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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사는 이야기

할아버지, 듣고 계신가요.

☆북극곰☆ 2010. 6. 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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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듣고 계신가요.

오늘이 할아버지께서 전장으로 나가시게 된 날이예요.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오손도손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시던 시골사람이었던 할아버지.

전 할아버지를 한번도 뵌적이 없지만 할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는 어렸을때 부터 많이 듣고 자라왔어요.

무슨일인지 영문도 모른채, 할머니와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배고프다며 밥달라고 보채는 제 아버지를 평소와 같이 혼내키시고 훌쩍 어딘가로 가셨다죠.

곧 돌아오실줄 알았대요. 할머니도, 아버지도….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또다시 하루가 지나고

할아버지께서는 돌아오실 생각을 안하셨던 것일까요? 할머니는 몇일이 지난 후에야 북한이

남한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셨고 그날 이후로 뜬눈으로 매일밤을 지새웠다고 하셨다죠.

저는 몰라요.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전장으로 떠나셨는지, 할아버지께서 어디에서 전쟁을 겪으셨는지 말이예요.

그런데 할아버지, 전 할아버지를 단 한번도 뵌적이 없지만 할아버지덕에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뇨. 제가 지금 이땅에서 이렇게 숨쉬고 있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할아버지께 은혜를 입고 있었던 것이겠죠.

저는 몰라요. 6.25의 아픔이 무엇인지, 전쟁의 아픔이 무엇인지 말이예요.

그런데 할아버지, 전쟁이 무엇을 앗아가는 것인지는 알것 같아요. 제게 할아버지라는 존재는 없었으니까요.

듣고 계신가요. 할아버지의 희생과 용기가 지금 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삶을 만들어 주신거예요.

오늘 살아생전에 단 한번도 뵙지 못한 할아버지를 뵈러 갑니다.

할아버지, 자랑스러운 손자가 될수 있도록 지금까지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듣고계신가요. 할아버지께서 지켜내신 이땅을 어떤식으로 윤택하게 만드는지 지켜봐주세요.

사랑합니다.