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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 못하면서 무슨 결혼식 축가를 불렀다는 거야? 본문

순수 사는 이야기

노래도 못하면서 무슨 결혼식 축가를 불렀다는 거야?

☆북극곰☆ 2010. 8. 9. 06:30
  

 정말 간만에 편안하게 쉴수 있었던 주말이었습니다. 워낙 더운 것을 싫어하다보니까 여름에는 밖에서 데이트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어제는 말복이어서 맛있는 것도 먹을겸 여자친구와 밖에서 데이트를 즐겼죠. 역시나 덥더군요. 하루종일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다녔습니다. 그런 제가 안타까워 보였는지 영화한편 관람하고 난 후로 대부분의 시간을 시원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그랬을까요. 여자친구가 불쑥 제게 묻더군요.

" 맞다! 결혼식 축가 부른적 있다고 했지? "

 맞습니다. 되도 않는 노래실력으로 저는 벌써 결혼식 축가를 부른 경험이 네번이나 있었습니다. --;; 매번 축가를 부를때마다 감동은 커녕 큰웃음, 빅재미를 하객들에게 선사하곤 했었죠. 지금도 그때의 모습들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 거립니다.

" 으...응. 그런데 모두 실패했었다고 하지 않았나? "
" 그거야, 당연한 결과인것 같은데? 자기, 노래 못부르잖아? 아닌가? 조금 부르나? "
" 아니. 전혀. 전혀 못불러. 거의 악써가면서 부르는 거잖아. "
" 근데 왜 자기가 결혼식 축가를 불렀을까? 그것도 세번씩이나? 노래도 못 부르는데? 친구들이 모험을 한게 분명해."
" 아냐, 그래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들을만해......"
" 내가 들어봤을때는 아닌데~~~(피식)"
" 야야. 너... 남자의 자존심을.........에잇! 힝."

 뭐, 여자친구얘기가 맞습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잘부르는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음치나 박자치정는 아니기 때문에 듣기 괴로울 정도도 아니랍니다. ^^ (도대체 무슨소리야? 잘부른다는거야, 못부른다는거야?)

 결혼식축가는 결혼식행사에서 꽤 중요한 이벤트이죠. 정말 멋진 결혼식축가를 듣게 되면 결혼을 하는 행복한 커플 뿐만 아니라 그들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참석한 하객들도 큰 감동을 받게 되죠. 하지만 너무 엉망이면 결혼식분위기가 일순간에 침체되기도 하는게 결혼식축가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사실은 주위에 노래를 정말 잘부르거나 그쪽전공인 지인이 없는이상 축가는 누구에게 부탁하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저도 결혼식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성악을 공부했거나 대학교때 학교밴드에서 노래좀 부른 사람들이 축가를 부르면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분들의 축가가 아닌이상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더군요.
 
 음악쪽 공부를 한 지인들이 주변에 있다면 축가를 누구에게 부탁할지 고민하지 않고 즉시 해당사람에게 부탁을 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축가부탁에 유독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훗날 결혼식때 미래의 제 신부가 될 여자에게 직접 축가를 불러주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조용한 발라드를 부를까, 아니면 유쾌하고 흥겹고 신나는 사랑노래를 부를까등의 상상을 혼자 하고 있으면 괜시리 행복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면서 부끄러워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 주변에서 결혼을 하는 지인들이 "축가"를 부탁했을때 일단 뒷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오케이!"부터 외쳤답니다. --;; (정말 대책없는 행동이었죠.)

 그렇게 해서 시작된 제 결혼식축가경험이 벌써 네번이나 되었네요. 네번모두 성공이라고 할수 없고, 실패나 마찬가지였는데 적어도 하객들에게 큰웃음은 주었었답니다. ^^;;; 결혼식이 너무 딱딱하면 재미없잖아요? 축가를 통해서 웃음을 주는 것도 나름 추억에 남을만한 결혼식이 되지 않을까요? (애써 제 잘못을 덮어버리고 있군요. -.-;;;;;; 정말 추하다. 추해.)

 집들이때 제가 축가를 부른 비디오를 보면 정말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친구들은 아직까지 놀리고 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제게 혹시나 큰웃음 바라고 "축가"를 부탁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저는 주저없이 "오케이"할것 같습니다. 축가를 부탁한다는 것은 결혼식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를 제게 부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축가를 부탁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절대로 거절할수 없죠. 게다가 그만큼 그친구가 저를 믿어준다는 것이기에 그 고마움때문에라도 절대 실망시켜줄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제 생각이랍니다.

처음 축가를 부를때는 정말 엄청나게 심장이 뛰었었습니다. "실수하면 어쩌나. 못부르면 어쩌나. 박자가 틀리면 어쩌나등등" 축가 부르러 나가기 직전까지 엄청나게 긴장하고 식은땀을 흘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고기도 먹어보던 사람이 먹을줄 안다고 결혼식축가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긴장을 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축가 첫경험. 임창정 & 이소은의 "결혼해줘"



그럴지도 몰라 널 만나기 위해
많은 날들을 아픔속에서
내 눈물 속에서 보내야만 했었었는지

왜 웃기만 하니 뭐라고 말해봐
너도 나처럼 기다렸다고 날 사랑한다고
다시 슬픈 이별은 없다고

혼자이면 언제나 끝도 없는 그리움이 밀려와
무엇하나 시작 할 수 없던 날들
내곁에 머물러 주렴
내가 다시 꿈을 꿀수 있게

그래도 가끔은 그 언젠가 처럼
다시 이별이 찾아 올까봐 난 두렵기도해
슬픈 내 눈빛 이해하겠니
이것만 기억해줘
너의 마지막 사랑이라는걸
많은 시간 지난 모두 변한되도
지금 이 설레임들은 아름답게 간직하는거야

사!랑!해!
지금처럼 영원히 환한 네 미소
이젠 내가 지켜줄께
혼자이면 언제나 끝도 없는 그리움이 밀려와
무엇하나 시작할 수 없던 날들
너를 만난 이후 다시 꿈꿀수 있어
이것만 기억해줘
너의 마지막 사랑이란걸
많은 시간 지나 모두변한대도
지금 이 설레임들은 아름답게 간직하는거야~

 고등학교때부처 친하게 지내던 누나가 결혼식때 부탁을 해서 부르게 된 제 첫축가입니다. 그때 당시에 몇십번을 연습했는지 모를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실수를 해서 하객들에게 큰웃음을 선사했었죠. (부끄..)
 
 다른 여자와 함께 듀엣으로 축가를 불렀는데 여자분께서 워낙 노래를 잘부르시는 편이라 제 밑바닥노래실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묻혀서 다행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당시 듀엣으로 함께 불렀던 여자분이 제가 군대 제대 직후에 소개를 받았던 여자분이라는 것이죠. 그것도 결혼하는 누나의 소개로 말입니다. 누나는 그 여자분과 제가 잘되기를 바라고 소개를 시켜준것 같은데 어찌하다가 잘되지는 않고 친한 오빠동생 사이가 되었답니다.

 2절도입부분에서 제가 가사를 까먹는바람에 20여초가량 노래를 못부르는 실수를 했었답니다. 제가 긴장하고 부끄러워지면 남들보다 훨씬 빠른속도로 얼굴이 빨게지는 편인데 당황하는 제 모습이 얼굴에 모두 드러나다 보니까 하객들이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생각해도 너무 추했던 것 같아요.

▶ 두번째 경험. Elvis Costello의 "She" (영화 노팅힐 OST) 



She May be the face I can't forget
A trace of pleasure or regret
May be my treasure or the price I have to pay
She may be the song that summer sings
May be the chill that autumn brings
May be a hundred different things
Within the measure of a day.

She May be the beauty or the beast
May be the famine or the feast
May turn each day into a heaven or a hell
She may be the mirror of my dreams
A smile reflected in a stream
She may not be what she may seem
Inside her shell

She who always seems so happy in a crowd
Whose eyes can be so private and so proud
No one's allowed to see them when they cry
She may be the love that cannot hope to last
May come to me from shadows of the past
That I'll remember till the day I die

She May be the reason I survive
The why and wherefore I'm alive
The one I'll care for through the rough
And ready years
Me I'll take her laughter and her tears
And make them all my souvenirs
For where she goes that I've got to be
The meaning of my life is She, she~, she~


 동네친구들중에서 가장 일찍 결혼한 친구의 결혼식때 불렀던 노팅힐의 OST인 "she" 입니다. 결혼을 하는 당사자인 친구와 함께 불렀는데 제가 한소절을 끝내면 친구가 한소절을 부르는 형식이었습니다. 마지막부분은 함께 합창을 했고요. 이 곡이 단순한 단어들로 이루어져있고 노래의 템포가 빠른편이 아니어서 쉬운것 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엇박자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박자를 놓치면 그 이후로 곡 자체의 박자를 다시 찾아내기가 힘이 들지요.

 친구와 함께 결혼식 전날까지 동네에서 만나 연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혼식 당일날 신부(지금은 제수씨)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부르는데 눈물을 흘리더군요. 정말 그런 감동적인 자리에서 제수씨에게 잘부른 노래는 아니지만 축가로서 축하를 해줄수 있어서 무척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 세번째 경험, 합창곡. Portrait의 "How deep is your love"



And when you rise in the morning sun
I feel you touch me in the pouring rain
And the moment that you wander far from me
I wanna feel you in my arms again

And you come to me on a summer breeze
Keep me warm in your love
Then you softly leave
And it's me you need to show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need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I believe in you
You know the door to my barest soul
You're the light in my deepest, darkest hour
You're my saviour when I fall
And you may not think I care for you
When you know down inside
That I really do

And it's me you need to show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need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And you come to me on a summer breeze,
Keep me warm in your love
Then you softly leave
And it's me you need to show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need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초등학교 동창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같은반이었던 친구들 3명과 함께 합창형식으로 불렀던 노래입니다. 워낙 유명한 노래이고 결혼식때 자주 불리는 노래여서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결혼식 당일날까지 서로들 합창이 맘에 들지 않아서 꽤나 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뮤직비디오로 보면 굉장히 감미로운 곡인데 결혼식때 부르면 절대 이런 감미로운 모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저와 친구들도 "Portrait"의 멋진 R&B와 감미로운 목소리의 축가를 기대했으나 결과는 대실패. 막판에는 축가의 완성도에는 게의치 않고 진짜 "Portrait"가 된것처럼 손짓하고 표정짓는 저희를 보고 많은 하객들이 위로(?)의 박수를 보내주었었죠. 지금생각하면 조금만 더 연습해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걸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여담입니다만 "How deep is your love"를 처음으로 부른 가수는 "Bee Gees"이죠. 저는 이곡을 초등학교때 "Bee Gees"가 아닌 "Portrait"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다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팝그룹인 "Take That""Greatest 앨범"에서 이곡을 리메이크 하기도 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Take That"이 부른 "How deep is yout love"를 가장 좋아합니다. 

▶ 네번째 경험. T-Max의 "Paradise" (드라마 꽃보다남자 OST)



Almost pardise
아침보다 더 눈부신 날 향한 너의 사랑이 온 세상 다 가진듯해
In my life

내 지친 삶에 꿈처럼 다가와준 니 모습을 언제까지나 사랑할 수 있다면
너의 손을 잡고서 세상을 향해 힘껏 소리쳐

하늘을 걸어 약속해 영원히 오직 너만을 사랑해 밤하늘 별빛같은 우리들만의 아름다운 곳 pardise 꿈 pardise[꿈 pardise]
너와 함께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to the my pardise

너 힘들었던 시간과 그 아픔 모두 다 잊어봐 이제부터 시작이야 너와 함께 떠나보는 거야 달려가는 거야 loving you forever
almost pardise

태양보다 더 따스한 날 보는 너의 눈빛은 온 세상 다 가진듯해
in my life 내 지친 삶에 꿈처럼 다가와준 니 사랑을 언제까지나 간직할 수 있다면 내 모든 걸 걸어서 나는 널 사랑해
저 푸른 바다같은 우리들만의 아름다운 곳 pardise [곳 pardise]

너와 함께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to the my pardise
너 힘들었던 시간과 그 아픔모두 다 잊어봐 이제부터 시작이야 너와 함께 떠나보는 거야 달려가는 거야 loving you forever
almost pardise 아침보다 더 눈부신 날 향한 너의 사랑이 온 세상다 가진듯해
in my life

내 지친 삶에 꿈처럼 다가와준 니 모습을 언제까지나 간직할 수 있다면
천사같은 니 미소가 가득한 우리 낙원에[낙원에]
너만을 위한 꽃들dmf dud
almost pardise

태양보다 더 따스한 날 보는 너의 눈빛은 온 세상다 가진듯해
in my life

내 지친 삶에 빛처럼 다가와준 니 사랑을 언제까지나 간직할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사랑할 수 있다면

 7살때부터 같은동네에 살던 친구들 3명이 있습니다. 일명 "사총사"라고 표현하면서 지내왔던 절친한 친구들인데 그중 한명이 가장 최근(2010년 3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이 친구의 경우에는 제수씨가 된 여자분과 대학교 1학년때부터 연애를 했기 때문에 우리 "사총사"와 제수씨 모두 다함께 꽤 오래전부터 자주 보면서 친하게 지냈었죠.

 그래서 그런지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불렀던 축가였습니다. 딱히 음이 높은 부분도 없고 메인축가가 끝난후에 그야말로 이벤트형식의 축가였기 때문에 결혼을 하게된 친구를 포함해서 "사총사""꽃보다 남자"의 주인공인 "F4"로 빙의했었죠. 더욱이 메인축가를 성악을 전공한 그의 다른 친구가 부른 후였기 때문에 하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부분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었답니다. 복장도 이상하게 입고 나와서 윙크도 하고, 손가락질도 하고, 얼굴도 쓸어내리고 아주 재미있게 불렀었답니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실수도 많이 했지만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서 결혼식 축가에 욕심이 생기더군요. 되도 않는 노래실력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더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훗날 제가 결혼할때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축가를 신부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