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폴라베어뱅크(polarbearbank)

축구경기, 예능프로그램보다 재미있었던 개표방송 본문

순수 티비 이야기

축구경기, 예능프로그램보다 재미있었던 개표방송

☆북극곰☆ 2010. 6. 3. 12:40
 모두들 소중한 8표는 행사하셨는지요? 바로 어제는 6.2지방선거날이었습니다. 이른새벽부터 선거를 끝내고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갔다 왔습니다. 친구들과 정치 및 선거에 대해서 깊은 대화를 나눈적이 과거에는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어제는 달랐습니다. 

 친구들 모두 너나할것 없이 트위터와 문자를 통해서 선거를 꼭 하자고 독려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후에도 자신이 뽑은 후보, 부모님의 정치색깔, 재미있는 이름의 후보들, 1인 8표제에 대한 불만등 다양한 이야기를 기분좋게 나눌수가 있었습니다.

 아직 미혼이고 사회초년생인 저는 나름 젊은층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정치와 투표에는 굉장히 무관심 했던 제가 근래 들어서 6.2 지방선거를 월드컵만큼이나 기다리고 있었고 투표후에도 이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누고 있는 모습자체가 스스로에게 생소하고 어색했죠.
 친구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도 자신들이 이렇게 정치와 투표에 관련해서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우리 젊은층을 이렇게 만든 근원지와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답니다.

 일단, 이번 지방선거는 예상과는 달리 많은 지역에서 혼전상태였고 젊은층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사표현을 투표를 통해서 내비추었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는 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와 친구들의 관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국가대표 축구경기, 인기예능프로그램 못지 않은 재미와 감동을 주었던 "개표방송" 이 그것인데 과거에는 투표를 하더라도 개표방송을 장시간동안 시청하거나 마치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것처럼 환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저와 친구들을 마치 "2002년 월드컵 4강 스페인전과의 승부차기" 를 관람하듯 집중해서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 좋았어! "
" 오케이! 대박! "
" 이거 완전 웃긴데? 은근히 재미있다? "
" 우리를 이렇게 만들다니, 대단하지 않냐? "
" 역전! 역전이구나~~ "

 대략 이런 감탄사와 환호성이 오고 갔습니다. 시청하던 방송사의 개표방송이 잠시 쉬는 시간에 들어가면 다른 채널로 돌리기 바빴답니다. 그와중에 우리의 눈과 귀를 고정시킨 채널이 있었으니 바로 " MBC개표방송 " 이었습니다.

 젊은층들이 선거를 많이할 것을 예상했던 것일까요. MBC는 타방송사와 비교할 때 참신하고 개성있는 개표방송구성으로 새벽시간내내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수많은 국민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중에서 친구들과 함께 가장 배꼽을 잡고 웃었던 장면은 바로 후보들간의 "득표차이분석" 하는 화면이었습니다.

 언제촬영을 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각 후보들의 모션을 이용하여 굉장히 독특한 장면을 만들어낸 MBC개표방송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움직이는 아바타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아래 이미지를 한번 함께 감상해 볼까요?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직접 링크걸고 싶었으나 일부 후보자들의 초상권침해가 되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이미지로 대체합니다.)

※ 후보들의 개인 초상권을 보호해 주기 위하여 이렇게 편집하였습니다. 이 장면이 움직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

 후보들의 귀여운 포즈가 보이시나요? 격전지라고 표현한 것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무슨 UFC경기 혹은 더킹오브 파이터즈의 전투준비장면도 아니고 이렇게 참심하고 웃길수가!!!!

※ 니들도 이번에 후보로 나왔니? 이번 지방선거 후보들의 포즈가 너희들보다 훨씬 멋있었단다. ※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대략 개표율이 50% 이상이 진행된 지역에서는 당선이 확실시 되는 후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때에도 MBC에서는 끊임없이 개표현황에 대해서 방송을 해주고 있었는데 이때 나왔던 화면은 더욱더 재미있었답니다.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는 만세를 하고 탈락한 후보는 당선된 후보를 위해서 박수를 쳐주는 장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또한 사진을 통해서 감상해 보세요.

※ 승리한 자는 환호와 패배자에게 격려를…. 패배한자는 승리한 자에게 축하를….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 ※

 각 후보들의 승리포즈와 박수치는 모습을 개별적으로 촬영하였다는 것인데 이런 참신한 화면을 구성하기 위해서 노력한 MBC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지방선거의 젊은층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 MBC는 다른방송사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 이런 기획을 한 것이 아닐까요? 결국 MBC측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고 젊은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투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지한 후보들과 정당을 응원하고 개표상황에도 관심을 갖도록 만든 것은 MBC의 역할도 일정부분 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마치 예능프로그램처럼 여러가지 이벤트도 준비했던 MBC개표방송은 젊은층의 관심을 TV앞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했습니다.
(관련보도자료 - MBC 참신, KBS 정통, SBS 실망)

 마지막으로 제가 감동했던 부분은 당선자가 확정되었을때 승리한 후보 옆에 있는 패배한 후보의 모습입니다. 바로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정정당당한 대결에서 패배한 후보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승리한 후보에게 박수를 치면서 축하해주는 모습이 보입니다. 

 재미있게 편집을 하려다 약간 과장되게 표현해서 그렇게 안보일지도 모르지만 직접 영상으로 보면 열심히 박수를 쳐주는 2위후보가 멋있게 보일 정도입니다. 무한경쟁사회에서 패배를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에 정치인들의 이런모습은 특별할 정도로 훌륭한 모습입니다. MBC개표방송에서는 이런 세밀한 부분들까지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여 꼼꼼하게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요?

 이번 선거진행과정부터 개표방송까지 앞으로 젊은층의 관심을 꾸준히 유도하려 한 계획은 성공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100% 선거진행과정과 개표방송 때문이라 할수는 없지만 그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도록 하죠. ^^

 여하튼 재미있었습니다! 마치 월드컵 전야제 같았다구요! ^^  저와 제 친구들이 젊은층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투표참여, 선거에 대한 관심등이 지금보다는 훨씬 희망적이 될 것 같지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