비스 차원에서 제공되고 있다.) 이런 설정과정은 나름 이름있는 만화가들과 장편만화를 창작하는 만화가들에게는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과정이지만 이를 생략하는 만화가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동욱"작가님이 "신인만화가"였고 첫작품이 "4컷만화"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굉장한 정성과 노력이라고 할수 있다.

 실제 만화속에서 이런 꼼꼼한 설정들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작품속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 외에 이런 만화가의 노력과 정성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어떤 독자가 해당만화가를 싫어할수가 있겠는가?

▶ 최종진화 마지막, 일상탈출

 필자가 "저수지의 걔들""한국 4컷만화의 최종진화형"이라고 주장하는 마지막 이유는 "일상탈출"입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이동욱"작가님은 기본적으로 "4컷만화" 외에 "장편만화"에도 소질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짧은 에피소드형식의 이야기만 그려온 만화가들은 그들 스스로 그러한 만화만 그릴수 밖에 없는 단편적인 능력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여태껏 그려오던 만화스타일과 다른 만화를 그리려면 그에따른 스트레스와 노력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죠.

 하지만 "이동욱"작가님은 "4컷만화"밖에 그릴줄 모르기 때문에 "4컷만화"를 그린것은 아니라고 추측됩니다. "4컷만화"를 기본틀로 하고는 있지만 때때로 특정한 에피소드에서는 일반적인 "장편만화"의 컷분할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필자는 "4컷만화"에서의 "일상탈출"이라고 표현 했습니다. 바로 아래 그림을 참고해 볼까요?


 이장면은 "저수지호"의 대원들이 홍일점캐릭터인 "메이"를 만나게되는 첫장면이다. 잘 들여다보면 "4컷"이 아니다. 이런식으로 "이동욱"작가님은 특정한 에피소드는 "4컷만화"로 그리지 않고 이런식으로 20~30페이지 분량의 장편만화 스타일로 만화를 그렸다. 다른 "4컷만화"에서도 흔하게 찾아볼수 있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한국 4컷만화"에서는 당시만 해도 드문 현상이었다. 게다가 애시당초 작화설정부터 그림체까지 꼼꼼하고 세밀하게 그려왔던 "이동욱"작가님이였기 때문에 이러한 "장편만화"형식의 컷분할과 스토리진행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일반적인 "4컷만화"에서는 팬서비스차원에서 이런식으로 그려진다면 "저수지의 걔들"에서는 팬서비스차원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그려진 느낌이랄까? 

 가정이긴 하지만 "저수지의 걔들"이 완결되고 "이동욱"작가님이 새로운 작품을 그렸다면 십중팔구 "장편만화"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 쓰리잡을 뛰고 있었던 이동욱작가의 마지막작품?

 가장 처음에 밝혔다시피 이작품은 "5권"으로 미완결된 작품입니다. 5권의 마지막장면도 이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입장에서 "6권" 그 이상을 기다리게 만드는 재미가 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다음권의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더이상 "저수지의 걔들"은 발간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안타깝습니다. 조금만 더 연재를 계속하고 미완결이 아닌 완결로 끝을 맺은 후에 다른 만화작품들을 통해서 "이동욱"작가님이 만화가로서의 직업을 계속 유지했다면 어땟을까 상상해 봅니다. 그렇게만 되었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만화계를 이끌어가는 능력 출중한 만화가중의 한명으로 자리매김 했을텐데 말이죠.

 이런 유망한 만화가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져버리는 한국만화계의 열악한 현실도 내심 아쉽습니다. "저수지의 걔들"이 더욱더 안타까운 명작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이러한 "이동욱"작가님의 개인적인 능력때문만은 아닙니다.


 서글프게도 "아즈망가 대왕" 처럼 그 흔한 "일러스트" 한장 찾기 어려운 "저수지의 걔들"필자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타까운 작품중의 하나이다. (이 일러스트 한장도 겨우 찾았다.) 언젠가 새로운 "저수지의 걔들"을 읽을수 있는 날이 꼭 오리라 믿는다. "이동욱"작가야 말로 한국만화가다운 만화가중의 한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당시만해도 가장 컸었기 때문에 말이다.

 "한국 4컷만화"로서 새지평을 열수도 있었을 법한 이만화가 일부 서점에서 "떨이" 형식으로 권당 "500원"씩 팔렸던 사실은 필자로서 상당히 가슴아픈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중고책도 아니라 랩핑도 뜯지 않은 새책이 권당 500원에 판매가 되었었다.) 지금은 그마저도 절판이 되어 현실적으로 이작품을 책으로 접할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예전에 구입했던 책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읽어보고 싶을때 언제나 책장에서 꺼내어 읽을수 있지만 이렇게 재미있고 유쾌한, 재기발랄한 작품이 많은대중들에게 읽히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죠.

 이 만화를 "부킹"에 연재할 당시에 "이동욱"작가님은 군대를 갓제대한 복학생이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개인적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화를 그리면서 한마디로 "쓰리잡"을 뛰고 있었던 것이지요.

 스스로 불완전한, 미숙한 만화가라고 생각하고 작품활동을 자유로이 하기 위해서 없는시간을 쪼개가며 현실속에서도 열심히 살았던 만화가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기회만 된다면 "이동욱"작가님이 "저수지의 걔들 시즌2"를 어떤형식으로든 다시 그려주었으면 합니다. (만약에 시즌2가 발간된다면 5권씩 구입할 의향도 있습니다.) 또한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작품에서 "이동욱"작가님 이름 석자를 발견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가 "한국 4컷만화의 최종진화형"이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저수지의 걔들". 꼭 한번 읽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어쩔수 없습니다. 읽을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라고 끝나면 뭔가 허전하죠? 읽을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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