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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팝그룹가수의 MP3파일을 14년동안 찾아다녔습니다. 본문

순수 음악 이야기

무명 팝그룹가수의 MP3파일을 14년동안 찾아다녔습니다.

☆북극곰☆ 2010. 8. 30. 09:20
(프롤로그) 팝음악에 미쳐있던 한 아이.

 과거에 굉장히 좋아했었던 무언가에 대한 정보 혹은 사진등을 요즘에 와서 찾아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당시에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었거나 유명했던 것들은 그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 10,000명중에 1명 있을까 말까 한 정도로 대중들의 안중에도 없었던 것들은 그 정보를 지금에 와서 찾아보거나 열람하기가 하늘에 있는 별을 따기만큼 힘듭니다. 


 누군가 이런말을 할수도 있겠죠. 해외사이트들도 자유롭게 돌아다닐수 있는 인터넷환경상 아무리 오래되고 유명하지 않았던 것들도 웬만해서는 그 자료를 찾을수 있다고……. 맞습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쉬지않고,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찾을때까지 해외사이트들을 총동원해서 발품을 판다면 언젠가는 찾을수는 있겠죠. 하지만 이런 엄청난 수고와 노력을 기울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컴퓨터만 할거니?)

 중학교시절, 팝송에 미쳐있었습니다. 당시에 세뱃돈, 용돈을 한푼두푼 모아서 틈틈히 사모았던 테이프만 몇백개인지 셀수 없을 정도이지요. 요즘처럼 노래는 MP3로 듣고 음반은 수집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한번 구입한 테이프는 늘어날때까지 듣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죠. 

 중학교때 제게 외국 팝가수에 대한 정보를 주었던 프로그램은 "[V]채널"이라는 외국TV음악프로였습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V]채널"을 틀어 놓았었고 다른 볼일을 보다가 순간적으로 귀에 "쏙"하고 들어오는 팝가수의 노래가 들리면 바로 TV앞으로 가서 해당 가수의 이름과 노래제목을 체크해 두었다가 동네에 있는 조그만 음반점에서 구입을 하곤 했었죠.

※ 이 마크를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

★ 여기까지 포스팅을 읽은분들을 위한 경고문: 이 포스팅은 엄청난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 뿐더러 이미지도 별로 없습니다. 띄엄띄엄 읽는다면 "폴라베어뱅크 오늘 더위먹은 소리하는구나!" 라는 말과 함께 육두문자가 입밖으로 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당최 무슨소리를 하는지 알아들을수가 없다는 말이죠. 컴퓨터앞에서 장시간동안 해당포스팅을 읽을수 있는 시간적여유가 있는 분들만 정독해 주세요. BUT! 재미와 감동은 보장합니다!

(1막) 카세트테이프 시대의 종결. MP3+MD 시대에 현혹되다.

 Bed & Breakfast라는 팝그룹가수는 1995년에 데뷔한 독일의 4인조 아이돌그룹입니다. (2집때는 3인조로 활동) 국내에 정식1집이 발매된 년도는 1996년. 다시 말하면 제가 Bed & Breakfast라는 가수를 알게되고 1집앨범을 구입한 해는 지금으로부터 14년전인 1996년이라는 얘기입니다.

 당시 학생신분의 주머니사정으로 CD를 구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할수 없이 항상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은 테이프로 구입을 할수 밖에는 없었고 나름대로 위안을 삼으려고 "테이프도 소장하고 있으면 몇십년이 지나도 듣고 싶을때 들을수 있다" 라는 희망(?)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죠. 

 그런데 이게 웬일? 인터넷환경과 IT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워크맨을 들고 다니면서 테이프의 A면과 B면을 뒤짚어 가며 음악을 듣는 시대는 생각보다 일찍 종결이 된 것입니다. 

※ 너는 나에게 편리함과 동시에 고통을 주었다!! 해당제품은 본내용과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

 처음에는 MP3플레이어의 편리함과 성능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과거에 열혈과 필중을 걸고 청춘을 불태웠던 "카세트테이프"들은 마치 "토이스토리"의 주인공이 "옛날장난감"을 내팽겨치듯 버려지고 말았죠.

 그러던 중 어느순간 문득 "과거에 테이프로 즐겨듣던 음악들을 MP3플레이어에 저장하여 듣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던 팝가수, 국내가수, 일본가수들의 MP3파일을 하이에나처럼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녔죠. (당시에는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죄책감이 확립되어 있던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예전에 노래를 불법으로 듣지 않고 카세트테이프를 구입해서 들었다! 나는 돈주고 살만큼 샀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불법으로 다운 받아도 상관없다!등등.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논리를 펴고 있었죠. 지금생각하면 국내 음반산업에 몸쓸짓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관계자분들에게 고개숙여 사죄합니다. 지금은 안그래요.)  

(2막) 어리석음을 깨닫다.

 생각보다 과거에 즐겨듣던 노래MP3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유명한 곡들이야 손쉽게 "나우누리, 천리안"등을 통해서 구할수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유명하지 않은 곡들은 도통 찾을수가 없었죠. 결국에 꽤 많은수의 음악들은 찾는것을 포기했고 "정말 듣고 싶을때 카세트테이프를 통해서 듣자"라고 결심했죠. 

 하지만 이런 결심도 잠시. 결국 MP3플레이어의 편리함과 용이함에 넋놓고 빠져들면서 과거음악들은 듣지 않고 최신음악들만 듣게되는 형국이 되어버렸죠. 그때는 몰랐습니다. 왜? 좋았으니까. 편했으니까.

 대학교진학과 동시에 나름대로 인터넷과 컴퓨터에 익숙한세대라고 생각하고 생활했습니다. 바쁜현실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도중,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우리음악이 듣고 싶지 않니..니니니니니니~~? 너가 어렸을때 즐겨 듣던 음악들을 듣고 싶지 않니..니니니니니~~? 우리를 잊은거..니..니니니니니~~~? 너가 그렇게 좋아했던 우리를 까먹은..거..니니니니니~~?"

"으... 도대체 너희는 누구야? 누구야!"

 그렇습니다. 과거에 제가 사랑했던 팝가수들의 음악들이 저를 찾는 목소리였습니다. 창고에 쳐박힌 신세가 너무 힘들다고 외치는 카세트테이프원령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은연중에 과거에 듣던 팝음악들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귀가후 집안 어딘가에 쳐박혀 있던 카세트테이프들에게 몇년만에 햇빛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북하게 쌓인먼지가 마치 그들의 눈물처럼 보이더군요.

"미안하다. 미안해! 내가 너희를 잊고 있었어! 이제 두번다시 너희를 내팽겨치지 않을게!"

그러나…, 그동안 그들에게 무심했던 저에게 하늘은 벌을 내려주신 것일까요. 카세트테이프를 들을수 있는 도구가 집안에 하나도 없었습니다. 과거에 하루 24시간을 함께 했었던 워크맨도 고장. 거실에 있는 전축도 고장. 방안에 있던 조그만 카세트라디오는 오래전에 쓰레기통으로 직행. 카세트테이프를 들을수 있는 방법이 무엇하나 남아있지 않았죠. 절망하려던 순간!

"그래! 내가 너희를 재탄생시켜줄게! 요새는 돈주고 MP3파일을 받을수가 있어! 앨범하나를 통째로 받을수도 있다고! 그리고 과거에는 찾기 힘들었던 명음반들도 새롭게 MP3로 제공되고 있는 것들이 많아! 너희 모두를 새롭게 나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수 있다고! 나만 믿어!"

 꾸준한 노력끝에 과거에 듣던 팝음악들의 대부분을 MP3로 구할수가 있었습니다. 약속한대로 새롭게 재탄생시켜서 MP3플레이어로 언제어디에서나 손쉽게 들을수 있게 된것이죠.

그런데 뭔가 허전했습니다. 뭔가 큰것이 빠진듯한 느낌이었죠. 도대체 그게 무엇이지? 하는 순간!

"나는? 나는 왜 MP3로 재탄생 시켜주지 않는거야? 우리야. 우리 Bed & breakfast 잊었어?"

과거에 열광했던 팝그룹 "Take That", "Ace of Base", "Spice girls", "Hanson", "Boyzone", "Michael learns to Rock", "Oasis" 보다 100배는 소중하게 아끼고 좋아하던 "Bed & Breakfast"의 음악이 빠져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테이프는 다행히 없어지지 않고 창고에 있었습니다.)

 "내가 이친구들을 빠뜨렸을리가 없는데? 도대체 왜 빠져있었던 것이지?"

▶ (3막) 언제나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다가온다.

 인지도. 유명세. 대중성. 이것들중에서 어느 하나도 "Bed & Breakfast"는 갖추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은곡들이라고 생각했던 음악들이 국내에서는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이죠. 본고장인 독일에서도 2집앨범 발표후에 하락곡선을 그렸는지 2집발표이후 그 어떤 소식도 들을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수는 없는 일이었죠. 미치도록 "Bed & Breakfast"의 음악이 듣고 싶었으니까요. 그것도 MP3플레이어로 재탄생 시켜주어서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하고 싶었다는 열망이 컸습니다.

 다년간 수행한(??) 인터넷실력을 총동원하여 "Bed & Breakfast"의 MP3파일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Bed & Breakfast"의 MP3파일은 커녕 그들에 대한 어떤정보도 찾아볼수가 없었죠. 불길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을 스쳐가면서 식은땀이 두뺨위로 흘러내렸습니다.

"이거, 불안한데. 쉽지 않겠어. 내 생애 최대 위기다."

 알아 들을수 없는 외국어가 넘실대는 해외사이트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 범위안에서 "Bed & Breafast"의 정보를 찾아내기 위해 "다음, 네이버, 구글, 야후, 프리첼, 나우누리, 천리안"등등, 손닿는 곳은 모두 이잡듯이 찾아다녔습니다. 그 결과……….


"으잉? 숙박업소? 숙박업소 정보가 왜나와!"
 
그렇습니다. "Bed & breakfast"는 원래 영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와 숙박을 해결할수 있는 여관을 의미할때 쓰이는 단어입니다. 한마디로 외국에서는 "숙박업소"의 의미로 쓰인다는 말이죠. 상황이 이러하니 외국숙박업소에 대한 정보가 검색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런....젠장맞을....내가 그걸 몰라서 지금 찾아다니는 거냐? 어떻게 제대로 된 정보가 하나도 없는거야!"

이곳에도 저곳에도 없었습니다. 결국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나타났지요.

"MP3파일은 이제 원하지도 않는다! 최소한 그 흔한 사진한장 혹은 정보라도 좀 보여줄수 없겠니?"

(4막) 개미눈꼽만한 성과. 하지만 세상을 다 얻은듯한 기분.

 이런 제 염원을 담은 목소리에 하늘도 마음이 흔들렸던 것일까요? 구글을 통해서 "Bed & Breakfast"사진 두장! 단 두장! 세장도 아니고 두장!을 구할수가 있었습니다. (이때가 아마도 2004년 여름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감동이었죠. 그렇게 찾아다니던 "Bed & breakfast"의 사진을 두장이라도 구할수가 있었으니까요)

 언젠가 쓰일날이 올것같아서 컴퓨터에 7년동안 저장해두었던 "Bed & breakfast"이미지사진을 공개합니다. (원본크기 그대로)





 
※ (좌) 1집앨범 자켓사진. 4인조로 활동. (우) 2집앨범 포스터사진. 3인조로 활동 ※

 도대체 이 촌스러워 보이는 외국인은 누구냐? 내가 알고 있는 핸섬한 외국인이 아니야! 라고 말하는 분은 안계시겠죠? 16년전 가수이니 당연히 촌스러울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단2장의 이미지사진을구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했던 것입니다.

 비록 MP3파일을 구할수는 없었지만 이미지사진이라도 구한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그들의 노래를 워크맨을 통해서 아침저녁으로 듣을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하고 소중했던 10여년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5막) 실낱 같은 희망을 발견하다.

 이미지사진을 2장 구하기는 했지만 틈나는대로 그들에대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다녔습니다. MP3파일을 구할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릴수가 없었죠. 그렇게 하루하루를 해외사이트들 및 국내 포털사이트 곳곳을 이잡듯이 뒤진결과 새로운 정보를 발견할수가 있었습니다.

 해외사이트에 업로드된 "Bed & breakfast"의 1집앨범 타이틀곡인 "If you were mine"의 뮤직비디오가 그것이었죠.  그들의 1집앨범과 2집앨범에 수록된 총 30곡의 노래중에서 단 한곡이라도 다시 들을수 있다는 기대감에 플레이 버튼을 눌렀지만……. 

 음질이 "DOG떡" 이었습니다. 영상은 기대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내가 지금 그들의 30곡 모두를 듣겠다는 것도 아니고 1집앨범 타이틀곡인 "If you were mine" 딱 한곡을 듣겠다는데 이런식으로 나오다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건 뭐 무한재생플레이를 할수도 없는 수준이었죠. 

 결국 그렇게 또 한번의 좌절을 맛보고 있는 도중에 친구가 아주 소중한 정보를 주었습니다.

"작년인가? 다음뮤직에서 서비스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너가 맨날 찾아다니길래 나도 한번 검색해봤어. 분명히 다음뮤직에서 본것 같아. 적어도 듣고 싶을때 돈주고 들을수는 있지 않을까?"

 평범해 보이는 친구의 이 한마디는 제게 FBI기밀정보보다도 소중하고 중요한 내용이었고 귀가하자마자 다음뮤직에서 "Bed & Breakfast"를 검색했습니다.

 친구의 말대로 진짜 그들의 음악이 앨범통째로 다음뮤직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아자아자! MP3플레이어로 들을수 없다는 것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적어도 컴퓨터로 들을수는 있겠구나!!!! 눈물난다! 눈물나!"


 그런데 이게 왠걸? "Bed & Beakfast"의 1집과 2집 음반에 실려있는 노래의 리스트만 올라와 있고 옆에 있는 플레이버튼이 눌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음원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이죠.


"18.......18..........18.............."


(6막) 자포자기

 "제기랄…. Bed & Breakfast의 음악을 컴퓨터나 MP3플레이어로 듣고 싶을때 들을수는 없는 것인가? 이대로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그래, MP3 파일을 구하는 것은 마음 편히 포기하자. 그리고 조만간 중고카세트테이프 오디오라도 구입하자. 집에서나마 과거에 구입했던 테이프로 들을수 있다는 것이 어디냐?"

 그렇게 카세트테이프를 돌릴수 있는 "오디오"를 중고시장에서 구입했고 10여년만에 그들의 노래를 들을수 있다는 기대감에 재생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예상했던대로 "테이프"는 늘어나 있었고 알수없는 매아리만 괴기스럽게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테이프"가 늘어나면 어떤소리가 나는지 알고 있는 분은 그때당시의 제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실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할수 있는 방법은 모두 총동원했다고 생각한 저는 이제는 더이상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깔끔하게 포기를 했습니다. 추억속에서나 존재하는 그들의 음악을 그리워하면서…. 다시는 들을수 없다는 슬픔에 눈물을 흘리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시름시름 앓았다는….

진정 그는 "Bed & Breakfast"의 음악을 두번다시 들을수 없게 된 것일까? 방법이 있다면 도대체 그 방법은 무엇일까? 눈물과 감동의 대반전 스펙타클 서사시!下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