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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의 모든 "좋아하게 될 사람" 에게 (下) 본문

오로지 만화 이야기뿐/만화 읽어주는 남자

이세상의 모든 "좋아하게 될 사람" 에게 (下)

☆북극곰☆ 2010. 5. 26. 16:09

(上편 포스팅 먼저 읽으러 바로가기)

※ 좋아하게 될 사람의 겉표지 사진. 심플한 디자인이 밋밋한 기분도 들지만 깔끔한 느낌이 더 강하다.※

단편 3화 - ANCHOR

의미1: 닻
의미2: 고정장치
의미3: 의지할 힘이 되는 것
의미4: 마지막주자(
アンカ―)

 팀마라톤 시(市)대회에 참가중인 키타노 고등학교. 키타노 고등학교는 같은 시안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는 팀은 아니다. 7명의 선수들이 각각의 구역에서 마라톤을 하고 다음주자에게 터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팀마라톤대회의 마지막 주자는 키타노 고교의 에이스인 【케이스케】. 

 
전국대회에 출전하려면 1위를 하여야 하는데 1위는 꿈도꾸지 못하니까 출전에 의미를 갖자고 모두들 생각하는 순간, 5구역에서 선두로 뛰던 라이벌 고등학교의 주자가 넘어져 부상을 당하고 만다. 덕분에 키타노 고교의 6번째 주자는 순식간에 1위로 치고 올라 올수가 있었는데 그 소식을 듣게 된 【케이스케】는 당황하고 만다.

 당연히 1위입상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그에게 마지막 주자인 자신만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은 엄청나게 큰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안일한 마음으로 감독님께 여쭈어 보는 【케이스케】.

"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니시고 고등학교 마지막 주자는 저보다 빠르다면서요. 제가 져도 화 안내실거죠?"

" 앞서 뛴 6명의 고통을 헛되이 날리고 싶다면 져라."


 1위인 키타노 고등학교와 2위와의 거리차이는 불과 15초차이. 【케이스케】의 어깨는 그 어느때보다도 무겁다!

 세번째 단편인 【ANCHOR】는【좋아하게 될 사람】에서 제일 짧은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 주자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 【케이스케】의 심리묘사와 주변 동료들의 믿음을 강조한 짧은 만화라고 할 수 있는데 경기직전까지 부담감에 몸을 떠는 【케이스케】는 7명의 주전선수에 포함되지도 못한 같은 고등학교 육상부의 동료들은 생각치도 않은채 이런말을 내뱉고 만다.

" 이럴 줄 알았으면 ANCHOR(마지막주자) 따위는 안하는 것이었는데…."

 당연히 옆에서 이 소리를 들은 다른 부원들은 그를 비난한다.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이때 키타노 고등학교의 주장이자 마지막까지 【케이스케】와 ANCHOR 경쟁을 펼쳤던 【오오시타】가 부원들에게 화를 낸다.

" ANCHOR는  다른 6명의 땀이 밴 가장 무거운 어깨띠를 두르고 달리는 거야. 모두의 괴로움과 마음을 견뎌내면서. 앞으로 경기가 끝나기전까지 녀석이 혼자서 지고 갈 거에 비하면…. 말로야 뭐라고 하든 무슨 상관이야. 우리 보조 요원들이 뭔가 해 줄 수 있는 것도 녀석이 스타트라인에 설 때까지 뿐이야. "

 그 말을 등뒤에서 듣게된 【케이스케】는 부원들과 함께 연습하던때를 회상한다. 달리기에 빠져있어서 여자친구와 다투었던 일, 주장이자 우상인 【오오시타】와의 약속, 감독님의 격려,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함께 고생했던 동료들이 적어주었던 장갑부적.

 회상씬이 끝나고 자신의 약한 마음가짐을 반성한 그는 힘차게 마지막 주자로서의 역할을 위해서 뛰어가는 것으로 엔딩을 장식한다.


 사실 【ANCHOR】는 【좋아하게 될 사람】에 실려있는 단편만화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화이다. 마지막 주자로서의 부담감과 고통을 떠안고 있는 【케이스케】의 마음은 우리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할 수도, 누군가 주변사람이 경험할 수도 있는 흔한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내가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워 할때 등뒤에서 내 몸을 조심스럽게 밀어주는 주변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무한경쟁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남을 쓰러뜨리고 자신이 1등을 할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함정을 파는 행동이 당연시 되어 가고 있는 요즘,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는 아주아주 짧은 단편만화이다. 특히 팀플레이가 중요한 스포츠 경기에서 말이다.

너의 파편 4 - 10점
타카하시 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최종 병기 그녀 1 - 10점
타카하시 신 지음/대원씨아이(만화)
좋은 사람 2 - 10점
타카하시 신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단편 4화 - 걸어서 가자


 중학교때 부터 10년이 넘는기간동안에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해 왔던 【치카】 와 【켄지】. 중학교때 부터 육상부에서 마라톤 선수로 활동 했던【켄지】는 일류육상부 감독이자 육상방송 해설자인【치카】의 아버지에게 단칼에 결혼승낙을 거부당한다.

 이유는 【켄지】가 변변한 성적 한번 올린 적 없는 일개 실업단 육상선수이기 때문이다. 자신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미안함에 【켄지】는 의기소침해 있지만 그러한 그를 너무나 사랑하는 【치카】는 오히려 씩씩하다.

 그런 【켄지】에게 기회가 온다. 정식으로 전국대회에 참여하게 된 것이 바로 그것인데 누구보다도 연습벌레인 그는 중학교시절 【치카】와 했던 약속을 지키고 결혼승낙을 받기위해서 무릎연골이 망가진 것을 숨긴채로 대회에 출전한다.

 전국대회는 시작되고 골인지점을 8km 앞둔 시점에서 【켄지】는 선두로 치고 올라온다. 이대로라면 일본신기록을 갱신할 수도 있는 시간대. 병원에서(치카는 간호사다.) 초조한 마음으로 TV방송을 지켜보던 【치카】는 【켄지】의 무릎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말리기 위해서 대회장으로 뛰어가는데…. 

 【켄지】 와【치카】가 다른시점에서 같은 대사를 하는, 구성이 굉장히 독특한 만화인데 자세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극 초반) 결혼승낙을 받으려다가 된통 혼나고 나온 【켄지】를 위로하면서 【치카】는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 같이 한발씩 " 걸어서 가자." 고 얘기 한다.

(극 마지막 장면) 【치카】가 대회중간에 난입을 한다. 무릎이 안좋아서 이대로 계속 뛰면 다리가 망가질수도 있는 【켄지】를 뜯어 말리는 그녀. 그런 그녀를 뿌리치고 계속해서 뛰려고 하지만 【치카】는 당신의 꿈은 내꿈이고 제발 혼자서 달려가지 말아달라고 얘기한다. 【치카】의 눈물과 사랑을 다시한번 확인한 그는 이렇게 말한다. " 자, 우리 걸어서 가자."

(극 중반즈음) 병원에서 TV로 방송을 지켜보던 【치카】는 【켄지】의 무릎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켄지】가 얼마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의사에게 뛰어가서 무슨이상이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 환자에 대한 비밀은 아무에게도 말해 줄 수 없다고 하는 의사에게 그녀는 소리친다.
" 그 사람은 제 남편입니다!!!!"

(극 마지막 장면) 갑작스럽게 난입하여 【켄지】를 뜯어 말린 【치카】를 향해 일본신기록이 코앞인데 도대체 뭐하는 거냐면서 많은 관중들이 그녀를 향해서 욕설을 한다. 그런 그들에게 소리치는 【켄지】.
" 이 여자는 내 아내야!!!!! 남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고!!"


 마지막으로 여담이지만 결국에 이 만화는 【치카】의 아버지가 그들의 관계와 【켄지】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훈훈한 장면으로 끝이 난다.

단편 5화 - 좋아하게 될 사람

 아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설명하자면 보통 단편작품의 만화책제목은 본문안에 실려 있는 여러편의 단편중에서 한 작품의 제목을 그대로 따오는 경우가 많다. 이 만화책 또한 본문의 마지막단편인 【좋아하게 될 사람】의 제목을 그대로 따와서【좋아하게 될 사람】이라는 책제목을 붙인 것이다.


 【좋아하게 될 사람】은 육상부에 가입한 신입생이 남자선배를 좋아하게 되면서 그 선배의 뒤를 항상 쫓아다니며 응원하고 격려하는 풋풋한 한 소녀의 짝사랑이자 첫사랑을 그리고 있다.

 그 남자선배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신입생인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고 순수하게 그를 좋아하는 마음에 " 선배를 좋아해서 육상부가 더 좋아요! " 라고 외치는 그녀.
잠시 당황하지만 그녀가 무안하지 않도록 환한 웃음을 지으며
" 귀엽네. 앞으로 열심히 해서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 거두자. 응원해줘. " 라고 답변해 주는 그.

 드디어 전국체전이 시작되고 안타깝게 그녀의 첫사랑인 그 선배는 다리가 꼬여 넘어지고 만다. 결국 전국체전에서 꼴찌를 하게 되고….

" 어떻게 해요. 선배. 그렇게 고생하면서 노력했는데…." 하면서 울먹인다.

" 괜찮아. 하나도 분하지 않아. 네 덕분에 그정도까지도 할수 있었던거야. " 하면서 그녀가 고백하던 때와 똑같이 환하게 웃는다.

 그러나 해질무렵, 강가에서 울고 있는 선배를 발견한 그녀는 덩달아 펑펑 울어버리고 만다. 결국, 육상부를 그만두게 된 그는 대학교에 진학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수험공부에 매진하게 되는데….

 정확히 1년후, 대학마라톤 대회 전국체전을 보러 가게 된 그녀.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첫사랑인 그를 향해서 수건을 한장 내민다. 그런 그와 그녀의 미소가 교차하면서 이 만화는 끝이 난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보았을 꾸밈없고 풋풋함만이 존재하는 첫사랑의 짧은 기억을 소재로 하여 그려낸 【좋아하게 될 사람】은 읽는 순간 따뜻함이 가슴깊은곳까지 전해지는 작품이다. 

 이 만화책의 마지막 에피소드로서 부족함이 없는 이 만화는 【타카하시 신】이 노트에 그림을 그린 특이한 스케치를 보여주는데 한 소녀의 일기장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를 남몰래 적어 놓은 한 소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 같다고나 할까?



최종 병기 그녀 2 - 10점
타카하시 신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너의 파편 6 - 10점
타카하시 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좋아하게 될 사람 - 10점
타카하시 신 지음/시공코믹스


꿈을 향해서 달려가자. 부푼 마음을 가슴속에 안고….

 (上)편 포스팅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읽은 분들은 눈치 챘을지 모르겠지만 이 【좋아하게 될 사람】의 단편집에서 커다랗게 쓰인 소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달리기】이다.
 
 이는 직접 두발로 【달리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타카하시 신】이 십몇년전, 풋내기 만화가 시절 때 그렸던 단편들을 직접 다시 그리면서까지 이 만화책에 정성을 쏟았던 것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독자들과 함께  【달리고】싶었기 때문이었던 것은 아닐까?  각자 꿈꾸는 이상을 향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힘차게 달리는 모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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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