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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결제 낚시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본문

순수 사는 이야기

소액결제 낚시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북극곰☆ 2010. 12. 20. 06:53



 간혹 친구들이 스팸문자나 보이스피싱사기를 당할뻔 했던 경험을 얘기할때면 저는 항상 그 친구들에게 이렇게 외치곤 했습니다. "이런! 꽃등심3인분아! 딱보면 모르냐?" 라고 말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보이스피싱사기전화가 왔을때마다 저는 되려 사기를 치려고 제게 전화를 한 사람들을 놀려먹곤 했었거든요. 또한 스팸문자나 스팸메일은 나이드신 어르신들 아니면 젊은 사람들은 오히려 걸려들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얼쑤? 그렇게 친구들에게 생색내던 제가 핸드폰소액결제 스팸문자에 당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소액결제 금액을 취소하고 다시는 해당회사에서 문자가 안오도록 스팸문자차단을 했지만 이런류의 사기에 절대로 걸려들지 않을 자신있다고 큰소리 치던 제 모습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겸손한 삶을(??) 살아야 겠다는 굳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죠.

▶ 1화: 덫

 "이것은 분명한 광고문자다." 라는 판단조차 할수 없는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보통은 광고문자는 읽어보자마자 삭제를 해버리는 편인데 이번경우에는 그 내용이 아주 교묘했습니다.


  보통은 중요한 일이 있을때마다 핸드폰을 꺼놓는편인데 핸드폰이 꺼진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문자로 몇시몇분에 누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고 알려주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기를 꺼놓을수가 있는 것이죠. 이런 기능을 일컬어 일명 "골키퍼"라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제가 확인하지 못한 부재중전화나 문자가 있더라도 이런내용의 메세지가 도착을 할리가 없습니다. 이날 또한 위 사진에 나와있는 문자를 받자마자 "에잉~ 무슨 또 헛소리야~." 하면서 핸드폰을 덮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순간 문득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생각하나.

"요새야 그런일이 드물지만 예전에 분명 음성메세지가 도착하면 이런식으로 문자가 왔던것 같은데? 음성메세지가 녹음이 되어있나? 누구지?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던 첫사랑? 과거에 만났던 여자친구? 궁금하다! 그것도 4건이나!! 역시 나의 인기는 어쩔수 없어."

 정말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생각한것 자체가 스스로 만들어낸 "덫"이었습니다. 평소처럼 광고문자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덮은후에 잊어버렸으면 되었을텐데 이날따라 혼자서 과거의 경험을 바탕삼아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버렸던 것이죠. 결국 저는  확인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두둥!"

 "허헉!" 확인하는 순간 "이런! 해바라기씨밤바!" 라는 거친 육두문자가 입에서 나와버렸습니다. 맞습니다. 낚였습니다. 무심코 누른 버튼하나가 얼굴도 모르는 야시시한 처자의 속살을 보게되는 결과를 낳은것이죠. 마치 야한동영상을 방안에서 몰래 보고 있는데 엄마가 "과일 먹어라~!" 하는 소리에 깜짝놀라 키보드 자판의 "Alt + F4"를 빛의 속도로 누르듯 핸드폰 종료버튼을 연타했습니다.

 "설마…. 이거 한장 봤다고 소액결제 어쩌구저쩌구 돈이 청구되는 것은 아니겠지?" 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을때쯤 다시한번 "띠리링"하는 소리와 함께 문자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 2화: 화


 "이런, 된장맞을!" 역시나 소액결제가 되었다는 안내메세지가 문자로 도착하고 만것이었습니다. 머리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난생처음 이런 말도안되는 수법에 당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누구 마음대로 야시시한 사진한장 봤다고 2,990원이나 청구를 하는것이야! 라고 말이죠. 2,990원이면 담배한갑사고 490원이 남고, 25%할인해주는 만화전문서점에서 만화책한권을 구입해서 읽을수 있으며 10원만 더 보태면 맥도날드 런치세트 빅맥햄버거 형님을 먹어줄수 있을뿐만아니라 500원짜리 어묵을 6개나 사먹고 "10원이 모자라네요. 깎아주세요." 라고 어묵 주인아저씨한테 생떼 부릴수도 있는 돈인데 말입니다.

 이 나이 먹도록 내가 스스로 야시시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급자족 못할줄 알고 이렇게 친절하게도 핸드폰으로까지 보여주는 것이냐! 그것도 2,990원이나 생선 회쳐먹으면서!? 나를 무시하지마! 라는 아무도 듣지 않는 고요속의 외침이 시작되었습니다. 뭐, 사진속의 처자가 예뻤으면 조금 봐주려고 했지만 그것도 아니었고 여러가지로 뭔가 단단히 낚인것 같은 기분에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사이에 또 "띠리링"하는 소리와 함께 또다른 문자 하나가 도착을 했습니다.

▶ 3화: 창


 "으잉?" 보통은 야시시한 처자의 사진을 한장 보여주고 소액결제낚시에 성공(?)한 입장에서 이런문자를 보내줄 의무가 없을텐데 "상담하고 싶으면 전화해서 상담하려무나" 라고 도발하는 듯한 문자가 뒤이어 바로 도착을 한것입니다. 갈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할까? 말까? 할까? 말까? 얘네도 얼마나 할일 없으면 이렇게 낚시를 해서라도 먹고살려고 할까? 그냥 눈 딱 감고 2,990원으로 닭꼬치 사먹었다고 생각해? 어쨋든 나도 젊은 처자의 속살을 핸드폰으로 감상한 죄가 있으니까 죗값이라 생각할까? 아니야. 전화해서 따질까? 아, 귀찮은데 전화하지 말까?"

 이렇게 갈등을 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2,990원이라는 소액결제가 이번달에만 청구되는 것이 아니라 매달 청구되는 금액이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때문에 전화를 해보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이번달에만 2,990원이 청구되는 것이면 떡 사먹었다고 생각하고 쿨하게 넘어갈고 했는데 매달 청구되는 것이면 큰일나기 때문에 전화를 하기로 한것이죠.)
 
"따르르릉"
"안녕하세요. 인포허브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 제가 이상한 문자를 받아서 소액결제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는데 이게 뭔가요?"
 "아~ 고객님, 혹시 확인버튼 누르셔서 인터넷에 접속이 되셨나요?"
".........예. 인터넷에 접속이 되었어요."
 "혹시 어떤 내용이던가요?"
"그...그게 말이죠. 좀 그렇고 그런 응응한 사진?"
 "아~화보집사진같은 것이었네요. 일단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
"고객님, 2990원 청구되신 것 맞고요. 이게 이런식으로 핸드폰을 이용하는 분들에게 소액결제서비스가 청구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제가 낚인것 맞죠?"
"맞습니다. 고객님 제대로 낚였네요."
"이런, 그런데 인포허브가 뭐하는 회사예요? 지금 전화통화하시는 분이 제게 이런문자를 보낸 회사직원이신가요?"
"아닙니다. 저희는 인터넷소액결제, 휴대폰소액결제를 대행해주는 업체로서 저희 회사를 통해서 다양한 소액결제 서비스 업체들이 청구를 신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게 이렇고 저렇고 응응한 내용의 문자를 보낸 회사가 아니라는 말씀이죠?"
"예. 고객님, 이런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고요 취소해 드리고 수신거부해드릴까요?"
"예. 취소해주세요."
"처리 되었고요.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아무 떡밥이나 덥석 물지 마세요. 너무 야한것 밝히지 마시고요."
"아... 네....죄송해요. 외로워서..."


▶ 4화: 빛


 바로 취소되었다는 문자가 도착을 하더군요. 인포허브라는 곳은 핸드폰소액결제를 대행해주는 업체로서 다양한 소액결제서비스들이 인포허브를 거쳐서 청구가 된다는 것을 인터넷검색을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또한 제게 야시시한 처자의 사진으로 낚시를 한 회사의 이름은 "엣지소프트"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결국 야시시한 사진한장으로 2,990원을 날려버릴뻔한 일을 다행히 뒷수습할수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인포허브"라는 회사는 하루에도 몇백번씩이나 저와 같은 경우때문에 전화를 받는 일이 부지기수 일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런식으로 소액결제서비스대행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돈이 되기 때문이겠죠? 적은 금액이지만 쌓이면 무시못할 금액이 소액결제이니까요. 

 어쨋든 친절하게 제 불편사항을 처리해준것은 고맙긴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내용의 낚시성 스팸문자와 관련해서 "인포허브"측에서도 애시당초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이쪽분야에서 으뜸가는 업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에필로그

어쨋든 제가 이번일을 통해서 이곳저곳 알아본 내용과 함께 오늘의 교훈을 함께 외치면서 끝내겠습니다.

<오늘의 교훈>

1. 북극곰은 멍청하다.

2. 북극곰은 귀찮은일을 무척 싫어한다.

3. 북극곰은 왠만큼 야시시한 사진에는 콧방귀도 안뀐다.

4. 북극곰의 컴퓨터에는 야한동영상이 많다.

5. 소액결제스팸문자의 교묘함이 날이 갈수록 대단해지고 있다.

6. 인터넷에 접속해서 확인해야 하는 문자는 되도록이면 확인하지 말자.

7. 유독 SK텔레콤에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난다.

8. 핸드폰을 바꾼지 얼마 안되는 시점에 이런내용의 소액결제스팸문자가 날아올 가능성이 높다.

9. 실수로 소액결제 낚시에 당했을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관련회사에 전화연락을 해서 취소하자.

10. 인포허브라는 휴대폰소액결제 서비스 업체가 존재한다.

11. 휴대폰 요금청구서에 990원, 450원, 350원등의 소액으로 지출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자.

12. 요금청구서에 소액결제청구금액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통신사를 통해서 환불받자. (환불이 거의 가능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